한국의 캠핑시장은 2003년 이후 양적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 역시 2008년 200억원에서 2014년에는 6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캠핑장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캠핑아웃도어진흥원 세미나 자료를 살펴보면 2010년 300개에 불과하던 캠핑장이 2013년 1430개, 2015년에는 2360여개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 미국 캠퍼들에게 캠핑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다. 트레킹을 즐기며 캠핑하는 문화가 자연스럽다. |
다만 지난해 세월호 사건과 올 상반기 메르스가 터지면서 야외활동이 줄었고, 브랜드와 기관들이 주관하던 캠핑행사도 연달아 취소되면서 캠핑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더구나 지난 3월에 발생한 강화군 글램핑장 화재 사건으로 졸속 캠핑장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정부는 안전한 캠핑장 이용을 위한 법과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지난 8월에는 ‘이동형 텐트 내에서 화기 및 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관련법에 따라 현재 미등록된 캠핑장은 8월 3일까지 안전시설을 갖추고 관할 지자체에 등록을 마쳐야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전국 캠핑장 중 등록을 마친 캠핑장은 전체의 38.3%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캠핑장이 가장 많은 지역인 경기도는 605개 캠핑장 중 100곳만 등록한 상황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내년 2월 3일 이후에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어 현재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우리나라도 다양한 액티비티와 캠핑을 동시에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캠핑이 오래갈 수 있다. |
캠핑의 본고장인 유럽과 미국은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며 캠핑을 하나의 숙박 수단으로 여긴다. 자전거, 카약, 요트, 바이크 등을 즐기고 난 후 적당한 사이트를 발견하면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사회 전반적으로 레저를 즐기는 문화가 폭넓게 자리 잡지 못해 캠핑 자체만을 즐기는 캠퍼들이 대부분이다.
일본과 유럽의 전례는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준다. 단지 시장이 커지고 캠핑인구가 늘어나는 것에 그친다면 캠핑시장의 미래는 밝지 않다. 이에 대해 한 캠핑 전문가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캠핑이 오래갈 수 있다”며 “다양한 캠핑문화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법과 규정, 사회적인 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