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캠핑시장은 지는 꽃인가 만개한 꽃인가”
“일본 캠핑시장은 지는 꽃인가 만개한 꽃인가”
  • 김경선 기자
  • 승인 2015.11.0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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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캠핑 변천사와 한국의 미래 ①1960년대 캠핑 도입…1996년 정점 찍어

▲ 일본은 1960년대 캠핑이 도입된 이후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문화가 정착되면서 선진국에 버금가는 캠핑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한국의 캠핑 인구가 300만명에 육박했다. 2011년 60만명에서 5배 뛰어오른 수치다. 캠핑아웃도어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캠핑인구가 늘어난 만큼 시장 규모도 덩달아 커져 2008년 200억원이었던 캠핑시장이 2010년에는 1800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급기야 2014년에는 6000억원에 이르러 불과 7년 만에 30배나 덩치를 불렸다.

‘1인당 GDP가 3만 달러에 가까워지면 캠핑문화가 개화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생활이 어느 정도 윤택해지면 캠핑을 즐길 여유가 생긴다는 소리다. 우리나라 역시 GDP 3만 달러 진입을 눈앞에 둔 지금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성장한 만큼 문화와 사회제도가 뒷받침 되지 않아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수십 년 먼저 캠핑을 받아들인 일본의 캠핑시장은 어떤 변화와 진통을 겪었을까.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면 한국 캠핑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 일본의 캠핑은 아이를 둔 부모를 중심으로 한 가족 중심의 문화다.

일본에 캠핑이 처음 도입된 시점은 1960년대 중반이다. 1965년 이후 일본이 고도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경제가 활성화되자 자동차가 보급되고 전국에 도로가 정비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일부 회사에서 주 5일제가 시작되면서 여가시간이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 그러나 일본 캠핑 초창기에는 기술과 장비도 열악하고 캠퍼들의 매너도 미흡해 캠핑이라기보다는 마니아들이 즐기는 ‘아영’ 수준이었다.

▲ 일본의 캠핑시장은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캠핑시장이 급성장을 이룬 것은 1990년대에 들어서다. 90년대 초 버블경제로 경제상황이 악화됐지만 반대로 캠핑시장은 성장했다. 한국이 97년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했듯 일본인들도 버블 이후 물질적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는 풍토가 생기면서 가족 간의 결속이 강화되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다.

국가적인 지원도 캠핑시장의 성장을 부추겼다. 90년대 중후반에 걸쳐 전국 지자체에서 수준 높은 국영 오토캠핑장을 적극적으로 신설한 것. 주변에 캠핑장이 늘어나자 캠핑을 즐기는 인구는 당연히 많아졌고, 용품 판매도 늘어났다. 수요가 많아지자 동네 마트에서도 캠핑용품을 판매하면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일본 캠핑시장의 정점은 1996년으로 전국에 캠핑장이 1000개를 넘어섰고, 캠핑인구는 1580만명에 달했다.

▲ 일본은 1990년대 중후반에 걸쳐 전국 지자체에서 수준 높은 국영 오토캠핑장을 만들어 자연과 시설 등을 두루 갖춘 캠핑장이 많다.

캠핑붐을 따라 RV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94년 RV 판매대수가 100만대에 이르렀고, 불과 3년 만인 97년에는 200만대, 9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신차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호황을 거듭하던 캠핑시장도 96년을 정점으로 서서히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캠핑인구 역시 점차 줄어들어 96년 1580만명에서 2000년 1020만명으로 줄었고, 2014년에는 780만명으로 절반까지 뚝 떨어졌다. 다만 2004년 이후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시장규모 역시 2005년 이후 400억엔(약 3755억원)을 웃돌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2014년 캠핑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 성장한 509억엔(약 4778억원)으로 2000년대 들어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재해를 대비하기 위한 방재 용품으로 캠핑용품을 구입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매출이 증가하기도 했다.(다음에 계속)

▲ 일본 오토캠핑 인구는 1996년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해를 보였지만 2004년부터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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