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ING WITH DOG|졸리, 첫 캠핑에 나서다
CAMPING WITH DOG|졸리, 첫 캠핑에 나서다
  • 류정민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5.10.1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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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캠핑

닥스훈트 류졸리, 나이는 다섯 살. 우리 집에 온 지는 일 년하고도 한 달이 채 안 됐다. 닥스훈트는 오소리 잡는 사냥개다. 어찌나 활발하고 뛰어놀기를 좋아하는지, 인형 하나만 던져 줘도 깡충깡충 잘도 뛰어다닌다. 바람난 졸리는 밖에 나가고 싶을 땐 문 앞에서 낑낑 대고 꿈쩍도 안한다. 누가 보면 우리 집 문지기인줄. 손! 발! 빵야! 앉아! 엎드려! 이런 건 못해도 알아듣는 단어가 딱 두 개 있다. “맘마 먹자”와 “어야 가자”다. 딴 짓하다가도 맘마, 어야 하면 양 쪽 귀를 쫑긋 세우고 지그시 눈을 맞추고 쳐다본다. 문 앞에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얼른 나오라고 재촉한다.

밖에 나가는 걸 너무나 좋아하는 졸리를 데리고 캠핑을 가기로 했다. 요즘은 강아지와 함께 캠핑을 다니는 캠퍼들도 많아서 애견 캠핑을 위한 좋은 장소도 많고, 강아지와 함께 캠핑 가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도 다양하게 나온다. 호기심이 생긴다. 일본 돗토리현으로 출장을 갔을 때 다이센 산 밑에 있던 몽벨 매장에서 봤던 강아지 전용 텐트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딱 우리 강아지 크기였는데. 사실 들뜨기도 했지만 강아지와의 캠핑이 처음이라 뭘 준비해야 하나, 조심히 잘 데리고 다녀올 수 있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걱정은 뒤로 하고 무작정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가까운 서울, 경기 주변에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고 캠핑을 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아 하나씩 떠나보기로 했다.

산책하기 좋은 캠핑장
양평 솔 뜰 캠핑장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신복리 418-1
010-9069-9670 (애견 동반 시 전화로 문의)
졸리와 처음으로 멀리 떠나온 여행, 다행히 멀미도 안하고 두 시간 정도 되는 거리를 얌전히 잘 달려왔다. 바람도 쐬고 싶었는지 창문을 열어달라고 끙끙대긴 했지만. 자 이제 졸리야, 우리 캠핑 한 번 시작해 볼까?

매너가 문화를 만든다
7-8월 성수기를 제외하곤 금요일과 주말만 운영하는 양평 솔 뜰 캠핑장은 작은 수목원이라고 생각될 만큼 넓고 산책하기 좋다. 우리가 갔던 9월 중순에도 글램핑장으로 착각할 만큼 장박 하는 텐트들이 많았고, 선착순으로 사이트를 배정하기 때문에 일찍 온 캠퍼들만이 솔 뜰 캠핑장에서 캠핑을 할 수 있었다.

애견 전용 캠핑장은 아니라서 미리 사전에 전화로 애견 캠핑 촬영을 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는데 이게 웬걸, 사이트 구축을 끝내고 텐트를 치자 사장님이 촬영은 안 될 것 같다고 하시는 게 아닌가, 두둥. 이게 웬 날벼락. 첫 캠핑인데. 이유를 묻자, 애견 캠핑 전용이라고 홍보가 되면 다들 강아지를 데리고 올 텐데 매너 없는 애견 캠퍼들 때문에 요즘 말이 많다는 것이다. 조만간 애견 출입 금지를 할 수도 있단다. 목줄도 안 멘 강아지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용변을 보고 주인은 치우지도 않고 떠나니 즐겁게 캠핑하러 간 사람들이 불쾌해 하는 건 빤한 일. 이런 기본적인 매너는 지키면서 캠핑을 해야 애견 캠퍼들도 마음 놓고 캠핑 할 공간이 많아지지 않을까?

어쩔 수 없이 짐을 다 싸고 나와서 다른 캠핑장으로 가야 하나 발을 동동 구르다가 다시 한 번 부탁을 드렸다. 멀리서 왔는데 단번에 거절하고 보내려니 사장님도 마음이 편치 않으셨단다. 어렵게 허락을 받아냈다. 그러나 솔 뜰 캠핑장은 애견 전용 캠핑장이 아니라는 점은 지면을 빌어 꼭 적기로 약속했다. 매너 있는 애견 캠퍼들만 캠핑장을 이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누구나 갈 수 있는 캠핑장이지만 아무나 갈 수 있는 캠핑장은 아니다.

느지막하게 졸리와 캠핑장 한 바퀴를 돌았다. 해는 따갑고 캠핑장은 어마어마하게 넓어서 걷고 걸어도 끝이 없다. 수영장도 있고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도 따로 있고, 작은 폭포까지 있어 구경할 맛이 난다. 산책로를 따라 쭉 걷다보니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밤송이가 잔뜩 떨어져있다. 식탐여왕 졸리는 밤송이를 처음 보자마자 냅다 달려가서 킁킁 냄새를 맡는다. 밤송이에 붙어있는 가시가 따가운지 이내 관심을 꺼버린다. 저녁 시간이 되어 싸가지고 온 사료를 주려던 찰나, 이미 지퍼 팩은 구멍이 뚫려있고 몇 알갱이 안 남아 있다. 역시 식탐여왕 류졸리. 사료 대신 장에 좋은 간식 베타글루칸을 스무 개 정도 먹이고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텐트로 들어왔다. 졸리는 사람 품에 쏙 들어와서 자는 걸 좋아해서 따로 텐트는 필요하지 않다. 처음 밖에서 자는 거라 불안해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잘 먹고 잘 잤다. 다음에 갈 땐 아마 지금보다 조금 더 쌀쌀할 텐데, 두 번째 캠핑이니만큼 준비도 철저히 해서 졸리에게도 캠핑의 즐거움을 알려주리라. 기대해라 류졸리 ♥ 

반려캠핑을 위한 팁 1|우리 강아지가 멀미를 하면?
공포심과 스트레스를 무찌르자
강아지도 사람과 똑같이 멀미를 한다. 과도하게 침을 흘리거나 불안해하면서 낑낑대고, 울부짖는 모습을 보이면 멀미 증상으로 보면 된다. 구토를 하거나 차 안에서 배변을 하기도 한다. 수의사로부터 멀미약을 처방 받아 먹이거나, 차를 타기 몇 시간 전에 음식을 주지 않는 방법이 있지만 이런 방법은 강아지에게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강아지의 차멀미를 예방하려면 차에 대한 공포심과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까운 거리를 차로 함께 이동하는 연습을 하고 차에서 내린 후에는 보상으로 간식을 챙겨주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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