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코스 도전!…남해 바다 절경 안은 통영
철인 코스 도전!…남해 바다 절경 안은 통영
  • 오대진 기자 |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5.10.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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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KE CAMPING DIARY ①통영 트라이애슬론 사이클 코스 40km

국토 종주에 성공, 어깨에 힘 잔뜩 들어간 자전거캠핑 팀이 이번에는 통영 철인 3종 경기 사이클 코스에 도전했다. 가을의 높고 푸르른 하늘은 ‘딱’ 통영 앞바다를 두고 하는 말. 자전거 라이딩 하기에 최적의 환경인 10월, 남해 바다의 절경을 안은 통영 트라이애슬론 코스에 도전해 보자.

국토종주 다음은 철인 3종 경기?
시작은 지난 국토종주다. 국토종주 마지막 코스인 부산으로 향하기 며칠 전, 정민우 씨가 단체 메시지방에 ‘저 일 저질렀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모두가 숨죽이며 다음 메시지를 기다렸고, 이어 ‘10월 24일 열리는 통영 철인 3종 경기 참가신청 방금 막 완료했습니다’라는 말이 훌라 춤을 추는 이모티콘과 함께 등장했다. 편집장, 사진기자, 기자는 남의 일인 양 ‘미쳤,,,’, ‘헐’, ‘화이팅’이라는 답글을 남겼다. 한 달 후, 민우 씨를 비롯한 네 남자는 마치 무엇에 홀린 양 통영으로 향하고 있었다. 뭐 진즉에 알고는 있었다. 국토종주 기간 동안 자전거에 미쳐가고 있는 네 남자의 모습을 보았으니.

▲ 출발지인 통영 마리나 리조트. 이 때만 해도 얼굴에 웃음이 남아 있다.

▲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바닷가 라이딩 코스.

통영 트라이애슬론 사이클 코스는 국내 철인 3종 경기 코스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코스로 꼽힌다. 끊임없는 오르막이 그 주인공. 미륵도를 감싸고 있는 통영시 산양읍일주도로는 낙타등 같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다.

통영 마리나 리조트를 뒤로 하고 힘차게 ‘출발!’…했는데 모퉁이 돌아 바로 오르막. ‘예열을 채 하기도 전인데 오르막, 뭐냐’라고 생각이 듦과 동시에 “뭐야 이거!” “시작하자마자” 탄성이 쏟아진다. 그래도 가파르지 않아 다행. 도심 구간을 거쳐 통영대교까지 여유롭게 라이딩한다.

여유도 잠시. 사람이 느끼는 게 다 비슷비슷한가보다. 시작됐다, 오르막이. 경상대 통영캠퍼스를 지나고부터.

▲ 통영 앞바다의 탁 트인 절경에 라이딩 중에도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 뒤로 보이는 멋들어진 통영대교. 참고로 야경이 더 예쁘다.

▲ 이번 자전거캠핑에도 고프로 세션이 함께했다. 고프로만의 와이드한 앵글은 통영 앞바다를 모두 담아냈다.

철인 3종 경기? 트라이애슬론?

‘철인 3종 경기’와 ‘트라이애슬론’? 같은 말이다. 트라이애슬론Triathlon은 라틴어로 tri(3가지), athlon(경기)의 합성어로 수영, 사이클, 마라톤 세 종목을 연이어 하는 경기다. 국내에는 철인 3종 경기로 더 잘 알려져 있고, 해외에서는 ‘아이언맨Ironman 대회’로 불린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로다주 만큼 멋진 남자들의 상남자 대회다.

시작은 197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인명구조원들의 복합운동으로 행해졌다. 1978년 하와이 대회에서 수영(3.9km)·자전거(180km)·마라톤(42.195km)으로 구성된 최초의 3종 경기가 열렸고, 이때부터 철인 3종 경기라 불렸다. 거리에 따라 스프린트sprint(수영 0.3~1km, 자전거 8~25km, 마라톤 1.5~5km), 인터내셔널international(1~2km, 25~50km, 5~10km), 롱long(2~4km, 50~100km, 10~30km), 철인ironman(3.9km, 180.2km, 42.195km), 올림픽Olympic(1.5km, 40km, 10km) 코스로 나뉘며 롱 코스는 하프 아이언맨half ironman 코스라 부르기도 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이후 동호인과 일반인들의 도전이 줄을 잇고 있다.

▲ 내리막 구간은 안전하게. 실제 철인 3종 경기에서는 내리막에서 추월이 금지되어 있다.

1990년 창설된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ITU:International Triathlon Union은 세계선수권대회와 세계 랭킹 75위 이내의 상위랭커들이 출전하는 트라이애슬론 월드컵 대회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매해 10여 개의 트라이애슬론 대회가 개최된다. 아이언맨 월드챔피언십 출전권이 걸려 있는, 국내에서 가장 전통 있는 풀코스 아이언맨 대회인 제주 국제 철인 3종경기와 송도 트라이애슬론대회, KBS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통해 많이 알려져 참가자가 2,000명에 이르는, 국내 하프 대회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ITU 통영 트라이애슬론 국제대회 등이 있다.

▲ 오르막은 언제나 고되다. 이제 적응될만도 한데...
오르막 내리막 뒤엔 남해바다의 절경이!
평지가 없다. 코스의 대부분이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이루어져 있어 몸이 쉴 틈이 없다. 끝없는 낙타등의 반복. 4km 지점부터 해안길을 따라 오르막이 시작된다. 초보자가 속도 내기 쉽지 않은 코스. 그러나 금방 또 당근을 내어준다. 오르막이 끝나자 내리막길 옆으로 통영 앞바다가 ‘휘이’ 펼쳐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금 오르막의 반복이다. 15km 반환점까지 업힐, 다운힐이 이어지고 다시 통영대교까지 돌아온다. 대략 26km의 코스 마무리.

미륵도에 진입해 산양일주도로를 돌아 마리나리조트로 골인하면 끝. 그러나 이때부터 시작이다. 전반구간은 예행연습. 가파른 오르막이 줄지어 마중을 나온다. 여기에 30km 지점에서 미륵도 남단 망산(254m) 방면으로 길을 잘못 들어섰다. 정점은 “헬이다 헬” “시발, 시발”을 내뱉게 했던 달아공원. 국토종주인의 자신감이 좀 넘쳤던 걸까? 최대 난코스였던 소조령과 이화령, 박진고개는 별 것 아니었다는 생각까지 든다.

▲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실제 풍광은 입이 '딱' 벌어진다.

▲ 달아공원. 편집장은 뻗어버렸다.

▲ 통영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쉼터에서 휴식.
편집장은 달아마루에 올라 그냥 뻗어버렸다. “철인 3종 경기, 역시 만만치 않아” “철인 되기가 쉽지가 않구나~!!” 지난 8월 만난 철인 캠퍼 손창수 씨가 새삼 대단해 보였다. 50줄이 넘은 그는 16년 동안 100여 차례의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했단다. “나이 30~40이면 아직 쓸 만하잖아?” 편집장의 말에 민우 씨는 “철인 3종 경기에서 제일 기록 좋은 나이 대는 40대 이상이라네요. 노장들이 대단해요 진짜”라 말한다. 젊은 패기보다는 꾸준한 연습이 더 필요한 것이 철인 3종 경기다.

코스가 짧았음에도 몸은 국토종주보다 고되었다. 그러나 곧바로 눈앞에 펼쳐진 한려해상국립공원. 절경이다. 서해와 동해에서는 느끼지 못 할, 높고 푸른 가을 하늘과 어울리는 그런 ‘탁트임’이 고된 몸을 씻긴다.
난관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언덕, 언덕, 언덕. 그 때마다 금빛으로 물든 바다물결이 “자전거 탈 맛 나네”를 연호하게 한다. 다시 마리나 리조트에 도착.

“힘들었던 것 같은데, 한 바퀴 도니 할 만한데?” 다들 끄덕끄덕. 국토종주인의 허세가 다시금 자전거 캠핑 팀을 찾았다.

▲ 달아공원을 지나서. 이번 자전거 캠핑에서 가장 멋진 순간 중 하나였다.

▲ 통영의 산양일주도로. 라이더라면 꼭 가보길 추천한다.

▲ 미륵도 남쪽의 연명마을과 남해바다.

▲ 통영오토캠핑장의 밤을 함께한 힐레베르그 로겐과 알락.

Epilogue

총 50여km의 라이딩, 시간은 2시간 30분. 일반 동호인들의 기록이 1시간 30분 내외임을 감안하면 우리 팀의 기록은 처참했다. 물론 길을 잘못 들어서 가파른 언덕을 넘어 시간을 지체했다는 핑계로 위안을 삼겠다. 그래야 자존심이 덜 상하니까. 하하.

길고 긴 국토종주에 지루함을 느끼던 네 남자는 통영 코스에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자전거 라이딩만 하기엔 아까운 넘칠 정도로 눈부신 풍경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만한 라이딩 코스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통영, 동양의 베니스 맞네. 맞아!” 아, 민우 씨! 철인 3종 경기 완주 응원합니다. 화이팅!

*장비지원 자이언트코리아, 툴레코리아, 루고컴퍼니, 파커스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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