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면 생각나는 음반
가을 하면 생각나는 음반
  • 류정민 기자 |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5.10.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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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 쓸쓸하지만 외롭지 않은 음악

가을 냄새가 조금씩 풍기는 여름의 끝자락, 유독 이 계절만 되면 생각나고 듣고 싶은 음악들이 있다. 쨍쨍한 햇빛 가득한 하늘보단 달빛만 살짝 비치는 그런 날에 들으면 좋을, 가슴이 저릿해지는 음반들.

자기만의 방 | 루시아 with 에피톤프로젝트
에피톤 프로젝트 1집과 EP에서 보컬 피쳐링으로 아련한 목소리를 들려줬던 루시아, 심규선의 첫 앨범. 풍부한 감성과 떨어지는 벚꽃처럼 여리여리한 목소리로 마음을 울린다. ‘꽃처럼 한 철만 사랑해 줄 건가요?’, ‘부디’, ‘어떤 날도, 어떤 말도’ 세 곡을 연거푸 듣던 시절이 있었다. ‘첫 번째, 방’부터 시작한 ‘두 번째, 방’ ‘자기만의 방’ 시리즈도 독특하고, 발랄한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버라이어티’도 좋다.

The Sea | 코린 베일리 래Corinne Bailey Rae
‘like a star’, ‘put your records on’으로 잘 알려진 코린 베일리 래의 2010년 앨범.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돌아온 그녀의 음악엔 슬픔이 느껴진다. 동시에 스스로를 위로하려는 간절함도. 첫 곡은 ‘Are you here’남편과 심하게 다투고 만든 곡‘I'd do it all again’, 이외에도‘feels like the first time’, ‘the blackest lily’‘closer’도 추천한다. 나지막하게 읊조리는 마지막 곡‘the sea’까지. 슬프고 아름다운 앨범.

짙은 | 짙은
가을의 쓸쓸함과 가장 많이 닮아있는 짙은의 음악은 문학 작품을 읽는 듯한 담백한 노랫말과 정취 있는 선율이 특징이다. 색으로 표현하자면 옅은 회색의 느낌. “남쪽 바다 아름다운 섬~”으로 시작하는‘나비섬’과 잔잔하다가 후반에 오케스트라가 웅장하게 팡 터지는, 드라마‘트리플’ 수록곡 ‘곁에’, 모던 록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괜찮아’, ‘If’, 그리고 ‘secret’, ‘그녀’도 참 좋다. 짙은 만의 멜로디와 보컬 성용욱의 음색이 비슷한 듯 다르게 전곡에 묻어난다.

즐겁게, 음악. | 윤석철 트리오
여섯 곡이 담긴 미니 앨범. 피아노와 베이스, 드럼으로 미니멀하게 이루어진 윤석철 트리오는 세 가지 악기로 전혀 미니멀하지 않은 음악을 한다. ‘여대 앞에 사는 남자’와 ‘Someday My Fxxxxx Will Come’은 듣다보면 그저 신나고, ‘렛슨 중’과 ‘즐겁게, 음악’은 1, 2부로 이어지는 귀로 듣는 드라마 같다. ‘renoir’는 일렉트로닉 같기도, 힙합 같기도 해서 누자베스의 음악이 떠오른다. 마지막 트랙 ‘Gentle Wind’는 세월호 사건으로 슬퍼했던 많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미니 앨범이 아닌 큰 앨범이 얼른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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