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밀어붙이기, 산악인들 뿔났다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밀어붙이기, 산악인들 뿔났다
  • 양계탁 기자
  • 승인 2015.08.24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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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광장서 환경단체 주최 ‘산양과의 동침’ 열려…·산악단체 포함 400여명 참가

커다란 박배낭을 맨 등산객들이 서울광장으로 줄지어 들어온다. 빌딩숲이 둘러싼 서울광장 잔디밭에 텐트가 등장하고 매트리스와 침낭이 자리를 잡는다. 마치 캠핑장이라도 된 것 같다. 지난 21일 금요일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녹색당, 동물보호단체 ‘케어’ 등 400여명이 서울광장을 설악산 삼아 산양들과 함께 밤을 보내는 ‘산양과의 동침’ 프로젝트를 열었다.

▲ '설악산케이블카반대' 라고 쓰인 30m의 긴 펼침막을 든 참석자들. 사진 양계탁 기자

이날 산악단체와 산악인들도 힘을 보태 케이블카 반대 운동을 펼치는 환경단체의 1박 2일 문화제에 동참했다. 김영도, 정광식, 윤대표, 정승권, 장경신, 윤대훈, 이기범, 최석문, 이명희 등 전국산악인들의 모임 산악인들과 대학산악연맹 정영목 회장, 대한산악연맹 김재봉 전무이사 등이 참석했다.

저녁 7시에 시작된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문화제는 가리왕산 스키장 건설 반대에 이어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는 가수 ‘서동요’의 노래공연을 시작으로 전 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장 법응스님의 발언이 이어졌다.

법응 스님은 “누구는 그 넓은 땅에 빨랫줄 하나 걸치는 것 뿐이라고 하지만 국립공원은 명주실 한 올 걸치는 것도 안 된다. 국립공원은 인간과 삶에 마지막 보루다. 이 마지막 보루가 지켜지면 생명과 환경과 희망의 출발점이 되기도 할 것”이라며 직접 만든 설악산 8경을 낭송했다.

▲ 대학산악연맹 정영목 회장.

이날 행사에 동참한 대학산악연맹 정영목 회장은 “국립공원에 케이블카와 산악열차 같은 인공물들을 설치하는 것은 근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국가권력이 자연에 휘두른 나쁜 상처들”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인공물들을 스스로 제거하는 추세인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것은 경제적인 논리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미래를 가지고 있는 후손들에게 그대로의 자연을 물려주는 것이야 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큰 사명이자 책임”이라고 말했다.

▲ 발언하고 있는 김영도 선생.
 
‘77 에베레스터 원정대’의 대장이었던 김영도 선생은 “오늘 우리는 설악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였다. 여기 모이지 않은 사람들이 들어야 한다.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놓는다는 것은 설악산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짓이다. 자연과 인간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현대과학기술 문명의 혜택 속에서 살고 있는데 사람들은 현대문명의 헤택을 너무 보고 있어서 벗어날 수 없다. 현대문명의 노예가 되고 있는거나 다름없다. 한번 파괴되면 다시 찾을 수 없는것이 자연이다. 문명없이는 살아도 자연 없이는 못 산다. 이것은 천하의 진리”라고 말했다.

이날 공식 행사는 밤 10시 30분을 기점으로 마무리됐고 참가자 중 일부는 서울광장에서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비박을 했다.



▲ 행사에 참여한 다문화 가족.

▲ 문화제가 열린 서울광장.

▲ 다음 날 오전까지 비박하는 형태로 꾸며졌다.

▲ 경희대 팔봉산악회.

▲ 고대 70산산회.

▲ 케이블카 설치 반대를 외치는 산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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