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국토종주! Part4…낙동강 따라, 남으로 남으로
두 바퀴로 국토종주! Part4…낙동강 따라, 남으로 남으로
  • 오대진 기자 |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5.08.11 18: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IKE CAMPING DIARY ①상주 상풍교~대구 달성보 150km

국토종주 최대 난코스인 새재자전거길 소조령에 이화령까지 넘었다. 이제 부산을 향해, 남으로 남으로 쉬이쉬이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멤버들도 자전거 캠핑에 적응을 마쳤다. 자전거에 올라서는 게 어색하지 않고, 강변 캠핑장 잠자리가 내 집의 포근한 침대만큼이나 편하다. ‘적응’ 앞에 한 없이 작아지는 인간. 아, 적응되지 않는 것도 있긴 하다. 안장통, 일명 ‘엉테러’. 그래도 견딜 만하다.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더위와의 싸움
지난 Part3. 새재자전거길 구간을 무사히 마친 기자와 사진기자, 편집장, 정민우 씨는 마음에 한결 안정을 찾았다. 가장 힘든 구간을 정복한 남자들의 여유랄까. “새재자전거길 만큼 힘든 오르막은 없죠?” “낙동강 따라 쭉쭉 내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힘든 코스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악재는 항상 존재하는 법. ‘여름’이다. 더운 날씨만큼 라이더를 지치게 하는 것은 없다. 30도를 오르내리는 온도. 습기까지 머금은 강변 자전거길. 타는 듯한 태양. 그래도 어쩔 소냐. 눈앞에 자전거길, 그저 달린다.

상주 상풍교를 시작으로 도남서원, 경천교, 상주보, 강천교를 지난다. “더워도 너무 덥네요. 구름이 조금 있어서 망정이지, 구름까지 없었으면….” 다들 무더위에 지친 모습이다. 나무 그늘을 찾아 휴식을 취하는 횟수가 많아졌고, 수분 섭취도 더 자주하게 된다. 땀이 많은 편인 편집장은 몇 번이고 땀샤워를 한다.

▲ 낙동강 종주 자전거길 Start!

▲ 패니어 장착하고 이제 출발해 볼까?
▲ 찌는 듯한 더위.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고, 음료를 섭취해 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구름에, 바람까지 살살 불어준다. ‘악재도 항상 존재하지만, 역시 죽으라는 법도 없어’. 여기에 낙동강변의 풍경도 라이더의 마음을 홀가분하게 했다. 남한강변 보다 강폭이 조금 더 넓고, 시원시원한 풍광이 여기저기 자리한다. 각 거점에 자리한 보 역시 차별화된 형상으로 라이더들을 반긴다. 상주보는 현대적인 느낌에 자전거도시의 상징성을 더했고, 낙단보는 처마 모습을 형상화해 전통적인 모습을 강조했다. 구미보는 지역의 상징인 거북이의 모습을 본 따 친근함은 안겼다. 첫 날 목적지인 칠곡보는 웅장함에 멋진 야경을 선사했다.

▲ 꽃길을 지날 때엔 환한 미소와 함께.

▲ 자이언트 프로펠 어드밴스.

더운 날씨에 무리하지 않고 페달을 밟는다. 자연스레 목표 도착시간과는 멀어진다. 날은 어둑어둑해졌다. 첫 야간 라이딩. 긴 거리는 아니지만 구미 시내를 거쳐 칠곡보에 도착, 약 85km 첫 날 코스를 마친다. 새재자전거길부터 자전거 캠핑에 합류한 편집장이 “적응이 되는 듯 했는데, 아직 완전하진 않나봐. 엉덩이, 허리, 목 등 아픈 데가 좀 있어”라며 첫 날 소감을 늘어놓는다. 이를 듣고 있던 민우 씨, “형도 엉뽕 하나 사요. 이거 하나면 뽀송뽀송한 엉덩이 지킬 수 있어요” “우선 화난 엉덩이나 마사지 해봐. 죽겠어” 말할 수 없는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해본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자전거 안장에 3시간만 앉아있으면 알 수 있다. 그 고통을.

▲ “힘들다, 힘들어”. 자전거도 휴식, 라이더도 휴식.
▲ 이 악물고. 젖먹던 힘까지!

▲ 쏟아지는 태양. 구름마저 없었으면..

야간 라이딩

여름철 찌는 듯한 더위에 장사는 없다. 30도를 넘나드는 뙤약볕을 안고 달리는 라이더에게는 더욱. 야간 라이딩이 답이 될 수 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5시 이후에는 달궈진 아스팔트도 슬슬 밤을 준비한다. 여기에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 라이딩에 최적의 날씨가 된다. 떨어진 기온에 선선한 바람까지. 라이더는 룰루랄라 노래를 흥얼거리며 페달질에 박차를 가한다. 생각보다 라이딩이 순조롭다. 평속도 UP UP!!

갑자기 얼굴이 따끔따끔하다. 수만의 불청객이 여유로운 라이딩을 시기한다. 날벌레. 대부분의 루트가 강변에 위치한 4대강 국토종주길에서 날벌레 떼는 피할 수 없다. 습도가 높은 물가에 서식하는 하루살이와 초파리, 나방 등은 해질녘부터 신나게 라이더의 얼굴로 뛰어든다. 날벌레가 많이 서식하는 지역에서는 라이딩 자체가 불가하다. 꽁꽁 싸매는 게 답. 쪽모자 혹은 두건을 쓰고 헬멧을 쓴다. 알이 큰 고글 혹은 선글라스로 눈을 보호한다. 마스크가 있다면 마스크를, 없다면 손수건 등으로 코와 입, 귀를 덮어 묶는다. 완전무장. 수만이 아니라 수십만의 날벌레 떼가 들이닥쳐도 그들의 따끔따끔한 공격을 방어할 수 있다. 단, 안경 혹은 마스크에 들이닥쳐 들리는 ‘타닥타닥’ 소리는 즐겨보도록 하자.

▲ 칠곡보 오토캠핑장의 아침. 침낭 접고 라이딩 또 시작.
▲ 야간 라이딩. “이 쪽 방향이 맞지?”

해는 이미 넘어갔고, 날은 어스름해진다. 자전거 전조등과 후미등으로 주위를 밝혀본다. 한계는 있다. 헤드랜턴이 있다면 조금 더 수월한 야간 라이딩을 할 수 있다. 전조등이 자전거의 주행방향을 밝히고, 맞은편 라이더에게 자신의 존재를 인식시킨다면, 헤드랜턴은 전조등보다 조금 더 먼 거리의 시야확보와 고개를 돌려 사방의 동태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이제 다시 라이딩을 즐기는 일만 남았다. 어둠 속 빛 하나에 의지해 달리는 것은 꽤 낭만적이다. 풀벌레와 물결 소리, 밤하늘의 달과 별들. 야간 라이딩. 자전거 라이더라면 한 번 쯤 경험해 볼 만한 매력이 있다. 단, 혼자 달릴 경우 낭만보다는 오싹함이 더 클 수 있다. 오싹함이 더 크다면 이 기회에 담력을 길러보는 것도. 하하.

▲ 낙단보를 배경으로 업힐.

낙동강자전거길의 하이라이트, 보洑

칠곡보 오토캠핑장을 뒤로하고 다시 낙동강 변을 따라 남하한다. 여전한 더위와의 싸움. 중간 중간 잔디밭에 풀썩 주저앉아 쉼을 청한다. 다시 자전거에 오르고, 페달을 구르고. 이 쯤 되면 몸에는 이미 많은 피로가 쌓이고, 정신적으로는 지루하기도 하다. 500여 km를 자전거로 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 마음을 아는 것일까.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기다려지는 것이 있었다. 바로 보洑다. 남하하면 할수록 멋진 보들이 나타났다. 언급했던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칠곡보가 그랬고, 둘째 날 마주한 강정고령보와 달성보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 자신들만의 색이 담긴 옷을 입고 개성을 뽐냈다. 국토종주길의 라이더들은 그들을 만나면 어김없이 잠시 자전거를 멈춘 뒤 셔터를 누른다. 꿀맛 같은 쉼터이기도 하다. 목마름과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편의점과 매점들이 기다리고 있고, 대부분의 보에 공원이 함께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가족단위의 많은 인파들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라이더의 기분을 풍요롭게 했다.

▲ 칠곡보 횡단.

▲ 아스팔트의 열기에 지친 그림자 라이더.

▲ 칠곡보 오토캠핑장의 밤. 힐레베르그의 스타이카와 알락이 달빛에 빛난다.
둘째 날 목적지인 달성보에 도착. 약 65km, 첫 날까지 약 150km 구간을 달렸다. 모두들 무더위에 지쳤지만 표정만은 그렇지 않다. 달콤한 휴식에 대한 기대감과 국토종주 마지막 구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설렘은 아닐까. 아니면 대구 지역의 찌는 듯한 날씨에 더위를 먹을 것일 수도. 8월은 더 더울 텐데… 어떡하지? 뭐 있어, 그냥 페달 구르는 거지.

Epilogue
어느새 끝이 보인다. 아직 한 구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4차례의 자전거 캠핑이 결코 쉽진 않았다. 그렇다고 극한에 도전하는 일도 아니긴 했다. 대학생 시절의 패기만 갖고 국토종주를 결심하진 않았다. 추억을 되뇌고, 일상에서 한 번 쯤 떠나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았다. 자전거 여행을 다니다 보니 많은 이들을 보고 만났다.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어린 친구들부터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그래서 마지막 구간에 기대감이 생긴다. 그들과 희열을 함께 나누고 싶다. 다음은 낙동강 하굿둑이다. 국토종주 자전거길의 목적지.

자전거캠핑 TIP. 수분 보충, 물통, 케이지
매끄럽게 잘 빠진 유선형의 자전거 프레임에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놈이 하나 있다. 물통 케이지. 멋내기에 여념이 없는 프레임은 케이지의 존재가 반갑진 않다. 그러나 물통 케이지 없는 라이딩은 상상할 수 없다. 계절에 상관없다. 여름철에는 더욱 더 필요하다. 땀의 배출이 더 활발한 날씨일수록 자주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물통이 따로 없다면 일반 이온음료를 이용하자.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단연 보온보냉 물병이다. 자전거의 케이지 모양에 적합한 것을 구매하자. 크기가 맞지 않아 케이지 안에서 노는 물통은 라이더에게 스트레스다.

*장비지원 자이언트코리아, 툴레코리아, 루고컴퍼니, 파커스인터내셔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