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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바로 지금 시작하세요!”
“꿈? 바로 지금 시작하세요!”
  • 이슬기 수습기자 | 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5.08.07 17: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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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현 전 국가대표 웨이크보드 선수

아웃도어와 스포츠에 인생을 건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선택한 인생을 최고로 만들어 가는 그들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색다른 그들의 젊음을 들여다보려 매달 특별한 장소로 초대하기로 했다. 이번 달은 장애를 뛰어넘은 천재 소녀, 전 국가대표 웨이크보드 선수 홍승현을 만났다.

웨이크보드와 스노보드 프로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데 취미까지 스케이트보드라고 해서 놀랐어요.
너무 보드만 타는 사람 같나요? (웃음) 지금 스폰서십을 받고 있는 보드코리아에 스케이트보드 강습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는데 정말 재미있어서 폭 빠지게 됐죠. 1년 반 정도 탔어요. 실제로 동생이랑 여기 뚝섬 X게임장을 자주 찾아요.

웨이크보드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히는 등 어릴 때부터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로 알려졌어요. 천재 소녀라는 수식어, 본인의 생각은 어때요?
천재 절대 아니에요. (웃음) 생각만큼 그렇게 운동에 센스가 있는 편도 아니고. 아시다시피 전 오른쪽 귀가 들리지 않고, 왼쪽도 정상인에 비해 청력이 떨어져 보청기를 껴야 해요. 그래서 남들보다 균형 감각이 떨어져 두 배는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하죠. 동작 만들 때 시간도 좀 더 걸리는 것 같고. 그렇다고 노력파는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분위기를 재밌어 하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에 놓이면 실력도 잘 안 늘어요. 익스트림 스포츠는 잘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생기는 순간 두려움이 몰려오거든요.

일곱 살 때부터 웨이크보드를 타기 시작했으니 벌써 15년이나 됐어요. 처음에 어떻게 운동을 시작하게 됐나요?
와 벌써 그렇게 됐나요. 사실 처음엔 스키를 먼저 타기 시작했는데, 그게 세 살 때였어요. 레저에 관심이 많으신 아버지를 따라 스키장에 가게 됐죠. 웨이크보드도 아버지 손에 이끌려 처음 탔는데 단번에 물에 뜨니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셨대요. 한 번에 일어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하는데 사실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안 나요. 그냥 물에 빠지는 게 싫어서 버텼던 것 같아요, 그땐. (웃음) 그리고 열두 살 때부터 시합에 출전했어요. 이제 보드는 제 삶이죠. 천직이구나 여기면서 타고 있어요.

지금껏 보드를 타오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십자인대 부상 입었을 때요. 국가대표 삼 년 차에 월드컵 대비 합숙훈련에 들어갔다가 이틀 만에 다쳐서 나왔어요. 웨이크보드 선수들 사이에 도는 징크스가 있거든요. 새로운 트릭을 잡으면 그날은 거기서 훈련을 멈춰야 다치지 않는다는. 그런데 1년 내내 준비해오던 신기술을 완성한 뒤 가장 자신 있는 트릭인 프런트 롤(Front Roll)을 마지막으로 시도했던 게 부상으로 이어지고 말았어요. 웨이크보드 대회에서 가장 큰 규모인 월드컵 출전도 놓치고, 1년 동안이나 힘든 재활 훈련을 해야 했죠. 그래도 그걸 다 독하게 해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느꼈죠. 아 난 좀 멘탈이 세구나. 보통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쪼그려 앉는 걸 못한대요. 저는 잘 돼요. 이거 보세요. (웃음)

이제 스물두 살 밖에 안됐는데 분위기가 어른스러워요.
선수 생활 하면서 보살 다 됐어요. 어린 시절에는 유난히 승부욕이 강해서 기대만큼 못했을 때 크게 좌절하곤 했죠. 항상 좋은 성적을 낼 수는 없는데 말이에요. 어느 순간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만 손해라는 걸 깨닫게 됐죠.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제대로 해냈다면 그걸로 만족하는 편이에요.

여느 또래처럼 연예인에도 관심 있나요?
태양 오빠 완전 사랑해요. 이번 빅뱅 앨범도 진즉 사뒀어요. 태양 1집 수록곡인 ‘Take It Slow’ 꼭 들어보시길 추천해요. 꼭 반하고 말 거예요. 이상형도 태양 오빠처럼 웃는 게 매력적이고 키 작은 사람이에요.

웨이크보드 무료 강습을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지난 5월부터 주말마다 양평서 재능기부 중이에요, 많이 오세요! (웃음) 뭔가 대가를 바란다거나 주목을 받으려는 건 아니에요. 대개 운동선수들은 기술이나 방법을 알려주고 싶지 않아 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전 선뜻 알려주고 공유하는 문화를 존경해요. 알려준다고 해서 제가 손해라고 생각지 않아요. 이들이 새롭게 기술을 익히는 시간에 저도 놀고 있진 않을 거니까요. 그냥 더 많은 사람이 웨이크보드를 즐길 수 있다면 뿌듯할 것 같아요.

저도 참가해 보고 싶네요.
모두 1:1로 강습하고 있어요. 11시부터 일몰 때까지. 평균 열다섯 분 정도 오세요. 한 번 오셨던 분들이 지인들을 끌고 다시 찾는 경우가 많아요. 한번 꼭 놀러 오세요. 경품 추첨도 있어요. (웃음)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음대를 다니고 있는 평범한 여대생이지 않았을까요? 음악 듣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다양한 장르를 닥치는 대로 듣곤 하죠. 어릴 때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기도 했어요. 음악을 접하면 선천적으로 나쁜 청각이 예민하게 살아나지 않을까 해서 부모님께서 권유하셨죠. 소질은 있었어요. 지금은 악보 보는 법도 잘 기억 안 나지만. ‘내가 운동을 안 했다면 작곡가가 돼서 태양 오빠에게 곡을 주고 있을지도 몰라’하는 상상을 한 적도 있어요. (웃음)

아무래도 본인의 핸디캡 이야기가 자꾸 회자 될 것 같은데.
청각 5급 장애가 있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얘기 안 하면 상대가 쉽게 눈치채지도 못해요. 자세히 보시면 왼쪽 눈의 동공도 훨씬 작아 빛에 약하죠. 하지만 저는 언제나 당당해요. 신체적 결함 때문에 의기소침할 필요 없죠. 운동선수로서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극복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니까.

앞으로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나요?
스노보드의 영역은 예전에 비할 수 없이 넓어졌지만, 웨이크보드는 아직도 비인기 종목이에요. 올림픽 종목 선정도 불투명하죠. 다음 세대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꿈꾸던 국제 심판이 되어 그들이 출전했을 때 힘을 실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체육 선생님이 돼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고요. 제 좌우명이 폼생폼사예요. 끝까지 폼나는 선수로 남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애라는 신체적 조건 때문에 편견에 맞서야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내 인생이고, 남들이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거니까 그들의 시선을 두려워 말라고 하고 싶어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면 마음이 열리는 것 같아요. 이유 없이 악의를 내비치는 사람도 있어요. 거기에 너무 상처받지 말고 관심을 끊으세요. 나 자신이 가장 중요해요. 다른 이들에게 얽매이다 보면 장애가 없는 사람이라도 아무것도 못 할 거예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당장 시작이나 하고 말하라고 하고 싶어요. 바로 지금!

주요수상경력
웨이크보드
2008 최연소 국가대표 발탁
2008 9월 IWSF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수권대회 3위
2008 9월 제23회 회장배 웨이크보드선수권대회 1위
2008 10월 제89회 전국체전 웨이크보드 1위
2009 IWSF 아시아 선수권대회 6위
2009 IWSF 세계선수권대회 12위 / 단체전 3위
2009 9월 제24회 회장배 웨이크보드선수권대회 1위
2009 9월 제1회 아시안컵 8위
2010 3월 대한수상스키협회 우수선수상 수상
2012 9월 제27회 회장배 웨이크보드선수권대회 1위
2012 9월 한·중·일 전 1위, 단체전 1위
2012 NATIQUE ASIAN 선수권대회 단체전 3위
2013 10월 94회 전국체전 웨이크보드 1위
2014 8월 제29회 회장배 웨이크보드선수권대회 2위

스노우보드
2010 2월 제40회 회장배 전국스키대회 하프파이프 1위
2012 2월 제42회 회장배 전국스키대회 하프파이프 1위
2013 1월 제43회 회장배 전국스키대회 슬로프스타일 1위
2013 3월 제65회 종별스키선수권대회 슬로프스타일 1위
2014 1월 제44회 회장배 전국스키대회 하프파이프 1위
2014 1월 제44회 회장배 전국스키대회 슬로프스타일 1위
2014 1월 제66회 전국종별스키선수권대회 슬로프스타일 1위
2014 2월 제66회 전국종별스키선수권대회 보드크로스 1위


뚝섬 한강공원 X게임장

80m×39.8m 규모의 게임장은 초급형 7개, 중급형 6개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스케이트보드·인라인스케이트·BMX 등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427-27번지 뚝섬안내센터 02-378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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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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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성 2017-03-17 15:48:29
역시 홍샘~~~~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