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정열로부터 시작된다
기적은 정열로부터 시작된다
  • 이지혜 기자 | 사진제공 마운틴픽쳐스,엔케이컨텐츠,&
  • 승인 2015.07.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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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뚜르 드 프랑스 기적의 레이스,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 드리프트

세 영화에는 기본적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도전하는 이들은 가난하다’는 공식이 밑바닥에 깔렸다. 세계최초로 히말라야 가셔브룸 4봉의 서벽을 등반한 대원이 석공으로, 자전거에 미쳐 있던 소년 프랑수아는 자전거 영업사원으로, 서핑에 빠진 앤디는 목재공장 사장으로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세 영화는 결국 으레 그렇듯 희망을 말하고 끝난다.

하지만 세 영화가 일반적인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 지루히 채널을 돌리다 마주친 필름처럼 멍하니 보기 시작한 영화는 시간이 갈수록 마음을 후벼 파고,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던 인생을 찔리게 하고, 결국 묵직한 무언가를 던지며 엔딩크레딧을 올린다는 것이다.

<뚜르 드 프랑스 기적의 레이스>는 프랑스영화 특유의 직설적 화법에 매력적인 풍경을 더했다. 가족에게 버림받고 대책 없이 시작한 프랑수아의 레이스는 시간이 갈수록 무게를 더하고 의미를 부여받는다. 한 컷도 놓칠 수 없게 만드는 뚜르 드 프랑스 코스의 절경은 당장 자전거를 타고 집 앞 공원에라도 나가고 싶게 만든다.

<드리프트>의 묘미는 서핑에 빠진 형제의 서사적인 얼개나 드라마적인 상황보다는 홀린 듯이 빠져든 호주의 광활한 바다와 그 속에서 거대한 파도를 뚫고 질주하는 시각적인 쾌감이다. 아슬아슬한 파도 위를 걸으며 가슴 졸였던 순간은 곧 전율과 쾌감으로 바뀐다.

산악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의 감동적인 스토리는 산을 사랑하는 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내레이션은 산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정상을 허락했을 뿐이며 삶이 산이고 산이 삶인 것을 조용히 그리고 담담하게 전한다. 멀리 보이는 가셔브룸 4봉에 깔린 목소리는 삶을 곱씹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가장 젊은 지금을 사는 당신. 로망 롤랑의 말처럼 정열은 천재와 같다. 정열에 의해 기적이 생기기 때문이다. 잠시 주춤했던 당신의 인생에, 정열로 무장한 영화를 더해보자. 당신의 손에서 기적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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