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아 튀어!…옐로우스톤 첫 번째 이야기
꿈을 찾아 튀어!…옐로우스톤 첫 번째 이야기
  • 서승범 차장 |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5.07.0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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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R OUTBOUND ①프롤로그

옐로우스톤에서 트레킹과 캠핑으로 며칠을 보냈다. 환상적이었다. 대지에 발걸음을 내딛고 텐트를 치고 걷으면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동화 속 풍경처럼 마냥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아름다우면서도 거칠고 때론 두렵기까지 해서 더 환상적이었다. 숲은 어딘가에 곰 한 마리 없다면 더 이상할 정도로 울창했고, 저 앞 짙푸른 하늘을 앞두고 콩알 같은 우박이 내리기도 했다. 하긴 자연이란 게 원래 그렇다. 날 것의 자연에 내 몸을 내맡기는 건 무척 특별했다. 꿈을 찾아 튀었던 시간의 기록이다.

▲ 헬로어링 크릭 트레일.

‘언젠가 꼭 한 번’. 반복되는 일상을 버티기 위해 꼭 필요한 주문이지만 미늘 같은 게 없어 쑥 꽂혔다가도 쉽게 빠져버린다. 이른 봄 옐로우스톤 트레킹과 캠핑에 대한 글과 사진을 보면서 중얼거린 건 ‘언젠가 꼭 한 번’이 아니라 ‘어떻게든 이참에’였다. 뭔가에 홀린 듯 항공권이 결제되었고 두 달 후 우리는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북쪽 출입구를 지나고 있었다.

국민의 이익과 즐거움을 위하여
북쪽 출입구에는 루스벨트 아치가 있다. 1903년에 세워졌고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정식 출입구 중 처음 생겼다. 이름은 아치를 공사하던 중에 당시 대통령이던 테오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가 방문해 초석을 놓았다고 해서 붙었다. 아치의 이름보다 중요한 건 아치에 새겨진 글이다. 국민의 이익과 즐거움을 위하여For the Benefit and Enjoyment of the People. 이 글은 처음으로 국립공원을 만들기 위해 1872년에 제정한 법에 나오는 글귀다. 옐로우스톤이 미국의 첫 국립공원이니 옐로우스톤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해 만든 법이나 마찬가지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이 중요한 건 미국 혹은 세계의 첫 국립공원이기 때문이 아니라 국립공원이라는 개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1865년. 미국은 남북전쟁을 끝내고 재건에 들어간다. 미국 역사에서 1865년부터 1877년까지를 재건기Reconstruction Era라고 부른다. 재건기를 마치고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1918년까지 미국은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오늘날의 미국으로 발전했다. 발전의 토대는 식민지를 점령하고 개발하는 제국주의와 값싼 노동력을 동력으로 하는 자본주의였다. 나라 안팎으로 개발과 전쟁을 병행해야 하는 시기에 우리나라 경기도만한 크기의 땅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개발과 거래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 걷는 내내 행복했던 옐로우스톤. 코요테 크릭 트레일.

땅덩이가 어마어마하게 넓기 때문에 가능했겠지만 땅 부자라고 나무 심고 공원을 만들던가. 그 목적이 후세에 개발하기 위함이 아니라 국민의 이익과 즐거움을 위해서라는 게 더 놀랍고, 국민의 이익과 즐거움을 더 많은 먹거리와 쇼가 아닌 자연에서 얻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게 가장 놀랍다. 선견지명이고 혜안이었다. 100년 넘는 세월이 지나 극동의 작은 나라에서 두 사내가 배낭 지고 옐로우스톤을 걸어보겠다고 바다를 건너고 차로 1,000km를 달려 루스벨트 아치를 들어서고 있으니. 다시 이 문을 나올 때까지 우리는 140년 전 미국인들이 상상해 이룩한 자연을 소름 돋도록 느껴야 했다.

▲ 잘 보면 오른발 옆에 곰발자국이 있다. 움푹 파인 만큼 두려움이 일었다.
옐로우스톤의 푸른 초원을 걷다
걸었다. 걷고 또 걸었다. 길은 좁게 나 있어 길 밖으로 두 발짝만 벗어나도 길이 풀에 가려졌다. 풀에 꽃이라도 있을라치면 불편하고 미안해서 스틱을 거꾸로 세워 배낭 옆에 기대고 걸었다. 멀리로 난 길은 보이지 않았으나 내 앞의 길은 끊어지지 않았다. 오르막도 내리막도 있었으나 가파르지 않아 걷는 리듬이 흔들리지 않았다. 지대는 높아 어지간한 길은 6,500피트, 1980m가 넘어 선선한 바람이 내내 이어졌다. 덕분에 ‘이제 오르막이 얼마나 남았나’는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고 눈과 머리는 주변의 풍경을 즐기는 데만 집중했다. 길 오른쪽으로는 버팔로 고원Buffalo Plateau이어서 마이크로소프트 바탕화면에서나 봄직한 풍경이 이어졌고 왼쪽으로는 산줄기가 이어졌다. 버팔로 공원 쪽으로는 버팔로 고원 트레일 코스가 나 있었다.

우리가 걸은 트레일은 코요테 크릭Coyote Creek 트레일.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북부에 있는 트레일이다. 원래 북서쪽의 빅혼 패스 트레일을 걸으려 예약을 해두었으나 눈이 녹지 않아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대신 그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코스라며 추천한 곳이 코요테 크릭였다. 간단한 가이드와 안전 관련 비디오를 본 후 우리는 배낭을 꾸렸고, 조그만 닛산 센트라를 헬로어링 크릭Hellroaring Creek 트레일 헤드 주차장에 두고 트레킹을 시작했다.

▲ 대자연의 날씨는 변화무쌍했다. 맑은 데 흐린 데 퍼붓는 데가 공존했다.

▲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이다. 그토록 강렬하게 원하던"

‘하이킹이나 캠핑 중 안전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여긴 곰의 나라니까

옐로우스톤에 들기 전 가스와 동결건조식량을 사려고 몬타나 보즈만의 알이아이REI에 들렀다. 화장실을 찾았을 때 작은 안내문을 보고 놀랐다. 다 쓴 곰 스프레이를 직원에게 맡기면 가스를 충전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곰을 퇴치하기 위한 스프레이만 보고도 신기할 판에 가스 리필이라니.

사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서 곰을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다. 멀찌감치, 그러니까 공격 받을 가능성이 정확히 0%인 상황에서 곰을 마주치는 건 흔한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인기척을 싫어하는 곰의 특성상 백컨트리에 들어갔을 때 만날 가능성이 더 높다.

넓디넓은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중에서도 곰의 출몰이 잦은 지역은 비엠에이BMA : Bear Managemant Area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가 들어간 헬로어링 크릭은 비엠에이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트레일 헤드에는 빨간 글자로 ‘경고/곰/출몰지역’이라 쓴 경고장이 붙어 있었다. 제목의 저 문구는 사진의 오른쪽 아래 안내문에 있는 문구다. 관련 안내문에 따르면 잠을 자는 곳은 음식을 먹은 곳에서 100야드(약 91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필수품인 곰 스프레이 역시 배낭 안이 아니라 손쉽게 꺼낼 수 있는 곳에 두어야 한다.

곰이 나올 수 있다고 해서 옐로우스톤 트레킹과 캠핑에 대해 미리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홈페이지에는 곰과 코요테를 비롯한 야생동물들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들이 나와 있다.(www.nps.gov/yell/planyourvisit/bearsafety.htm)
우리는 옐로우스톤에 머무는 내내 곰 스프레이를 끼고 다녔고 깊은 밤에 두려움을 맛보기도 했지만 좀더 머물지 못한 것이 아주 아쉬울 뿐이다.


트레일이 시작되는 입구에는 곰과 관련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항상 곰을 신경 써야 하고 스프레이를 꼭 챙기고 소음이나 인기척을 내 곰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만났을 때 절대 뛰지 마라. 그리고 3명 이상 같이 다녀라. 우린 두 명이었다. 트레킹 준비를 하는 팀 중에는 꼬맹이 서넛을 거느린 가족도 있었고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온 중년 부부도 있었다. 모두 긴장의 빛보다는 최소한의 준비를 갖추고 자연을 즐길 기대감이 더 짙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고. 옐로우스톤을 걷다니. 기대는 곧 현실이 되었다.

트레일을 시작한 우리를 처음 반긴 건 옐로우스톤 강이었다. 높은 산 깊은 계곡에서 모인 지류들이 강을 이뤄 북서쪽으로 흐른다. 그렇게 와이오밍의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을 빠져나간 강물은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몬타나 주로 들어가 노스다코타 주에서 미주리강과 합류하고 세인트루이스에서 미시시피강과 합쳐져 멕시코만에 닿는다. 우리는 강의 최상류, 도도함보다 거칠게 뒤엉켜 몰아치는 상류에 있었다.

▲ 북쪽 출입구의 루스벨트 아치. 국민의 이익과 즐거움을 위해 국립공원을 만들었다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 이름 모를 꽃들이 백패커를 반기는 옐로우스톤

옐로우스톤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볼거리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는 간헐천이 1만 개 이상 있다. 공원에서 유명한 관광지는 마모스 핫 스프링스Mammoth Hot Springs와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등이 있는데 모두 대규모 간헐천이다. 마모스 핫 스프링스는 작은 봉우리 전체 곳곳에 간헐천이 있어 길가를 흐르는 물에서도 김이 모락모락 난다.

올드 페이스풀은 매 60~70분마다 15정도의 물기둥이 치솟아 오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벌써 몇 십년 동안 하루 20번 넘게 저 정도의 물기둥을 내뿜으려면 저 안의 수량이 어느 정도란 말인가. 이를 개발하지 않고 보존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것으로 만족하는 미국인들의 상상력이 부러울 따름이다. 유명한 관광 포인트가 아니라고 해도 곳곳에 귀엽고도 놀라운 볼거리는 많다. 차이니즈 스프링Chinese Spring이라 이름이 붙은 초소형 간헐천은 아주 작은 분화구에서 물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가끔 사파이어색이나 푸른색을 띈 온천이 보이는데 온도가 높아 세균이 살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 옐로우스톤이라는 국립공원 이름이 어디서 왔냐고? 간헐천에서 나온 온천수의 성분 때문에 돌들이 노란색을 띄기 때문이다.

옐로우스톤에 간헐천이 많은 것은 지구과학 시간에 배웠던 맨틀과 지표면이 가깝기 때문이다. 보통 지표에서 30~40km정도 되는데, 그 온도는 제일 높은 곳이 3,000~5,000도, 지표면 경계 부분은 500~1,000도 정도라고 한다. 맨틀의 열기에 데워진 지하수가 지표면으로 끓어 넘치는 것이 간헐천이다. 구분하자면, 간헐천geyser은 분수처럼 뿜어 나오는 것이고 뜨거운 물이 고여 다양한 빛을 발하는 것은 온천hot springs다. 지하수가 흙과 엉켜 진흙탕이 끓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머드 팟mud pot, 물 대신 수증기만 나오는 것은 증기 구멍steam vent이다. 이 정도 차이만 알아도 옐로우스톤을 돌아보는 데 재미는 배가 될 것이다.

후각이 가장 빨리 마비되는 감각이라지만 눈도 만만치 않았다. 마비에 적응의 의미가 있다면 더욱 그렇다. “좋다! 좋네, 좋아”를 외치던 것도 잠시, 오래 전부터 봐온 것처럼 풍경에 익숙해졌다. ‘그래, 이런 게 자연이지’ 생각하며 규모도 아름다움도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하얀 뿔이 눈에 들어왔다. ‘사슴 많다더니 사슴 뿔이네’ 생각했지만 나중에 듣기로 사슴 중에서도 크기가 소만한 엘크Elk라고 한다. 우리가 본 녀석은 덩치가 그리 크지 않은 걸로 봐서 사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어디 한 곳 인위적으로 잘린 흔적도 없이 어른 두 팔 벌린 길이의 고스란한 뿔이었다. ‘그래 사슴은 뿔갈이를 하지’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려 하는데 저 앞에 무척 낯선 뭔가가 보였다. 사슴 뒷다리 대퇴부 일부분이었다. 뼈가 아니라 살과 털이 그대로 남은 상태였다. 핏자국도 선명했다. 찾아보니 곰 짓일 확률은 거의 없고 아마도 코요테의 짓이 아닐까 싶었지만, 당시로써는 마치 곰이 방금 식사를 마치고 갔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가지 않아 좁은 흙길 한 가운데 곰발자국이 떡하니 찍혀 있었다. 곰 발바닥의 피부까지 느껴질 정도로 선명했고 깊숙하게 패인 발톱 자국에 두 남자는 잠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인기척이나 소음을 내라는 안전 비디오의 말이 떠올라 대화는 필요 이상으로 많고 커졌고 웃음은 잦아졌다.

▲ 트레일 지척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바이슨.

▲ 드문드문 나오는 주황색 표식. 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증거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곰은 만나지 못했다. 차로 공원을 둘러보는 도중에 멀리서 곰 몇 마리가 노는 걸 봤지만 그건 동물원에서 보는 곰과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연의 긴장감이 없었다. 먼발치에서 본 곰보다 곰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한 숲과 계곡에서 텐트를 치거나 밥을 먹을 때 사진을 찍거나 이야기를 나눌 때 자꾸 뒤를 돌아보게 만든 그 존재감이 더 생생했다. 배낭 옆주머니에는 물통 대신 곰 스프레이를 꽂았고, 총잡이처럼 스프레이를 꺼내 안전핀을 제거하는 연습을 몇 번 했던 것 같다.

▲ 헬로어링 크릭 트레일 헤드. 지도 외에는 거의 곰에 대한 내용이다.

두려움까지 완벽한 사이트 2C1

우리가 묵을 사이트는 헬로어링 트레일 헤드에서 8km 정도 떨어진 2C1이었다. 분명 여기 어디쯤인데를 반복하며 걷다가 드디어 2C1 이정표를 발견했다. 키 작은 쇠기둥에 작은 철판을 달아 거기에 2C1이라 새겨두었다. 사이트는 이정표에서 200m 정도 떨어져 있었다.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도 나와 있지 않았다. 이정표 앞에 서면 사람이 다닌 듯한 흔적이 풀밭 위로 희미하게 나 있고 흔적을 따라가면 사이트가 있었다. 길에서 사이트는 보이지 않았고 사이트에서도 길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트래커와 캠퍼 모두를 위해 좋은 아이디어다.

▲ 오랜 시간 이런 길을 꿈꿔왔다. 길이 몸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 트레일 중간중간에 있는 이정표. 지도 한 장 들고 다니면 길 잃을 일이 없다.

▲ 헬로어링 크릭을 건너는 다리.
캠핑 사이트는 널찍했다. 우리나라 캠핑장으로 치면 서른 동은 너끈히 칠 공간이겠지만 2C1은 한 팀만을 위한 사이트다. 대신 8명까지 머물 수 있다. 일행 말고는 어떤 인위적인 간섭도 받을 필요가 없다. 넓은 곳에 화덕과 땔감으로 쓸 만한 나무들이 있었고 화덕 주변으로는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통나무가 있었다. 화덕에서 100m쯤 떨어진 곳에 텐트를 치기 안성맞춤인 장소가 있었고, 그 반대 방향으로 커달란 나무 두 개 사이에 봉을 달아두었다. 잠을 자기 위한 장비를 뺀 모든 장비를 매달아두는 봉이다. 곰 때문이다.

해는 늦게 졌지만 사방이 어두워지자 낮과는 다른 두려움이 일었다. 걸을 땐 소음이라도 낼 수 있고 멀리 곰이 보이면 돌아설 수도 있고 하다못해 스프레이라도 손에 쥐고 있을 수 있지만 밤새 스프레이 들고 보초를 설 순 없으니까. 생각은 단순해졌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고 운에 맡긴다. 음식물은 흔적 없이 처리하고 매트리스와 침낭을 제외한 모든 장비는 배낭에 넣어 나무에 매달았고 스프레이는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곳에 두었다. 아침은 새소리와 함께 찾아왔고 아침 식사는 모닥불을 피워두고 여유롭게 마쳤다.

날 것 그대로의 자연 속에서 하루를 걷고 하룻밤을 보낸 후 문득 생각했다. 자연이란 그런 거구나. 자연은 그냥 자연일 뿐이구나. 오죽하면 이름이 자연自然일까, 스스로 그러한 것. 인간의 행동은 욕망에서 나온다. 자연은 살아남아 씨를 퍼뜨리기 위한 번식의 투쟁을 빼면 욕망이 없다. 사람의 행동은 욕망을 알면 이해할 수 있지만 자연은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이치와 원리가 있을 뿐 현상과 본질의 괴리가 없다. 사람은 가르치고 바로잡을 수 있지만 자연은 살피고 대비할 뿐이다. 그 밤, 우리가 느꼈던 약간의 공포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조각이었다.

▲ 첫날 머문 백컨트리 사이트 2C1. 트레일에서 벗어나 200m쯤 떨어져 있다. 오른쪽에 화덕, 왼쪽에 텐트가 보인다. 둘 사이 거리도 100m 정도 된다. 숲 뒤로 코요테 크릭이 흐른다.

▲ 화덕 옆에는 땔나무들이 있다. 물론 피우는 건 각자의 몫.

▲ 옐로우스톤에서 맞은 아침.

▲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옐로우스톤에 있다니"는 "언제 여기를 다시 볼 수 있으려나"로 바뀌었다.

CAMPING SITE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서 캠핑하기
캠핑장과 백컨트리 이용하기


옐로우스톤에는 12개의 캠핑장이 있다. 이중 5개는 예약제로 운영하고 7개는 선착순이다. 예약제 캠핑장의 사이트는 1,700개 이상, 선착순 캠핑장의 사이트는 450개 이상이라고 되어 있다. 예약제 캠핑장은 온라인이나 전화로 예약할 수 있고 선착순 캠핑장은 오전 11시부터 선착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모두 2,000개의 사이트를 수용할 수 있는 이들 캠핑장은 깨끗한 물과 화장실, 샤워시설과 간혹 세탁실까지 갖추었고 캠핑 트레일러로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

캠핑장의 구조상 사이트와 사이트 사이는 가까워 조용하고 호젓한 캠핑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10시 넘으면 잠자리에 드는 문화와 폐를 끼치기 싫어하는 문화 덕에 별로 시끄럽지도 않다. 가격은 15달러에서 47달러 사이. 가장 비싼 곳은 피싱 브리지 RV파크로 일반 텐트는 치지 못한다. 이곳을 빼고는 장작이나 차콜을 이용한 캠프파이어도 즐길 수 있다.

각각의 사이트는 6명까지 이용할 수 있고 사이트를 벗어난 곳에서는 절대 캠핑을 할 수 없다. 캠핑장 예약 전용 사이트와 전화번호는 아래와 같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5개 캠핑장과 국립공원 안의 호텔과 롯지 등을 예약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이게 다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기사에 말한 백컨트리 사이트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백컨트리는 사이트를 예약하고 찾아가는 것보다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규모와 사용 요령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www.yellowstonenationalparklodges.com
307-344-7311 (사전 예약), 307-344-7901 (당일 예약)

▲ 코요테 크릭의 기마 레인저.

▲ 마모스 핫 스프링스.

▲ 블루 스타 스프링. 올드 페이스풀 주변.

▲ 헬로어링 크릭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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