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딕워킹의 본고장에서 느끼는 걷기 열풍
노르딕워킹의 본고장에서 느끼는 걷기 열풍
  • 글 사진 이호윤 노르딕워킹 헤드코치 기자
  • 승인 2015.05.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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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독일

노르딕워킹은 1930년대 핀란드의 크로스컨트리스키 선수들이 눈이 없는 여름 시즌에 롤러를 타고 아스팔트에서 훈련하던 방법에서 고안된 스포츠 종목이다. 유럽에서는 1990년대부터 대중화됐지만 국내에는 최근 들어 이슈가 되고 있다. 노르딕워킹의 본고장인 핀란드를 방문해 노르딕워킹 문화를 엿보았다. 아울러 독일 뮌헨의 노르딕워킹 협회를 방문해 노르딕워킹의 올바른 국내 도입도 모색했다.

▲ 핀란드 헬싱키에 도착하자마자 노르딕워킹의 본고장임을 실감했다.

헬싱키에 도착하자마자 노르딕워킹의 본고장은 역시 핀란드임을 실감했다. 많은 사람이 거리에서 스틱을 들고 걸어 다니는 광경이 보였다. 실외 온도는 1도 정도. 우리나라로 치면 초겨울 날씨다. 하지만 사람들은 털모자에 장갑을 끼고, 스틱을 짚으며 여유롭게 걸어 다녔다. 자기만의 운동을 즐기는 모습이 무척이나 자유롭게 느껴졌다.

스틱 잡는 법만 알면 된다
헬싱키는 4월 1일부터 5일까지 이스터 홀리데이 기간이다. 한국으로 따지자면 부활절 기간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스터 홀리데이 기간에 맞춰 많은 숍이 문을 닫은 상태였다. 일정을 급히 변경해 사람들이 많이 걷는다는 카이보푸이스토(Kaivopuisto) 가든을 가기로 했다. 헬싱키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한 이 가든은 바닷가를 따라 산책로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어 장관을 이룬다.

▲ 사람들은 털모자에 장갑을 끼고 스틱을 짚으며 여유롭게 걸어 다녔다.

이곳에서도 노르딕워커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중 부부 한 쌍이 노르딕워킹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걷길래 실례를 무릅쓰고 인사를 건네 보았다. “나는 한국 노르틱워킹 인터내셔널 코리아(NWIK)의 노르딕워킹 헤드코치인데, 핀란드의 노르딕워킹 문화에 대해서 알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라고 소개를 하자, 무척이나 반가워하며 궁금한 게 있으면 무엇이든지 물어보라고 한다.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노르딕워킹을 어디서 배워서 하시는 거죠?”라는 나의 질문에 “이게 배울게 뭐가 있느냐. 스틱 착용 법만 알면 그냥 잡고 걸어가면 되는 건데. 이렇게 쉬운 걸 배워서 할 필요가 있느냐”고 대답한 것이었다.

▲ 노르딕워킹을 하며 만난 부부는 스틱을 들고 걷는 것 자체가 큰 운동이라 말했다.

조금 충격이었다. ‘제대로 된 노르딕워킹을 하려면 전문가에게 배워야 한다’는 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부부는 스틱을 들고 걷는 것 자체가 운동이 된다며 나를 일깨워 주고 갔다. 훗날 한국에서도 이렇게 스틱만 있으면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길 기대하게 됐다. 앞으로는 국내 노르딕워킹 문화 확산을 위해 틀에 박힌 교육보다 스틱의 중요함을 먼저 일깨워 주고, 양손에 스틱을 들고 걷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교육 해야 할 것 같다.

팔영산 숲길이 노르딕 테마파크로
헬싱키에서 뮌헨으로 이동하는 날 오전, 다행히 상점들이 오픈을 해 노르딕워킹 관련 시장조사를 나갈 수 있었다. 헬싱키는 아웃도어 숍이나 스포츠 용품숍에서 손쉽게 노르딕워킹 스틱을 볼 수 있다. 스틱의 종류도 다양했고, 중저가에서 고가까지 많은 브랜드의 스틱을 만나볼 수 있었다.

▲ 독일의 노르딕워킹 협회를 방문해 잉글리셔 가든 세미나실에서 교육을 들었다.

독일로 넘어간 후 독일의 노르딕워킹 협회 NWI(Nordic Walking International)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고흥군 팔영산 숲길을 노르딕워킹 테마파크 형식으로 코스 개발하기 위해서다. 전남도청 및 고흥군의 공무원과 함께했다.

20명 가까운 공무원들이 노르딕워킹 체험 및 이론 강의를 위해 뮌헨에서 숲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잉글리셔 가든 세미나실에 모였다. 두 시간 가량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협회 소개 및 노르딕워킹의 정의, 앞으로 국내 노르딕워킹 문화 확산에 관련된 내용의 자세한 브리핑이 이어졌다.

세미나가 끝난 뒤, Q&A 시간을 통해 공무원들의 노르딕워킹 숲 사업에 관련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후 우리는 교육을 받기 위해 아름다운 잉글리셔 가든으로 출발했다. 2시간 동안의 실습을 통해 관계자들이 노르딕워킹이 좋은 운동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것을 보며, 노르딕워킹 숲 개발에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 숲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잉글리셔 가든에서 이뤄진 노르딕워킹 교육.

▲ 노르딕워킹 숲 개발을 위해 교육에 열심히 참여했다.

노르딕 워킹 문화 형성에 노력

아직 국내에서는 노르딕워킹을 하는 사람을 쉽게 볼 순 없다. 하지만, 노르딕워킹을 한 번이라도 접해본 사람은 이 운동이 얼마나 좋은지 안다. 국내에도 다양한 무료 오픈 클래스가 진행 중이다. 각종 백화점 문화센터에 노르딕워킹 클래스가 있으며, 현재는 보건소 및 각 지자체에서 노르딕워킹 클래스를 만들어 지역주민에게 다양한 교육 혜택을 주고 있다. 또 원광대학교 스포츠 학과에서는 노르딕워킹이 과목으로 채택되어 학생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현재 상지대학교 교수이자 NWIK(Nordic Walking International Korea) 협회장인 김경태 박사는 이러한 선진국형 피트니스가 하루빨리 국내에 정착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노르딕워킹 스틱 판매 회사인 ‘레키코리아’도 스틱의 올바른 사용법을 통해 노르딕워킹 문화 형성과 보급에 발 벗고 나섰다. 유럽과 미국은 물론 가까운 일본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노르딕워킹 문화가 하루빨리 국내에 확산되어, 보다 많은 사람이 건강한 삶을 유지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노르딕워킹의 대표주자인 레키의 용품.

▲ 헬싱키의 아웃도어 숍에 다양한 폴(스틱)이 갖춰져 있다.

▲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노르딕워킹을 즐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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