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길 위에서는 인생이 보입니다”
“느린 길 위에서는 인생이 보입니다”
  • 이지혜 기자 | 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5.05.1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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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걷기 좋은 서울 둘레길’ 작가 강세훈

사람은 모두 길 위에 있다. 누군가가 선택한 길을 뒤따라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는 이미 만들진 길이 다른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생각한다. 길과 인생은 닮아있다. 길 위에서 인생을 깨닫고 사람을 만나며, 삶을 살아가는 걷기 여행 전문가 강세훈 작가를 만났다.

걷기 여행 전문가 강세훈 작가는 걷기 여행의 시스템을 구축한 첫 세대다. ‘숲을 찾는 사람들’ 커뮤니티와 둘레길 정보 사이트인 ‘갬츠앤트레일’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4년 문화관광부 산하 도보 여행길 평가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서울시 시정연구원 둘레길 조성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는 전문 여행 코디네이터 강세훈 작가는 최근 <사계절 걷기 좋은 서울 둘레길>이라는 책을 통해 길을 사랑하는 독자와 활발히 소통 중이다.

한국의 랑도네를 꿈꾸다
<사계절 걷기 좋은 서울 둘레길>은 2015년 새롭게 조성된 서울 둘레길의 전 코스를 완벽히 가이드 한 책이다. 서울과 경기도권의 숲길, 강변길, 마을길을 난이도와 편의시설, 접근성 등 섬세하게 설명했다. 그동안 강세훈 작가가 다양한 길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쌓은 노하우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강세훈 작가는 고려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화학연구소를 걸쳐 IT기획 전문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인터넷의 매력에 빠져 웹 사이트 기획자로 전향했다. 쌓아온 화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관련 제품을 소싱하고, 지식 사이트와 화학 전문가 섭외, 인터넷 업무제휴를 하는 제휴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당시 IT회사의 정년은 30대, 40대에 접어들면 직장을 떠나야 하는 분위기여서 고민이 많기도 했다.

▲ ⓒ강세훈

“그러던 어느 날 이었죠. 우연히 TV에서 방영하는 프랑스의 랑도네(Randonnee) 소개 프로그램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숲길’이나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하는 웹 사이트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습니다.”
강세훈 작가는 바로 실천에 들어갔다. 전공 분야였던 웹 사이트의 구축은 쉬웠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좋은 길, 좋은 숲길에 대한 정보는 전무했다. 그래서 걷기 시작했다. 직접 방문한 숲길에 대한 글과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리기 시작하며 방대한 자료가 만들어졌다. 직접 답사하며 걷기 동호회에 가입하고 회원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며 한국의 ‘랑도네’가 조성되는 날을 꿈꿔왔다.

길, 그리고 또 다른 길
그렇게 길 위에서 살아온 날이 쌓이다 보니 길 위를 걷고자 하는 이들에게 자연히 알려졌다. 2014년 문화관광부 산하에서 ‘서울의 걷고 싶은길’의 전문가 평가단으로, 서울 둘레길 코스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성과 풍경,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강세훈 작가가 길을 평가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안전’이다.

▲ ⓒ강세훈

아무리 좋은 길이라 할지라도 사람이 걷기에 안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강세훈 작가의 지론이다. 누군가 이 길 위에서 가족과 함께 거닐고, 추억을 쌓는 상상을 하며 강세훈 작가는 항상 길의 ‘안전’을 우선시 한다. 모르던 숲과 집, 마을을 이야기를 통해 알아가는 것도 길의 즐거움을 더한다.

이렇게 길 위에서 살아온 강세훈 작가의 꿈은 더 좋은 길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이다. 커뮤니티 ‘숲을 찾는 사람들’을 통해 숲과 길을 더욱 알고, 숲으로 인생을 치유하는 ‘숲치유’를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 “길 위에서는 아무도 서두르지 않습니다. 느리게 걸으면 걸을수록 진하게 다가오는 것이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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