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스포츠 종목을 경험 해봤지만 서핑만큼 어려운 종목이 없는 것 같아요.”
익스트림 스포츠 매니아들이 서핑을 시작하고 나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서핑은 왜 어려운 걸까? 가장 큰 이유는 ‘똑같은 파도’ 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같은 서핑 포인트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파도를 타더라도 100% 똑같은 파도는 두 번 다시 생기지 않는다. 파도가 부서지는 지점이나 파도의 속도, 모양, 길이, 힘 등 모든 것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파도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 설령 잘 예측했다고 하더라도 이에 맞게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조금이라도 잘못된 움직임을 할 경우 바로 와이프아웃(wipe-out, 라이딩 도중에 넘어지는 것)으로 이어진다.

와디 어드벤처 인공 서핑풀
바다에서 파도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서핑 포인트는 조금 다르다. 바로 아랍에미레이트(United Arab Emirates, 이하 UAE)에 있는 와디 어드벤처의 인공 서핑풀이다. 와디 어드벤처는 두바이(Dubai)에서 차량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사막에 위치해 있다. 공원 중앙에 서핑풀이 위치해 있는데 거대한 모래 산을 등지고 있어 그 모습이 굉장히 이색적이다.

와디 어드벤처는 서핑뿐만 아니라 카약, 래프팅, 짚라이닝, 월클라이밍 등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성인을 위한 놀이공원이다. 물론 가장 인기 있는 시설은 서핑풀이다. 매해 수많은 외국인 서퍼들이 이곳을 찾을 정도로 서핑풀의 인기가 높다. 그 이유는 바로 단 하나. 예측 가능한 파도가 있다는 것이다.
 

▲ 와디 어드벤처는 두바이에서 차량 2시간 거리인 사막에 위치해 있다. 도로 상태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이런 시설이 없던 시절, 서퍼들에게 100% 예측할 수 있는 파도란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와디어드벤처에서는 이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이곳 서핑풀은 같은 파도에서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한 서퍼들에게 평생에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꿈의 서핑 포인트이다.

서핑풀 이용 방법
서핑풀에는 최대 6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한 세션 당 1시간이며 서핑풀에 입장한 6명이 서로 논의를 거친 후 파도의 레벨, 파도가 부서지는 방향을 정한다. 레벨은 1~6까지 있으며 각각 크기와 속도가 다르다. 일단 파도의 레벨과 방향을 정하면 30분 동안 계속해서 일정한 파도만 생성된다. 30분 후에는 6명의 서퍼가 다시 논의를 거쳐 파도의 레벨과 방향을 한 번 바꿀 수 있으며 필요 없을 때에는 바꾸지 않아도 된다.

▲ 와디 어드벤처의 인공 서핑풀, 자연의 바다와 다르게 100% 예측 가능한 동일한 파도가 생긴다.

▲ 세션당 최대 6명의 서퍼가 풀에 입장해서 논의를 한 후에 파도의 레벨과 방향을 정한다.

레벨과 방향이 결정되면 정해진 순서에 따라 파도를 타되 다른 사람의 파도를 빼앗아 타는 행위인 드롭(Drop)을 해서는 안 된다. 엄격하게 하나의 파도에 한 명의 서퍼만 탈 수 있다. 만약 패들링이 부족해서 파도를 잡지 못하거나 실수로 와이프아웃을 하면 가장 뒤로 가서 다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90초에 하나의 파도가 생성되기 때문에 파도를 하나 놓치면 무려 10분에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물론 운 좋게 해당 시간대에 6 자리가 모두 예약되지 않았을 경우라면 조금 덜 기다려도 된다.

와디 어드벤처 서핑풀 VS 바다에서의 서핑
이렇게 정해진 시간 간격으로 동일한 파도가 생긴다는 것은 바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바다에서는 파도 하나를 타기 위해 30분 넘게 먼 바다만 바라보며 기다려야 하는 일도 빈번하다. 이렇게 30분을 기다려서 탄 파도가 라이딩을 하기에 좋은 파도라는 보장도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바다에서는 자신보다 실력이 좋은 서퍼가 많을 경우 파도를 탈 수 있는 기회가 급격히 줄어든다. 바다에서도 와디어드벤처와 동일하게 한 파도당 한 명의 서퍼만 탈 수 있기 때문이다.

▲ 서핑 뿐만 아니라 카약킹, 래프팅, 짚 라이닝 등의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차이점이라면 와디어드벤처와 다르게 순서라는 것이 없다. 먼저 파도의 피크(파도가 가장 높게 서면서 처음으로 부서지는 부분)에서 파도를 잡은 자가 그 파도의 주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파도 피크 경쟁이 치열하며 좋은 파도는 언제나 상급 서퍼의 몫이다. 바다에서는 상급 서퍼가 초급 서퍼에게 파도를 타라고 기다려주거나 파도를 양보해주는 일은 거의 없다. 정말 무한 경쟁이다.

반대로 이곳 와디 어드벤처에서는 적어도 10분에 한 번씩 탈 수 있는 완벽한 파도가 보장된다. 자신의 차례가 오면 자신보다 잘 타는 서퍼들 걱정을 할 필요 없으며 파도가 오는 시간과 부서지는 방향, 속도 등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연습하기에는 정말 최적의 공간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전 세계 서퍼들이 이 사막 한 가운데까지 와서 비싼 입장료와 이용료를 내고 서핑을 하는 것이다.

▲ 서핑이 어려운 이유는 똑같은 파도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와디 어드벤처 파도의 단점 및 한계
물론 서핑풀이 바다와 비교해서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바다와 다르게 공짜가 아니다. 1시간을 이용하려면 입장료 1만5000원과 이용료 3만원을 합쳐 4만5000원을 내야한다. 2시간을 이용하려면 입장료에다 이용료 6만원을 낸다. 3시간을 타면 총 비용이 10만원을 넘긴다. 자연의 바다처럼 원하는 만큼 서핑을 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금액이다.

▲ 드롭은 다른 서퍼의 앞에 끼어들어 파도를 빼앗아 타는 행위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파도의 크기에 한계가 있다. 와디 어드벤처에서는 레벨1~6까지 다양하게 파도의 레벨을 선택할 수 있는데 가장 높은 레벨인 6이 2m 정도 된다. 초보자나 중급자에게는 충분한 높이이지만. 상급자라면 2m의 파도에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파도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다. 스리랑카나 포르투갈, 남아공 등의 세계 유명 서핑 포인트의 경우에 파도의 길이가 300~400m를 훌쩍 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번 파도를 타면 정말 오랫동안 탈 수 있다. 이 곳 와디어드벤처의 파도 길이는 50m 수준으로 짧다.

▲ 초보자의 경우 큰 파도가 부서진 후 거품 파도가 밀려오는 지점에서 그룹 레슨을 받거나 프리 서핑을 할 수 있다.

와디어드벤처 서핑 여행 TIP
UAE는 국가 전체적으로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아 와디 어드벤처에 가기 위해서는 두바이나 아부다비 공항에서 차량을 렌트하는 것을 권한다. 비용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기름 값이 우리나라에 비해 1/3 이상 저렴한 편이다. 12월~2월 중에는 낮 기온이 20~25도 정도로 서핑을 하기에 날씨가 가장 좋다. 한여름(6~9월)에는 낮 기온이 50도에 이르기 때문에 UAE 방문을 권하지 않는다.

▲ 서핑을 하기에 좋은 파도는 언제나 파도의 피크가 있고 피크에서부터 부서지기 시작한다. 피크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파도를 잡을 우선권을 갖는다. 사진의 경우 파도의 왼쪽 끝이 피크이며 오른쪽으로 파도가 부서질 것이다.

12~2월 중에 수온이 조금 떨어지기 때문에 한국에서 따로 웻수트(스프링 수트)를 준비해오는 것이 좋다. 웻수트는 렌트가 불가능하다. 주변 지역의 숙박비용은 높은 편이다. 와디 어드벤처 내에는 따로 숙박 시설이 없으며 주변 호텔의 경우 시설에 따라 1박당 5만원~30만원으로 다양하다. 가장 가까운 호텔은 One to One 호텔이며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다.

와디 어드벤처 내 외부 음식 반입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공원 내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평일의 경우 최소 1주일 전에 전화(+97137818422)나 이메일(reception@wadiadventure.ae)로 예약을 하자. 주말의 경우 한 달 앞까지 예약이 꽉 차 있는 경우도 빈번하니 주말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 Uae에서는 버즈 알아랍 빌딩 바로 옆에 위치한 서핑 포인트 선셋비치에서 서핑을 할 수도 있다.

김동기 서핑 커뮤니티 예스아이서프닷컴(YESISURF.com) 운영자다. 전 세계의 서핑 포인트를 찾아 여행하며 사진,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