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보] 강화갬핑장 화재원인…바닥단열재 발화로 추정
[3보] 강화갬핑장 화재원인…바닥단열재 발화로 추정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5.03.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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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결과, 인화성 강한 스티로폼 재질의 바닥 소재…쉽게 불붙고 유독가스 내뿜어

강화 캠핑장 화재 원인은 무엇일까. 언론들은 전기난방기구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하고 있지만 수사당국은 말을 아끼고 있다. 현재 경찰이 화재 사고를 조사 중에 있어 정확한 원인은 지켜봐야 하지만 본지 취재팀의 실험 결과, 전기누전에 의한 텐트 바닥단열재에 불이 붙어 일어난 화재로 추정되고 있다.

▲ 화재가 일어난 글램핑장 텐트와 같은 티피텐트. 바닥 전체가 인화성이 강한 스티로폼 재질의 단열재로 시공되었으며, 가운데 검은색 부위에는 전기난방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 양계탁 기자

▲ 결로현상을 막기 위해 텐트 안쪽에 또 한 겹 설치한 천막은 쉽게 불이 붙지 않았다.
23일 화재 현장을 찾은 취재팀은 똑같은 텐트에서 천막 부품과 바닥단열재 일부를 수거하였다. 이들 물품을 일회용 가스라이터로 불을 붙인 결과, 천막 부품은 쉽게 불이 붙지 않고 천만 오그라들었지만, 바닥단열재는 순식간에 매캐한 유독가스를 뿜어내며 녹아내렸다.

화재 당시 CCTV에 나와 있듯 텐트 출입구 부근에 처음 번쩍하는 발화가 시작되어 약 3분 만에 텐트가 전소된 정황으로 봐서 이 같은 추측을 할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 본 원뿔형 모양의 인디언텐트로 불리는 티피텐트는 두꺼운 캔버스 소재로 제작되었다. 텐트 안에는 결로현상을 막기 위해 얇은 천이 안쪽에 또 한 겹 설치되어 있었다. 처음엔 이 천을 의심했지만 실험 결과 쉽게 발화가 되지 않았다.

텐트 천은 면으로 된 캔버스이지만 사고 당시 새벽이슬에 젖어 습기를 머금은 상태라 순식간에 전소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문제는 바닥단열재. 텐트 안에 들어가 바닥 소재를 살펴본 결과, 인화성이 강한 스티로폼 재질의 단열재로 시공되어 있었다. 전기난방 장치는 이 단열재 밑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전기장판 위에 스티로폼을 깐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 스티로폼 재질의 바닥단열재는 금방 불이 붙어 녹아내리면서 검은 유독가스를 내뿜었다.

여기서 조심스럽게 추측해보면 전기합선이나 누전으로 인해 발생한 불꽃이 단열재에 옮겨 붙으면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인화성이 강한 단열재는 한 번 불이 붙으면 금방 소재가 녹아내리면서 부글부글 끓는 기름단지로 변해 검은 유독가스를 내뿜는다. 이렇게 시작된 불은 맹렬한 기세로 타올라 캔버스에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텐트 안의 기타 물품들도 함께 불이 붙어 짧은 시간 안에 전소된 것으로 보인다.

▲ CCTV에 잡힌 화재 장면. 사진 강화경찰서

한편, 티피텐트 출구는 지퍼가 아닌 캔버스 천에 굵은 나무 2개를 달아 설치되었다. 캔버스 소재가 무거운 데다가 나무 무게까지 더해져 위급상황에서는 이 출구를 쉽게 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어린이에게는 상당히 버거운 무게로 느껴졌을 것 같았다. 또한 출구가 하나 밖에 없는 텐트 구조도 화마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캠핑 전문가들은 “텐트용 캔버스 소재는 대부분 방염처리가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불에 약한 스티로폼 재질의 바닥단열재가 화재를 키운 것 같다”고 조심스런 추측을 하면서도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 굵은 나무 2개를 달아 출입구를 설치한 티피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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