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시간을 밝혀온 장인의 순결이 담긴 불빛
100년의 시간을 밝혀온 장인의 순결이 담긴 불빛
  • 글 이철규 | 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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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work__<베이퍼룩스> 랜턴

석유랜턴의 양대 산맥을 지켜온 핸드 메이드 제품

캠핑용 랜턴은 보통 사용하는 연료에 따라 휘발유와 가스, 전지랜턴으로 구분하지만 여기에는 묵과적인 실수가 뒤따른다. 바로 지금까지도 주요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등유(Kerosine)라는 존재를 빼버린 것이다. 아직도 우린 등유를 사용하는 차를 운행하고 있으며 캠프장에서도 등유를 이용하는 난로와 랜턴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등유를 사용하는 랜턴을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는 않다. 하지만 역사와 전통이 서린 랜턴의 원형은 휘발유가 아닌 등유를 사용하는 제품이다. 지금까지 등유 랜턴으로 명맥을 이어온 제품으로는 독일의 <페트로막스> 랜턴과 영국의 유명한 <베이퍼룩스> 랜턴을 들 수 있다. 미국이 <콜맨>이라는 회사를 통해 가솔린 랜턴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면 영국과 독일은 등유에 집중했다.

독일을 대표하는 석유랜턴인 <페트로막스> 랜턴은 1866년 알버트 그레이트와 에밀 <에이릭크가 에이릭크앤그레이트램프팩토리(Ehrich and Graetz Lamp Factory)>를 설립하면서 시작된다. 반면에 <베이퍼룩스> 랜턴은 이보다 30년 늦은 1897년 윌리스(Willis)와 베이트(Bate)가 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베이퍼룩스>가 탄생할 수 있었던 데는 사실 이들이 자신이 제품을 만들기 전에 이미 <페트로막스>의 랜턴 부품들을 생산했기 때문이다. 1938년 이들이 내놓은 첫 작품인 E41의 경우 거의 <페트로막스> 랜턴의 형태를 따라가고 있다. 

<페트로막스> 랜턴이 명성을 날리기 시작한 것이 1920년대라면 <베이퍼룩스>가 랜턴으로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한 것은 1938년 이후로 2차 대전 당시 영국군이 사용하면서부터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두 랜턴은 독일군과 영국군을 대표하는 랜턴으로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1946년까지 제작된 M300 모델은 군대 야전용으로 만든 제품으로 2차 대전 당시 영국군의 생명을 지켜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베이퍼룩스>의 명품으로 기억하는 것은 M320 모델과 M1B 모델이다. 이중 M320 모델은 석유 랜턴을 좋아하는 몇몇 국내 캠퍼들도 가지고 있을 정도다. 1968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M320 모델은 일본에서도 찾는 사람이 많아 예전 제품을 복원한 한정판이 등장할 정도다. M320 모델은 34.3cm에 2kg이 조금 안 되는 무게다. 최대 60w의 밝기를 자랑하는 이 제품은 장장 1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프레임은 부식에 강한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놋쇠제의 탱크는 차분한 그린의 매트 도장으로 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베이퍼룩스>의 랜턴을 사랑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유가 명품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긴 하지만 말이다. <베이퍼룩스>는 랜턴에 들어가는 하나하나의 부품을 모두 손으로 깎아서 만든다. 장인의 숙련된 노하우가 작은 부속들에 숨어 있다는 말이다. 이는 지난 100여 년간 <베이퍼룩스>라는 랜턴이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며 명품이 지닌 기풍이다.  석유랜턴이 휘발유랜턴에 비해 더 밝은 것은 아니다 다만 휘발유랜턴이 지닌 온도 변화에 따른 밝기의 변화가 없으며 은은한 밝기를 통해 캠핑의 밤을 따뜻하게 해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시끄럽지 않고 조용하며 한번 주유로 10시간 이상 작동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석유랜턴은 사전 예열을 통해 불을 붙이도록 돼있다. 때문에 초보자나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면 가스랜턴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최근 이 명품 랜턴 <베이퍼룩스>를 국내에서 인수, 앞으로 국내에서 만든 제품이 전 세계에 퍼질 예정이다. 지난 1997년부터 <베이퍼룩스>를 운영해온 베어스토우 브라더스(Bairstow Brothers)로부터 회사를 인수한 (주)베이퍼룩스 (대표 원재정)는 앞으로 고객에 대한 열정과 믿음을 통해 그간 ‘역사와 전통’을 지켜온 <베이퍼룩스>의 또 다른 중흥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비해 독일의 유명 랜턴인 <페트로막스> 랜턴의 경우, 2000년 들어 중국에서 생산을 시작하면서 예전과 같은 품질과 성능이 빛을 잃어가고 있다.

(주)베이퍼룩스 원재정 대표

“베이퍼룩스 랜턴은 야외에서 사용하기 편하고 잔고장이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단지 기계나 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통이 지닌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봅니다”

최근 베이퍼룩스를 인수한 원재정 대표는 하나의 랜턴을 만드는 단계를 넘어, 베이퍼룩스가 명품이 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장인정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부품 하나하나가 모두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치밀하고 정밀하게 제작된 제품을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완벽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장인 정신이다. 이에 원 대표는 국내 생산 제품에 대한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ISO 9001을 획득했으며 전자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에서 판매까지의 모든 단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이를 통해 신속한 A/S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산고의 진통을 통해 만들어진 만큼, 최고의 명품으로 한국산 베이퍼룩스가 가장 최고의 제품으로 우뚝 설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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