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으로 진짜 아빠가 됐습니다”
“캠핑으로 진짜 아빠가 됐습니다”
  • 황제현 기자 | 사진제공 조성진
  • 승인 2015.02.2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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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손뜨개와 감성캠핑의 만남 조성진 씨

캠핑을 시작한 것은 아내 때문이었다. 조성진 씨는 남편이자 남자로서 밖에 나가서 일하고 돈만 잘 벌어오면 된다고 생각했다. 아내에게 아이들에 관한 모든 것을 일임하고 오로지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아내가 처음 캠핑을 시작했을 때에도 그는 캠핑에 특별한 관심은 없었다고 한다. 아내는 여자의 몸으로 혼자 패밀리형 텐트를 설치해 사이트를 구성했고, 조성진 씨는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슬쩍 올려놓듯 아내가 준비해놓은 사이트에 놀러 왔다가 철수할 때만 잠깐 도와주곤 했다.

“주말에도 일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워크홀릭 아니었나 싶어요. 전형적인 한국 남자였던 거죠. 텐트 치는 법도 몰랐고, 아내가 혼자 요령껏 사이트를 만들어놓으면 가서 불놀이만 주구장창 했어요. 아내도 제게 캠핑을 강요하거나 닦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년여 동안 캠핑을 따라만 다니다가 2013년 여름제주도에 가족끼리 여행을 가게 됐는데 하필 사이트 구축을 잘못해서 낭패를 보고, 다시는 캠핑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조성진 씨의 다짐을 무너뜨린 것은 행복한 표정의 아이들 사진들이었다. 해맑은 표정으로 제주도에서 캠핑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사진으로 추억되었다.

“현명한 아내를 둔 덕에 저는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여러 캠퍼 분들을 알게 되고, 함께 캠핑을 하게 되면서 남편과 아빠로서의 역할이랄까,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워갔지요.”

조성진 씨는 16년 전부터 손뜨개 관련 일을 시작해 2007년부터 ‘연애사’라는 손뜨개 관련 용품의 수입, 생산, 도매, 유통을 하고 있고 ‘니트러브’라는 사이트를 통해 감성캠핑용품을 소비자가 직접 핸드메이드로 만들어볼 수 있는 키트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손뜨개는 감성캠핑에 너무나 잘 어울려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십니다. 오는 3월경 본격적인 캠핑 시즌이 되면 손뜨개로 만든 블랭킷과 가스 워머, 도일리, 컵받침, 가랜드, 테이블보 등을 완제품으로 판매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가능하다면 A텐트의 스킨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작년 11월부터 파주 쇠꼴마을캠핑장에서 장박 중인 그는 아이들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릴 적의 경험이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자양분이 될 수 있기에 3년 후, 본인의 사업과 아이들의 학업을 모두 중단한 채 유럽으로 긴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다. 가족 모두에게 큰 모험이자 경험이 될 유럽 여행을 위해 그는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작년에 업무 차 큰애와 함께 유럽을 다녀왔는데 좌충우돌 힘들긴 했지만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해외 문화와 역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돈을 몇 푼 더 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더군요. 아이들에게 진짜 세상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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