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업 | 발수 스프레이의 원리
과학수업 | 발수 스프레이의 원리
  • 서승범 차장 |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5.02.27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을 멀리하라

대부분의 경우 아웃도어와 캠핑은 물과 상극이다. 특히 캠핑을 할 때는 입으로 들어가는 물 말고는 거의 캠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 하지만 눈과 비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밖에서 머물다 보면 비와 눈과 마주치는 일이 다반사다. 게다가 눈이나 비가 내리면 캠핑의 맛은 배가 되기도 하니까.

▲ 텐트 플라이에 발수제를 뿌려두면 물이 천에 젖어들지 않고 또르르 흘러내린다.

텐트나 타프 등의 겉면은 대부분 방수와 발수 처리가 된 상태로 판매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외선에 노출되면 발수 코팅 성능이 떨어져 눈이나 비가 닿는 순간 흡수하기도 한다. 그럴 땐 발수제를 뿌리면 된다. 그러면 금속이나 유리에서처럼 물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린다.

발수의 원리는 간단하다. 물과 반응하지 않는 성분으로 표면을 덮으면 물방울이 떨어져도 침투하거나 표면을 적시지 못하고 흘러내리는 것이다. 대부분의 발수제에는 불소수지가 들어있다. 불소수지는 분자구조가 무척 안정적이어서 다른 물질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테프론 코팅이라 부르는 프라이팬 코팅도 불소수지를 주성분으로 하는데 불소수지로 표면을 처리하면 물, 기름, 양념 등이 들러붙지 않는다. 요즘에는 환경에 대한 영향을 생각해서 불소 대신 다른 성분을 이용한 발수제들도 많이 나온다.

▲ 기능성 의류의 경우 통기성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전용 발수제를 사용해야 한다.

또 하나, 자동차 유리에도 발수제를 뿌리는데 이 발수제의 주성분은 실리콘 수지다. 여기서 말하는 실리콘silicon은 규소로, 폴리실록산을 뜻하는 실리콘silicon과는 다른 물질이다. 실리콘은 소수성 물질이다. 소수성hydrophobic은 친수성의 반대말로 물hydro을 무서워phobic한다는, 물을 싫어한다는 뜻이다. 물을 싫어하는 성분으로 표면을 도배해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더구나 실리콘과 유리는 같은 규소 성분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잘 분리되지도 않는다. 와이퍼로 닦아내도 물만 닦일 뿐 발수제는 그대로인 이유다.

▲ 장비의 소재를 보호하고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발수제 가운데 해당 장비에 맞는 발수제를 사용해야 한다.

발수제를 보면 의류용, 신발용, 텐트 등 장비용 등으로 나뉜다. 의류용도 심지어 기능성 의류용, 가죽용 등으로 나뉘기도 한다. 이렇게 세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투습 기능 때문이다. 고어텍스와 같은 기능성 의류와 텐트의 원단은 모두 방수 기능을 기본으로 하고 발수 코팅을 한다. 기능성 의류의 핵심은 방수와 투습이다. 방수는 물 입자보다 구멍이 작은 멤브레인으로 해결하고 수증기 형태의 습기는 멤브레인과 원단을 빠져나오도록 한다. 기능성 원단의 발수제는 물을 튕겨내면서도 습기가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

반면 텐트에 뿌리는 발수제는 좀 다르다. 텐트의 경우 일반적으로 플라이는 방수와 발수 처리를 다 하지만 방수에 더 초점을 두고 이너텐트는 통기성 때문에 발수처리에 무게를 둔다. 플라이에 뿌리는 발수제의 경우 투습 기능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실리콘이나 우레탄을 이용해 방수와 발수를 해결한다. 이런 발수제를 기능성 의류에 사용하면 투습 기능은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