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가 세상을 정밀묘사하다…인물·풍광
렌즈가 세상을 정밀묘사하다…인물·풍광
  • 글 사진 이두용 차장
  • 승인 2015.02.27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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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it Planar T* 32mm F1.8 (후지 X마운트)

인물의 속마음을 그리다
조리개가 밝은 렌즈는 인물이나 정물촬영에 많이 쓰인다. 원하는 피사체를 부각시키기 위해 보케 촬영(피사체의 앞이나 뒤를 흐리게 촬영)을 할 때 조리개의 개방값이 사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밝은 조리개를 가진 렌즈는 보케를 극대화 시킬 수 있어 원하는 피사체를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인물사진은 단순히 얼굴을 담아내는 작업이 아니다. 사람의 성격과 현재의 감정을 오롯하게 사진에 묘사할 수 있어야한다. 그 사람이 가진 고유의 눈웃음, 세월이 올라앉은 입가의 주름, 뭉툭하지만 자상한 인상을 주는 콧대 등 카메라와 마주한 대상의 장단점을 기록해야 한다.

국내에서 인물사진으로 손꼽히는 조세현 작가는 “사람을 찍을 때는 눈을 생생하게 담아내야한다”고 했다. 눈은 그 사람의 성격과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부위다. 조세현 작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살아있는 눈을 사진에 담아내면 그 사람의 마음을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피사체가 되는 대상이 지금 어떤 마음상태에 있는지 미세한 표정까지 담아낼 수 있다면 인물 사진은 정지된 화상이지만 비로소 살아있는 사진이 된다.

빛은 사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인물사진도 예외는 아니다. 광량이 좋은 주간이라고 해도 출사를 나갈 때는 휴대용 조명과 반사판을 챙기는 습관을 기르자. 빛이 좋을수록 역광으로 촬영하는 인물사진은 더 극적이다. 이때 조명은 극적인 상황을 보다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기회가 있다면 스튜디오 촬영을 통해 빛의 방향이나 강약을 반복해서 익히는 게 좋다.

Touit Planar T* 32mm F1.8 l A모드 l F1.8 l 1/80 l ISO 1600 l AWB
뮤지컬 ‘댄싱히어로(Strictly Ballroom)’가 열리던 호주 시드니의 리릭(Lyric)극장. 입구에 마련된 홀에서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재미있는 대화라도 나누는 듯 각기 다른 표정으로 마주한 두 팀과 그 뒤에 무덤덤한 표정으로 턱을 괸 여성, 바지 한쪽을 들어 뭔가를 확인하고 있는 중년 남성까지. 현장의 분위기가 재미있게 묘사됐다. 밝은 조리개 덕분에 실내에서 별도의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고도 동(動)과 정(靜)을 따뜻하게 담을 수 있었다. 자이스의 뛰어난 묘사력은 당시의 분위기를 영화의 스틸 컷처럼 표현했다.

현장의 분위기를 묘사하다
사진은 때로 동영상보다 강한 힘을 갖는다. 동영상은 소리와 동작을 담아내지만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인식을 주기도 한다. 사진은 정지된 한 장을 통해 동영상이 가지고 있는 현장의 분위기와 함께 프레임 밖의 보이지 않는 이야기도 상상할 수 있게 만든다. 아마도 정지된 화상에서 다음에 일어날 상황을 유추해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진은 보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나 평가가 동영상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담는 행위지만 반대로 보이는 상황의 특징을 보다 극대화 하거나 극소화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으로 북적이는 거리 분위기를 촬영하고 싶을 때, 적당한 거리에서 사람의 눈높이를 유지한 체 망원렌즈로 촬영하면 촘촘하게 들어찬 사람의 물결을 찍을 수 있다. 같은 상황이라 할지라도 눈높이보다 위쪽에서 광각렌즈로 촬영하면 느낌은 크게 반감된다. 물론 의도적으로 광각렌즈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현장감이 담긴 좋은 사진이란 어떤 것일까. 프레임에 등장하는 현장의 이야기가 사진에 담겨있는 사진을 말한다. 단순히 인물을 주목할 땐 인물사진인 포트레이트(Portrait)와 유사한 특징을 갖지만 현장과 분위기를 묘사하는 사진은 사실 다큐멘터리(Documentary)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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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눈으로 세상을 묘사하는 렌즈
DSLR이 세상에 등장하고 가격이 눈높이를 낮추면서 세상은 디지털카메라의 춘추전국시대가 됐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말이면 사람이 모이는 곳 어디를 가도 DSLR을 든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당시 조리개 밝기가 좋은 단초점렌즈의 인기는 대단했다. ‘여친렌즈’라는 이름으로 연인과 가족 등 인물을 촬영하기 위해 밝은 조리개의 렌즈를 구입하는 사람이 많았다.

오늘 소개할 Touit Planar T* 32mm F1.8 렌즈는 자이스에서 만든 미러리스 전용 단초점렌즈다. 32mm지만 APS-C규격이라 35mm로 환산하면 48mm의 초점거리를 가진다. 사람의 눈과 거의 비슷한 화각이다. 촬영자가 실제 눈으로 보는 것처럼 뷰파인더를 보며 촬영할 수 있다.

조리개는 F1.8로 훌륭하다. 보케를 이용해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고 싶을 때 조리개를 개방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자이스의 묘사력은 보케의 표현에서도 따뜻함과 섬세함이 묻어난다. 보다 디테일한 묘사를 원할 땐 조리개를 조여서 촬영한다. 사진의 심도가 깊어지면 현장 전체의 분위기를 보다 생생하게 담을 수 있다. 자이스의 T* 무 반사 코팅은 다양한 상황에서 반사를 억제해 보다 또렷한 사진을 만들어준다.

Lens Information

초점 거리 32mm
조리개 F1.8~22
최단초점거리 0.3m
렌즈구성 5군8매
필터구경 52mm
크기 E 마운트/72mm, X 마운트/76mm
무게 E 마운트 200g, X 마운트 21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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