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갑이다…락클, 카란카9
나는 장갑이다…락클, 카란카9
  • 서승범 차장 |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5.02.2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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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비 리뷰 | 손바닥 부분에는 방수처리 된 염소 가죽을 사용해 촉감 뛰어나

장갑은 기어일까? 아웃도어에서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들이 들어갔다면 장비이고 예쁜 색상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승부를 거는 장갑은 그저 패션 아이템일 뿐이다. 락클Roeckl의 겨울용 장갑 카란카9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장비에 속한다고 하겠다. 1839년에 탄생한 락클 스포츠는 가족 경영회사로 스키 장갑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승마와 스키 분야에서 인기가 무척 좋다. 카란카9은 아웃도어 라인의 장갑이다. 카란카9을 소백산행에서 사용해보았다. 생각보다 따뜻했고 예상대로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완벽하기엔 소백산 칼바람이 좀 셌다. 

▲ 이 장갑은 손가락 부분의 생김새가 이미 곡선이다. 직선이나 곡선이나 얼마나 차이가 있겠냐 싶지만 오랜 산행이나 아웃도어 활동으로 힘이 빠진 상태라면 그 작은 차이가 크게 다가온다. 편안하게 쉴 때도 자연스러운 손가락의 모양새와 맞아떨어져 좋다.

▲ 직접 피부에 닿는 내피는 고어사의 윈드스토퍼다. 일단 무척 부드럽다. 착용감은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정도. 윈드스토퍼의 특성상 보온성이 좋으면서도 통기성 또한 탁월해 손발에 땀이 많은 체질임에도 오랜 시간 산행 동안 보송보송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 손바닥 부분에는 염소 가죽이 대져 있다. 방수 처리가 되어 있어 눈밭에 꽤 손을 짚었는데도 전혀 물기가 스미지 않았다. 방수 기능보다 좋았던 건 부드러운 촉감. 굳이 맨손으로 만질 일은 없겠지만 스틱의 손목걸이끈까지 얼어서 뻗뻗해지는 상황에 처음 상태처럼 부드러운 미소를 잃지 않더라.

▲ 염소 가죽은 손가락 끝을 지나 손톱 부분을 덮은 다음 끝난다. 재봉선을 손 끝에 두지 않은 이유는 실이 오가는 미세한 틈으로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산행하는 동안 능선에는 꽤 차가운 바람이 불었는데 손은 시렵지 않았다. 다만 움직이지 않고 휴식을 취할 때까지 보호해주진 못했다. 약지손가락 관절 부분의 고무줄(원)은 장갑을 벗을 때 무척 유용하다. 장갑의 구조상 네 번째 손가락 가운데 부분을 잡아당기면 여러 손가락 잡아당길 필요 없이 한 번에 장갑을 벗을 수 있다. 고무줄이기 때문에 잘 늘어나 장갑 낀 손으로도 잡기가 쉽다.

▲ 이중 조임끈. 손목에서 한 번 조이고 장갑 끝에서 다시 한 번 조인다. 손복 부분은 밴드로 처리해 자동으로 적당한 조임이 느껴지고 끝단은 고무 스트링을 당겨 스스로 조여야 한다. 다만 이 정도 장갑을 껴야 하는 계절이라면 산행할 때 적당한 두께의 재킷을 입기 마련인데 재킷 위로 끝단을 조이기에는 통이 좁아서 아쉬웠다.

▲ 가위바위보 하는 게 아니다.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에는 가죽이 덧대져 있고 그 사이에 전도체가 있어 스마트기기를 활용할 수 있다. 엄동설한에 바깥에서 게임하자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 앱으로 아웃도어 활동을 기록할 때 장갑을 벗을 필요가 없다는 거다. 다만 끝이 아니라 가운데 부분만 터치가 되기 때문에 글자를 입력할 때는 에러가 좀 있는 편이다.

▲ 장갑 끝단에서 길게 늘어진 부분이 스틱걸이다. 장갑과는 버클로 연결되어 있다. 버클을 풀어 스틱과 연결해 다시 버클을 채우면 위급한 순간 스틱을 놓쳐도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 스틱 손목걸이와 기능이 겹친다. 스틱을 능숙하게 사용한다면 빼놓고 다녀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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