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티볼리
기사회생…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티볼리
  • 서승범 차장 | 사진제공 쌍용자동차
  • 승인 2015.02.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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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개발한 e-XGi160 가솔린 엔진 장착…동급 최고 고장력 강판 사용

‘X-100’이라는 프로젝트 이름으로 떠돌던 차가 현실에 나타났다. 여러 차례 외국의 모터쇼에서 선보이며 꽤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양산가능성은 반반이었다. 지난해 가을 양산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1월 13일 ‘티볼리’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2011년 코란도C를 선보인 지 4년만의 일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다운사이징의 영향으로 배기량은 1.6으로 낮췄다. 대신 차체 강성을 강화했다. 71.4%에 고장력 강판을 썼고 초고장력 장판 역시 40%에 이른다. 동급 최고라고 한다. 이밖에도 생김새나 쓰임새, 성능을 보면 매력적인 구석이 많다. 값도 상당히 착한 편이다. 차근차근 살펴보자.

우선 생김새. 강인함의 미학과 리드미컬한 모션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고 하는데 이런 거야 수사적 표현일 뿐, 승부는 실제 차를 봐야 갈린다. 눈길을 끄는 건 차의 색깔을 투톤으로 고를 수 있다는 점이다. 루프와 아웃사이드 미러, 리어 스포일러에 포인트라, 미니의 흔적이 느껴진다. 이미 시승기를 통해 미니 컨트리맨과 닮았다는 후기들이 올라왔다.

단순히 생김새만 닮은 게 아니다. 미니가 정말 미니카 같은 쿠퍼를 기반으로 5도어, SUV로 라인업을 확장하듯 소형 SUV인 티볼리를 기반으로 쿠페나 다른 라인업으로 확장하고 싶은 모양이다. 새차 발표회장에서 이유일 사장은 동급인 QM3와 트랙스뿐 아니라 미니를 언급하며 티볼리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몇 가지 플랫폼에 껍데기만 다양하게 씌운다고 될 일은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티볼리의 실내를 보면 많이 공을 들인 모양새다. 난해했던 카이런-코란도의 흔적은 없다. 눈에 띄는 건 다양한 색깔의 시트 구성. 감각적이다. 마음에 드는 건 HDMI 입력 단자를 통해 스마트 기기를 그대로 7인치 디스플레이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온도 · 풍향 · 풍속을 운전자 취향에 따라 3개 모드까지 저장할 수 있도록 한 건 유난보다는 배려에 가깝다. 2열 열선시트는 이제 기본사양이 된 것 같고, 운전석에는 고급사양인 통풍 시트가 달려 있다. 스티어링휠의 열선도 당연한 듯 들어가 있다.

엔진. e-XGi160 가솔린 엔진은 3년 동안 개발해 티볼리에 처음 시도하는 엔진이다. 최고 출력 126, 최대 토크 16.0이다. 수치 자체도 조금 아쉬운 감이 있고, 최대 토크가 발휘되는 것도 4,000rpm으로 다소 높다. 복합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12.0km/L다. 변속기는 아이신사의 6단 자동변속기다.

이미 우수한 성능이 입증된 변속기고 변속기로 말이 많았던 코란도C에도 올해부터 적용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미니의 변속기도 아이신 6단 변속기다. 가장 매력적인 건 가격이다.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1,795만원부터 시작한다. LX모델은 2,220~2,347만원 선이다.

정확히 두 달 전 대법원은 쌍용자동차의 전직 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쌍용자동차의 손을 들어주었다. 당시 정리해고가 합법적이라는 얘기다.

두 명의 노동자가 다시 쌍용자동차 굴뚝으로 올라갔고 회사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의 마힌드라 회장은 노동조합과 만나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갈 길은 멀고 넘어야 할 고개는 많으며 풀어야 할 해묵은 숙제도 많다. 잘 해결되길 바란다. 티볼리의 역할이 참 크다. 다행히 사전계약 반응은 좋은 편이다. 상반기에 롱바디와 디젤 모델이 나오면 더 좋아질 수도 있겠다. 신의 한 수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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