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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빙벽축제 취소 배경…구조대와 사무소 입장 충돌구조대 “허가 가능하다 해놓고 나중에 딴 소리” vs 사무소 “안전을 먼저 고려한 조치”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5.02.17 15:45
  • 호수 117
  • 댓글 1

설악산 빙벽축제 취소 배경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설악산 관리사무소(이하 사무소)가 대회허가서 교부발급을 계속 미뤄서 발생한 사태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 설악산 빙벽축제가 열릴 예정이었던 토왕성폭포. 사진 박성용 부장

축제 주관단체인 설악산구조대(이하 구조대)는 13일 밤 본지에 보낸 ‘축제 취소 경과보고와 입장’에서 “지난해 12월초 유선을 통해 공단(사무소)에 (허가 여부) 이를 문의하였는데, 공단에서는 별 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허가 가능 취지의 구두 답변을 하였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보기

이에 축제 주최 측인 속초시가 사무소에 허가서 교부발급 협조공문을 2014년 12월 29일과 올 1월 12일 두 차례에 걸쳐 발송하였지만 회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조대는 “1월 19일 사무소가 주관하는 빙벽축제 관련 유관기관회의(사무소·속초시·설악산구조대·신흥사·환경단체)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대회 개최를 결정했다”고 주장하였다.

   
▲ 대회에 필요한 각종 장비들을 메고 토왕골로 떠나는 설악산구조대원들. 사진 설악산구조대
이어 “대회 진행 방법에 대해서는 인원 제한을 두지 않지만 비룡폭포 하단에서 오전 10시 이후에는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면서 “그 이전이라도 기상 상황을 고려하여 안전상의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허가를 취소하기로 해 사실상 대회 개최를 허가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합동안전점검(설악산사무소·속초시·구조대)이 열린 2월 10일에도 허가서가 발급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속초시 관계자가 “왜 지금까지 소장 허가가 나지 않았냐”며 따지자 사무소 직원은 “왜 나한테 그러냐. 소장이 안 해주는데 어떻게 하냐”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사무소 측은 구조대가 비룡폭포 사면 오르막에 설치 중인 안전작업도 허가가 나지 않았다며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과보고에 따르면 이날 하산 직후 사무소에서 열린 회의에서 구조대는 “이미 대회 허가가 난 상황이었고, 기상 상황에 따라 안전상에 문제가 있다면 취소하기로 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사무소 관계자는 “전임자와 협의한 사항은 잘 모르겠고, 아직 허가가 난 것은 아니었으며 오늘 최종 점검을 통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구조대가 “산에서 열리는 대회 특성상 사전에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이 동원되었는데 그간 아무런 통보도 안 하다가 이제 와서 허가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치에 맞느냐”고 지적하자 사무소 관계자는 “절차상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 추락 방지를 위해 비룡폭포 상단 지점에 설치한 안전펜스.

한편 사무소 관계자는 “전문산악인들의 주장과는 달리 사무소 입장에서는 올해 토왕골 상태가 일반 등산객들에게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예전에도 선수들만 모여서 대회를 치른 적이 있어 그런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구조대 관계자는 “지금보다 더 안 좋은 상황에서도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면서 “안전펜스와 고정로프 설치를 비롯해 빙벽을 깎아 계단을 만들고 안전요원 배치 등의 조치로 충분히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번 대회 취소로 인해 구조대와 속초시는 금전적 손해도 입었다. 구조대는 약 3주에 걸쳐 동원한 연인원 40명의 인건비와 안전장비 구입 등 500~600만원의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될 처지에 놓였다. 이 비용은 시 예산 지원으로 충당될 예정이었다. 속초시가 약 200만원을 들여 제작한 각종 홍보물들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또한 구조대는 토왕성폭 하단에 설치한 로프, 안전펜스, 고정로프 등의 장비들을 철수하기 위해 대원 10명을 동원하였다.

속초시 관계자는 “올해 날씨가 예년에 비해 눈도 덜 오고 춥지도 않아 추진하기에 좀 애로사항이 있었다”면서 “사무소에 대회 허가서를 빨리 달라고 독촉했지만 안전점검 하는 날까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미루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무소의 허가가 나면 내년에도 빙벽축제는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설악산 사무소가 설치한 비룡폭포 코스의 ‘출렁다리’.

한편 대회 취소와 관련해 백상흠 관리소장은 서상훈 강원산악연맹 회장에게 “유관기관들과 협의해서 대회를 취소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백 소장이 취소 배경과 과정은 생략하고 책임만 회피하려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서 회장은 “사무소 직원들은 위에서 결정하는 대로 한다. 갑의 위치에서 협의하는 것과 대등한 입장에서 하는 협의는 다르다”고 꼬집었다.

서 회장은 또 “안전을 강조하는 사회분위기에 편승해서 제일 쉬운 방법인 ‘안 하면 일단 사고는 안 난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어서 사고예방을 위한 교육과 안전조치 등의 다양한 방법은 모색하지 않는다”면서 “여러 경로를 통해 시정해줄 것을 건의하고 또 항의도 해봤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아쉬운 심정을 토로했다. 또 “백 소장이 부임한 뒤 암장폐쇄, 출입금지 등 설악산 관리와 운영방식이 많이 변해서 행정 절차의 간소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 또한 수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성용 부장  bombom@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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