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빙벽축제취소…‘선수만 가라’ vs ‘그럼 의미 없다’
설악산 빙벽축제취소…‘선수만 가라’ vs ‘그럼 의미 없다’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5.02.1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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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사무소의 일반인 토왕골 출입 제한 조치에 산악구조대 거부…3년째 대회 무산

14일 열릴 예정이던 설악산 빙벽축제가 돌연 취소되어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축제 주관단체인 설악산구조대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설악산 관리사무소가 축제 4일을 남겨놓고도 일반 등산객들의 토왕성폭 출입 허가를 내주지 않아 10일 오후 4시쯤 고심 끝에 대회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 14일 열릴 예정이던 설악산 토왕성폭 빙벽대회축제가 출입 제한 조치에 막혀 취소되었다. 사진 박성용 부장

반면 설악산사무소 자원보전과 이천규 과장은 “적설량이 예년에 비해 부족하고 토왕골 결빙상태도 불량해서 일반인들이 가기에는 길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만 모여 행사를 치르자는 제안을 했지만 설악산구조대가 이를 거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설악산 토왕성폭포. 사진/ 설악산구조대
이에 설악산구조대 강태웅 대장은 “토왕골 등산이 처음인 담당직원이 과연 이런 결정을 내릴 만한 안목과 경험을 갖췄는지 궁금하다”며 “정말로 등산로가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구조대가 먼저 대회를 하지 말자고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눈이 없는 해에도 대회는 열렸으며, 관중이 없는 대회는 취지에도 맞지 않고 또 의미가 없어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토왕골 얼음이 얇아서 밟으면 깨진다는 이천규 과장의 말에 강 대장은 최근에 찍은 사진들을 제보하면서 “토왕골은 현재 일반 등산객들이 올라와도 괜찮은 상태”라며 “애초부터 설악산사무소는 이 대회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면피성 발언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천규 과장은 “관리소장님 방침이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에게만 출입을 허가한 것”이라면서 “토왕골을 개방하면 약 2천명의 일반 등산객들이 올라오는데 이들의 안전문제를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제18회 토왕성폭 빙벽등반축제는 과거 순위 다툼을 벌이는 기록경기 대신 친환경대회로 치르기 위해 규모 축소, 다양한 경기방식 등을 도입할 계획이었다. 이로써 설악산 토왕성폭 빙벽대회는 이상기온, 폭설에 이어 이번에는 출입 제한에 막혀 3년째 대회 개최가 무산되었다.

▲ 설악산 구조대는 현재 토왕골 상태는 일반 등산객들이 올라와도 괜찮은 상태라고 했다.
▲ 설악산사무소는 빙벽축제에 일반인들은 막고 선수들에게만 출입 허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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