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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설의 절정에서 질주하다
자연설의 절정에서 질주하다
  • 글 사진 이두용 차장
  • 승인 2015.01.30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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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루스츠리조트

겨울을 만끽하기 위해 떠나는 해외여행지로 일본 홋카이도는 늘 1순위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서 주인공 엘사가 살고 있는 겨울왕국을 쏙 빼닮은 홋카이도의 겨울. 애니메이션의 실사판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많은 눈이 내리고 그만큼 아름답다. 자연설이라 더 없이 포근한 홋카이도의 겨울, 그 속으로 스노우보드를 즐기러 떠났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이 좋다
겨울에 내리는 눈이라면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도 적은 양은 아니다. 겨울이 없는 나라와 겨울에도 눈이 내리지 않는 나라를 제법 다녀본 터라 개인적으로 우리네 겨울이 좋았다. 달력을 한 장씩 넘기다보면 마지막 장 즈음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겨울. 제법 쌀쌀맞긴 하지만 눈 소식이라도 있으면 여간 반갑지 않았다.

홋카이도에 도착하던 날 막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풍광은 우리나라의 겨울과 비슷했다. 사실 곳곳에서 만나는 일본어 문구를 제외하면 한국에 있는지 일본에 와 있는지 구분이 안갈 정도였다. 하지만 첫날밤을 보내고 이른 아침 숙소의 창문을 열었을 때, ‘와!’하며 탄성을 질렀다. 달랐다. 우선 눈의 양이 달랐다. 어젯밤까지 창밖으로 보았던 리조트의 야트막한 언덕들이 온대간대 없이 사라지고 세상은 평온한 겨울왕국으로 변해있었다.

눈 내린 풍광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낯선 눈 풍광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눈은 쉼 없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사실 홋카이도의 눈은 이제부터 시작이란다. 지금까지는 오히려 겨울 가뭄이었다고. 1월을 지나면서 홋카이도에는 몇 m씩 눈이 쌓이기도 한단다. 전 날 리조트 담당자에게 들었던 얘기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사람의 키를 훌쩍 넘기는 눈이 보지 않고도 상상된다.

폭설이 내리면 불편을 겪는 사람도 제법 있을 텐데 하염없이 내리는 눈이 당장은 마냥 좋았다. 어린 시절 첫눈이 내리면 설레던 그 마음처럼 미소가 절로 났다. 밖으로 나가기 위해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아홉 남자들의 일체감이 좋다
이번 홋카이도 여정은 일본정부관광국과 지금 머물고 있는 루스츠리조트, 일본 스키여행 전문 여행사 일본스키닷컴의 협찬으로 진행됐다. 국내의 신문사와 잡지사 등 미디어와 스키, 스노보드 마니아 등 9명이 초청을 받았다. 한국을 떠나기 전엔 몇몇을 제외하곤 일면식도 없는 터라 인사만 하곤 시큰둥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남자 아홉의 궁합이 잘도 맞았다. 척하면 척이고 쿵하면 탁이랄까. 모일 때마다 각자의 이야기가 어느새 모두의 이야기가 되곤 했다.

이번 여정은 홋카이도 스키·스노보드 팸투어. 자연설이 휘감은 리조트에서 오롯하게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일정이었다. 한국을 떠날 땐 ‘나 말고도 누군가 초보가 있겠지’ 했다.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9명 중 ‘설마 스키와 스노보드 초보가 나 하나겠나’ 싶었다. 하지만 예상은 완벽하게 무너졌다.

스노보드를 그저 탈 줄만 아는 나를 제외하면 나머지 멤버들은 스키와 스노보드의 달인들이었다. 산 아래서 리프트를 타고 출발지인 정상까지는 함께 올라가지만 출발하기가 무섭게 난 혼자가 됐다. 돈독해진 건 돈독해진 거고 라이딩은 라이딩이었다. 순간순간 긴 슬로프에 혼자가 된 듯 고독이 날아들었다.

국내에서도 즐길 수 있는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일본까지 타러 오는 이유는 딱 두 가지라고 한다. 자연설이 풍부한 곳에서 인공을 가미하지 않은 산의 능선을 따라 내려오며 라이딩을 즐기고 싶어서. 다른 하나는 사람이 거의 없어 사고의 위험 없이 일행과 오붓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어서란다.

즐길 거리가 다양해서 좋다
사실이었다. 사람이 없었다. 한국에서 스노보드를 타다가 넘어지면 몇 초도 되지 않아 양 옆으로 끊임없이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지나간다.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슬로프에 사람이 많다.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했던가. 시즌이 한창인 국내 스키장은 눈 반에 사람 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루스츠리조트에서 스노보딩을 하며 느낀 것은 의외의 고요함이었다. 한참을 내려가다 한 번 넘어져도 뒤에 올 사람과 부딪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어떤 땐 넘어졌다가 한참 누워 있어도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 이따금 한 번씩 지나가는 스키어가 위협적이기보다 반가울 정도였다. 일본 스키장을 종종 찾는 일행의 말에 의하면 대부분 이곳과 비슷하다고 했다.

이곳 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한국보다 사람이 적긴 하지만 늘 이렇지는 않다고 한다. 아직은 본격적인 시즌 전이라 찾는 이가 적어서이기도 하고 넓고 다양한 시설 때문에 방문객이 곳곳에 분산돼 더 적어보이는 것이라고. 루스츠리조트는 사실 많이 넓었다. 주위를 둘러싼 868m의 이스트와 715m의 웨스트, 994m의 이솔라 등 3개의 산에 슬로프만 총 37개 코스에 달한다. 슬로프 길이만 합쳐도 총 42km라고 하니 놀랄 수밖에.

더욱이 겨울 내내 충분한 양의 눈이 내려서 언제 방문해도 자연설 위에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눈도 보통 눈이 아니다. 일명 파우더라고 부르는 수분함량이 적은 건설(?雪). 잘 뭉쳐지지 않아 눈사람을 만들 땐 힘들지만 눈을 헤치며 질주할 수 있고 넘어져도 다치는 일이 적다. 초보자인 내겐 상급자 코스에 도전해 라이딩을 즐기고 마음껏 넘어질 수 있어서 좋았다. 실제로 한 번은 허공에 붕 떠서 어깨로 땅에 곤두박질 쳤는데 잠시 뻐근하기만 할 뿐 전혀 다치지 않았다.

다음을 기대할 수 있어서 좋다
3박4일의 짧은 여정. 그 중 설원을 질주하는 경험은 2일뿐 이었다. 초보인 내게는 아쉬움이 더욱 컸다. 시간을 좀 더 쪼개서 한 번이라도 더 리프트에 몸을 싣지 못한 것이 후회로 남는다. 꼭 라이딩이 아니더라도 설국으로 변한 리조트 주변을 걸어보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셔틀버스에 오르는데 그제야 ‘아차’싶다.

차창 밖으로 지나는 홋카이도의 풍광이 일본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장면처럼 아름다웠다.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아련하다. ‘꼭 다시 오자’는 다짐만 반복했다. 일본을 많이 왔다고 자부했던 내게 겨울 홋카이도는 익숙하지만 다른 경험을 선물했다. 분명 그립게 될 게 뻔한. 그래서 누군가에게 겨울을 얘기하고 눈에 대해 말할 때 빼놓지 않는 소재가 될 추억이 되었다.

겨울을 반기는 사람이라면 홋카이도에 주목해보자. 홋카이도에만 수십 개의 스키장과 리조트가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이 중 루스츠리조트는 홋카이도 최대 시설로 이스트, 웨스트, 이솔라 산에 총 37개의 슬로프가 있다. 코스 길이만 총 42km. 스키장을 제외하고도 리조트 내에 놀이공원을 방불케 하는 테마파크와 쇼핑센터가 있고 천연온천과 실내수영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췄다. 이밖에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레스토랑도 먹는 즐거움을 더한다. 시즌 2014년 11월 22일 ~ 2015년 4월 5일
루스츠리조트 en.rusutsu.co.jp/ko/

※협찬/ 일본정부관광국(www.welcometojapan.or.kr), 루스츠리조트(http://en.rusutsu.co.jp/ko), 일본스키닷컷(www.ilbons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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