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박자 천천히 쉬어가고 싶은 날…벽화마을 걸어보자
한 박자 천천히 쉬어가고 싶은 날…벽화마을 걸어보자
  • 이주희 기자
  • 승인 2015.01.23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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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동피랑마을, 서울 이화동, 수원 행궁동…따듯한 온기 느낄 수 있어

아침마다 콩나물시루 같은 빽빽한 지하철에 실려 떠밀리듯 출근한다. 퇴근길엔 세상의 모든 시름을 다 짊어진 양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집으로 기어들어간다. 너무나 빠른 삶의 속도에 놓쳐버린 풍경들이 아쉽다. 이제는 숨을 고르고 한 박자 천천히 쉬어갈 때다. 감성을 채워주고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벽화마을로 가보자. 준비물은 발걸음을 가볍게 할 운동화와 고운 그림들을 담을 카메라 한 대면 된다. 골목 구석구석에서 발견한 그림들은 따듯한 온기 덕분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어줄 것이다.

▲ 통영 동피랑 마을.

△통영 동피랑마을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 볼거리가 넘쳐나는 통영에서 당당히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곳이 바로 동피랑마을이다. 동피랑은 ‘동쪽에 있는 벼랑’이란 뜻. 한때 철거될 위기에 놓였었지만 2007년 벽화공모전을 열면서 바닷가 달동네는 아기자기한 벽화마을로 다시 태어났다.

담장에 그려진 그림들은 세련되거나 정교하진 않지만 따스하고 정감이 있다. 그래서 눈에 담으면 마음이 한결 아늑한 느낌이다. 언덕 꼭대기에 오르면 반짝이는 강구안 포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여기서 보는 풍경이 무척 서정적이다. 동호동 중앙시장 뒤편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 좁고 남루한 골목이 벽화 하나로 밝아졌다.
▲ 화사한 핑크색으로 치장한 조그만 가게.

△서울 이화동 벽화마을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이화동. 하지만 이화동의 시간은 느릿느릿 흘러가는 듯하다. 이화동 벽화마을은 2006년 ‘낙산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예술인들이 참여해 낡고 퇴색한 외벽에 그림을 그리고 곳곳에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생기발랄한 예술 마을로 탈바꿈했다. 천천히 마을을 거닐면 보물처럼 만나게 되는 색색의 그림들에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벽화마을은 혜화역에서 낙산공원을 찾아가는 이정표를 따라가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오후쯤 벽화마을을 둘러보고 해가 저물면 낙산공원에 올라볼 것. 사뭇 색다른 야경을 볼 수 있으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발관과 구멍가게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서울 이화동 벽화마을. 사진 이주희 기자

▲ 메마른 벽을 우아하게 걷는 낙타. 색색의 모자이크 타일을 붙여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 부부인 듯 보이는 남녀. 표정은 웃고 있지 않지만 왠지 모를 다정함이 느껴진다.

△수원 행궁동 벽화마을

행궁동 벽화마을은 70~80년대 골목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이곳을 걷노라면 어린 시절 아련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골목길에는 사랑의 쉼터길, 무지개 꽃길, 사랑하다길, 처음 아침 길, 뒤로 가는 길, 로맨스 길 등의 이름이 붙어 있고 그에 걸맞는 벽화들이 빼곡히 그려져 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익살맞고 재치 넘치는 그림들을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골목을 헤매게 될 것이다.

행궁동 벽화마을을 찾아가려면 북수동으로 검색해 찾아가면 된다. 벽화골목 주변에는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으므로 화홍문 근처에 차를 대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

▲ 수원 행궁동 벽화마을.

▲ 식당 옆의 벽화. ‘밥 먹고! 사진 찍고!’ 재치 있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 시커멓게 변해버린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 세련된 그림은 아니지만 화사한 색감으로 빙그레 미소 짓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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