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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승, 나의 제자
나의 스승, 나의 제자
  • 임효진 기자 | 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5.01.14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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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신체조건과 기량, 성장하는 모습 지켜보기

강기운
하프파이프 기술 중에 공중에서 데크를 손으로 잡는 ‘그랩’이라는 기술이 있어요. 제가 올라가서 데크를 못 잡자 강기운 선수가 저한테 ‘물을 한 컵 마실래, 한 바퀴 뛰고 올래, 맞을래’라고 묻더라고요. 맞거나 달리는 건 싫으니까 물을 마시겠다고 했죠. 그날 28잔을 마셨습니다. 그래도 도움은 많이 됐어요. 제가 실력이 느는 데 가장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죠.

권선우
99년생이에요. 여자 아이고요. 이 친구가 재능이 있어 보이니까 호산스님께서 다른 코치들에게 훈련을 시켜보라고 했어요. 근데 이 친구를 맡았던 코치들이 모두 두 손 두 발 다 들었어요. 성격이 매우 내성적이고 무뚝뚝한 성격이라서 눈도 잘 안 마주치고, 말을 걸어도 말을 잘 안 해요. 결국 이 코치, 저 코치한테 갔다가 안 되니까 마지막엔 스님이 저한테 보내셨어요. 아마 선우 집이 제가 있는 곳과 가까워서 그러신 거 같아요.

이 친구의 신체 조건이 스노보드 하기에 아주 좋아요. 근데 처음 만났을 때 스노보드에 대한 흥미를 잃은 상태였어요. 엄격한 훈련을 받으면서 아이가 재미를 잃어버린 거죠. 기술을 보여주고 해보라고 하면 무섭다고 뒤로 물러서고, ‘너 스노보드 타기 싫어?’라고 물으니까 타기 싫대요. 그래서 집에 가라고 했더니 그제 서야 타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죠. 우선은 체계적인 훈련보다는 재미를 찾아주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훈련 과정은 조금 늦어지더라도 웃긴 말로 재미있게 해주고, 스노보드도 놀듯이 탔어요. 스노보드가 얼마나 재미있는 건지 느꼈으면 했습니다. 그러니까 선우가 점점 재미를 찾아가면서 실력도 늘더라고요. 지금은 먼저 와서 괜히 때리고 장난도 잘 칩니다.

류회대
회대는 연철 같았어요. 잘 구부러지되 쉽게 부러지지 않는 철이요.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은 강철 같으면 안 됩니다. 연철 같아야 돼요. 그런데 회대가 그랬어요. 부딪히거나 넘어졌을 때 속으로 ‘골절상 이겠구나’ 생각하는데, 벌떡 일어나서 다시 신나게 보드를 타곤 했습니다. 몸이 타고 났다고 생각했죠. 재능이 많았습니다.

정말 기량이 뛰어난 선수였는데, 한 때 안탔던 게 안타까워요. 꾸준히 탔으면 지금 아마 세계적인 선수가 됐을 겁니다. 이렇게 얼굴 보기 어려웠을 거예요. 회대는 점수를 많이 따는 스타일이 아니라 자기가 갖고 있는 자신 만의 스타일이 있어요. 사진에 멋있게 나오고, 트릭에 강한 선수. 달마배 대회에서도 베스트 트릭상을 타고, 퍼포먼스가 뛰어나요. 원빵이라고 한번에 가장 높이 뛰는 선수를 가리는 대회에서 몇 년 동안 독보적이었죠.

김수철, 강기훈, 이덕문
1997년 남양주 봉선사에 있을 때였어요. 근처 스키장에서 인명 사고가 이어지자 기도를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스키장에 가서 기도를 해주었고, 스키장에서는 감사의 뜻으로 리프트 사용권을 몇 장 줬어요. 스노보드와 인연을 맺게 된 순간이었죠.

리프트 사용권을 받아서 스키장에 가서 보니 딱딱한 자세의 스키보다는 자유분방해 보이는 스노보드에 눈길이 더 갔습니다. 당시엔 보드를 타는 사람이 많지 않은 때였어요. 100명 중 1명 쯤 탔을까. 그때 가수 박진영 씨도 옆에서 배우고 했어요. 저도 스노보드 타는 친구들을 붙잡고 무작정 가르쳐달라고 했죠. 그때 저에게 스노보드를 가르쳐줬던 아이들이 이덕문, 강기문 코치, 김수철 현 스노보드 국가대표 코치입니다. 우리나라 프로 1세대죠. 그 이후에는 하루 1시간 이상씩 2년 동안 꾸준히 탔습니다. 캐나다, 스위스, 뉴질랜드 등으로 해외 훈련을 다녀오기도 했어요.

류회대
2002년 제 8회 KSBA 스노보드 대회 H/P 주니어 1위 합계 5위
2003년 제10회 KSBA 스노보드 대회 H/P 1위
2005년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출전, 85회 전국 동계 체육대회 H/P 1위
2006년 묵일배 H/P 1위
2007년 지산오픈 H/P 1위, 달마오픈 원포인트 부문 1위
2010년 버튼클래식, 대명오픈, 달마오픈 H/P 결승

보딩 경력은 총 19년, 하프파이프 17년차 프로 선수다. 호산 스님을 만나 스노보드를 처음 접한 후로 현재까지 선수로 활동 중이다. 현재 웰리힐리파크에서SLcrew로 지도자겸 선수로 활동하며, 하프파이프 입문, 중급, 상급을 강습한다.

호산
경남 진주 출신의 호산 스님은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 태권도를 익혔고 무술하는 스님을 보고 14살 때 출가를 결심했다. 강화도에서 군 복무를 한 뒤 봉암사·해인사 등의 선방에서 수행 정진했다. 얼마 전까지 경기도 양평 용문사 주지를 맡았다가 지금은 서울 수국사 주지를 맡고 있다. 스노보드와의 인연은 1996년 봉선사 재무국장으로 있을 때 시작됐다.

2002년부터는 국내 최장수, 최대 규모의 달마배 전국 스노보드대회를 열고 있다. 2009년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월드컵에도 출전할 만큼 스노보드 실력도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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