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 이철규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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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 Letter

찬바람에 이리저리 낙엽이 휘날리는 가을은 쓸쓸함이 밀려오는 시간이다. 여름철 왁자 지껄하던 캠프장에 찬바람만이 날릴 때면 그 많은 캠퍼들이 다 어디로 갔나 싶다. 또 밤이면 찬바람에 비벼대는 나뭇가지 소리가 사람들의 속삭임으로 들려 문득 잠이 깨곤 한다. 행여 친구라도 왔을까 싶은 밤, 만추의 밤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들을 새겨가는 시간이다. 때론 즐거움으로 때론 아쉬움으로 남은 시간들이지만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소중한 삶들이다.  사실 우리의 삶은 앞만 보고 달리는 일에만 몰두해있다. 늘 같은 시선과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주변의 소중한 것에는 신경 쓸 겨를도 없었던 삶이다. 낙엽이 수북이 쌓인 늦가을의 캠프장은 지난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과 소원함을 정리하는 최고의 장소다. 늘 자신의 벗이 되어주기에 무촌인 나의 한쪽과, 두 사람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또 다른 나, 늦가을은 내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하며 지난 시간들을 곱씹으며 하나하나 되새겨 보는 시기다.

온 가족이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 삶의 뒤안길을 둘러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데 반드시 거쳐야 할 시간들이다. 때문에 가을 캠핑은 가족 간의 사랑을 키우는 지름길일지 모른다. 살과 살을 맞대고 함께하는 시간들을 통한 나눔, 그것이 캠핑의 즐거움이다.  늦가을 다 떨어진 나무 아래 자리한 가족들을 보면 늘 이런 생각이 든다. ‘저들은 참 행복한 사람들이다’고 가족이 함께 공유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속에서 가족의 사랑과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는 아이들, 그곳에서 지식을 얻지 못한다 해도 그들은 행복하다. 교육이란 늘 색다른 지식을 얻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진정한 교육이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누굴 이기고 제압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데 있다. 꼭 책상에 앉아 영어 단어를 하나 더 외우고, 수학 공식을 한번 더 익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세상에는 사랑 외에도 더 중요한 것들이 많다고 했던 밥 딜런 처럼 세상은 지식 이외에도 배우고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겨울의 길목에 자리한 11월, 캠프장의 밤은 대지의 어머니를 찾아가는 낙엽들이 날려 더욱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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