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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등산로는 ‘데크공화국’…총 연장 29.2km 달해올해 탐방로 정비사업 158억원 책정…산악인들 “무분별한 공사 반대” 주장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5.01.06 10:25
  • 호수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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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국립공원 탐방로 가운데 데크 설치 구간은 29km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은 본지가 요청한 제출 자료에서 “국립공원 전체 탐방로 563개 노선 1,866km 중 데크 설치 현황은 2014년 12월 기준 총 29.2km”라고 밝혔다. 공단이 전국 국립공원별로 탐방로상의 데크 설치 연장 거리와 누계 수치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소백산 정상 능선을 덮은 데크. 사진 박성용 부장

공단 자료에 따르면 데크 설치 구간이 가장 많은 국립공원은 북한산(도봉산 포함)으로 약 3.7km로 나타났다. 이어 설악산 3km, 소백산 2.9km, 월악산 1.8km, 지리산 1.7km 순으로 조사되었다. “국립공원 탐방로 관리매뉴얼”에 따르면 데크 설치 기준은 ‘훼손된 탐방로 또는 초지의 원상회복 등을 위하여 탐방객들의 동선유도가 꼭 필요한 지역’이라고 못 박고 있다.

그러나 산악단체와 환경단체들은 불필요한 곳에까지 무분별하게 데크를 설치해 오히려 환경훼손이나 무질서의 원인이 되는 예산 낭비 사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대학산악연맹 김동수 자문위원은 “공단이 자연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원이 들어오고 또 조금만 험하다 싶은 구간에 데크를 까는 기존 방식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자문위원은 또 “데크를 어느 곳에 깔아야 하는지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은 예산 낭비이자 흉물사업”이라면서 “외국인들도 등산로에 데크가 너무 많다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데크공화국’”이라고 비판했다.

   
▲ 최근에 데크를 설치한 북한산 의상봉 구간. 사진/ 국시모

   
▲ 설악산 울산바위 전망대 가는 길에 새롭게 설치한 데크.
서울시산악연맹 서우석 이사는 “공단은 국립공원 운영과 관리를 ‘등산’ 대신 ‘탐방’ 개념으로 보고 있어 데크 같은 안전시설물을 많이 설치하는 것 같다”며 “협곡 같은 어쩔 수 없는 구간에 설치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다른 대안은 찾지도 않은 채 벌이는 무분별한 공사는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 이사는 “미국 등 외국의 국립공원이나 고산지대를 여러 군데 다녀봤지만 우리처럼 인공적인 안전시설물은 거의 보지 못했다”면서 “공단이 가장 편하고 또 책임 소재를 회피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 같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공단 공원시설부 김동수 과장은 “데크 설치는 최소화하는 방침”이라면서 “데크 상판에 까는 폐타이어 매트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천연소재인 황마 매트를 시범적으로 깔고 있다”고 해명했다.

산악인들은 “위험한 구간마다 데크를 깔고 쉽게 등산을 하다보면 나중에 안전구조물이 없는 험한 구간에선 대처 능력이 떨어지고 체력 관리도 제대로 안 돼 조난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하산시 계단식 데크는 무릎에 하중이 많이 가해져 일반 산길보다 피로도가 더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동수 과장은 “공단도 요즘 데크 공사를 자제하는 분위기”라면서 “철난간, 와이어 설치 등으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했다.

   
▲ 국립공원 탐방로 관리매뉴얼.
그러나 공단은 답변과 달리 데크 공사를 꾸준히 해오고 있어 궁색한 변명처럼 들린다. 북한산 의상봉 구간에 지난해 데크를 설치한 것.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관계자는 “데크가 일정 부분 긍정적 역할을 하기도 하겠지만 왠지 데크로 국립공원을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탐방로 정비사업비는 2012년 40억, 2013년 55억, 2014년 91억 등 지난 3년 동안 모두 186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탐방로 정비사업비에는 데크 공사비가 포함돼 있지만 정확한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다. 하지만 예산이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데크 공사비도 그만큼 증가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도 탐방로 정비사업 예산은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된 158억원이 책정되었다. 공단 관계자는 “올해도 작년과 같은 91억원을 신청했는데, 국회에서 마지막에 추가 증액 예산이 반영돼 대폭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증액 예산 중 20억원은 속리산국립공원 내 대야산 탐방로 정비사업으로 잡혀 있다. 이는 문경·예천 지역구 출신인 이한성 의원의 특별 요청이 반영된 예산으로 알려져 지역구 챙기기 선심성 사업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공단 관계자도 “대야산은 우선 순위가 급하지 않은 구간이지만 예산이 편성돼 탐방로 정비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백두대간 조령산 구간의 데크 설치 공사.

한편, 데크 설치에 들어가는 자재는 구리, 알킬계화합물로 처리한 ACQ 방부목으로 밝혀졌다. 미국·캐나다 등 북미에서 주로 사용하는 이 방부목은 비소 등 중금속이 없는 친환경 목재로 가격은 고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관계자는 “90년대 중반부터 CCA방부목재를 사용하다가 1999년도에 인체유해성 논란이 되어 2005년부터 환경영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ACQ 처리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 “CCA 방부목은 가격이 저렴한 반면 구리, 크롬, 비소화합물 등이 들어가 2004년 미국에서 전면 사용 금지가 내려지고,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부와 산림청에서 취급주의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전국 국립공원 탐방로상 데크 현황

사무소명 탐방로
연장
데크연장 사무소명 탐방로
연장
데크연장
지리산 143 1.003 주왕산 70.9 1.201
지리산 북부 53.5 1.705 태안해안 6.58 1.356
지리산 남부 34.2 0.076 다도해상 102.12 1.061
경주 96.3 0.262 다도해상 서부 43.44 0.299
계룡산 55.5 1.644 치악산 54.0 1.747
한려해상 14.5 0.228 월악산 72.70 1.812
한려해상 동부 83.56 0.877 북한산 139.72 2.9
설악산 107.86 3.008 북한산 도봉 76.95 0.818
속리산 128.1 1.264 소백산 67.61 1.434
내장산 41.1 0.628 소백산 북부 33 1.5
내장산 백암 22.6 0.021 월출산 26.13 0.139
가야산 32.69 0.945 변산반도 49.5 0.126
덕유산 79.8 0.565 무등산 106 0.751
오대산 68.2 1.262 무등산 동부 59 0.581
  ※자료/ 국립공원관리공단. 단위/ km. 2014년 12월 기준.
 

박성용 부장  bombom@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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