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야영장 폐쇄 간담회①…“근거 자료 너무 미흡하다”
인수야영장 폐쇄 간담회①…“근거 자료 너무 미흡하다”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4.12.3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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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을 환경훼손, 안전사고 주범으로 모는 동영상에 자극…고성과 험악한 분위기

“산악인들을 왜 환경훼손, 안전사고 발생의 주범으로 몰아 가냐!”
국립공원 북한산 관리사무소와 산악단체 간담회가 30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정릉동 북한산 사무소 별관 2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북한산 사무소에서는 이상배 소장을 비롯 박병국 탐방시설과장, 최병기 자원보전과장, 윤지호 도봉탐방시설과장 등이, 산악단체에선 대한산악연맹, 서울시산악연맹, 한국산악회, 한국대학산악연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밖에 북한산 경찰산악구조대 김창곤 대장, 산림청 서울국유림관리소 정삼녀 재산관리1팀장이 참석했다.

▲ 한국산악회 유학재 이사가 북한산 사무소가 배포한 문서를 들어 보이며 엉터리 자료라고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헌법소원 제기, 정부조직법 개정 청원운동 펼치겠다

이날 간담회 주요 내용은 △인수야영장 정비 관련 유관단체 의견 수렴 △해빙기 암벽 출입금지 공고 △인수봉 암벽장 자율신고제 운영 등이었다. 하지만 사무소 측이 준비한 5분짜리 홍보동영상 ‘북한산의 어제와 오늘’ 상영이 끝나자 산악인들의 거센 항의와 반발이 이어졌다. 이유는 산악인들을 환경훼손과 안전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이자 불법행위자로 간주하는 내용 때문이다. 본지 29일자 ‘포크레인 동원한 인수야영장 해체’ 보도에 충격과 분노를 안고 참석한 산악인들은 또 다른 동영상을 보고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동영상 상영이 끝나자마자 산악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산악인들의 부정적인 모습만 담은 악의적인 편집이다” “야영을 찬성하는 의견은 왜 없냐?”는 등의 고성이 오가며 간담회 내내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서울시산악연맹 이철주 대외협력위원장의 중재로 어수선한 자리는 겨우 진정이 되었다.

▲ 사무소 측이 제작한 북한산 홍보동영상. 산악인을 환경훼손, 안전사고 주범으로 모는 편집과 내용 때문에 고성과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 인수야영장 폐쇄 근거 자료가 너무 미흡하고 빈약하다며 조목조목 반박하는 서울시산악연맹 이철주 대외협력위원장.

이상배 소장은 인사말에서 인수야영장 정비 목적을 “그간 잠시 자연으로부터 빌려 썼던 야영장을 자연으로 되돌려 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병기 과장은 “인수야영장과 깔딱고개 주변은 멸종위기종 삵의 서식지로 밝혀져 자연생태계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박병국 과장은 “인수야영장 주변은 낙석 및 풍수해 등 대형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 지리산, 설악산 케이블카 공사에는 입 다물고 있는 공단이 과연 자연보전을 말할 수 있냐고 따지는 한국대학산악연맹 배성우 총무이사.
야영장 폐쇄 근거 자료 너무 미흡하다
이에 모두 발언에 나선 이철주 위원장은 “인수야영장 폐쇄 근거 자료가 너무 빈약하고 미흡하다”고 밝힌 후 사무소가 제시한 △5년간 야영장 불편민원과 야영장 주변 안전사고 현황 △취사·야영 허용으로 타 공원과의 형평성 문제 제기 및 환경훼손 민원 발생 △무분별한 암벽훈련 확산, 초보 산악인들의 안전사고 발생 △야영장 주변 낙석사고 빈발 및 풍수해 위험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국립공원관리공단과 북한산 사무소의 금지와 규제 일변도로 추진되는 일련의 시책들이 헌법에 보장된 국민 행복 추구권 침해에 해당되는지 헌법소원 제기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단과 산악단체 간의 골 깊은 불신과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정부조직법 개정을 위해 국회청원 및 국민서명운동과 함께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청와대 앞에 텐트를 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5년간 민원발생 집계가 총 33건으로 1년 평균 약 6건이다. 야영장 폐쇄 조치로 이어질 만한 통계 수치냐”고 따졌다. 이어 “(타 공원과의 형평성 문제 제기) 천혜의 암벽훈련장이 있는 북한산, 도봉산만의 산악지형의 특성을 먼저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암벽등반 사고와 무질서는 북한산, 도봉산 내 암벽훈련장을 확대 개방하고 계도활동을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 “현재 축소된 야영장 주변에서 발생할 만한 낙석 요소는 없다”면서 “폭우나 폭설시에는 이미 입산금지 조치가 내려지고, 또 야영장의 입지 조건이나 지형 특성상 악천후시 고립이나 조난상황 발생 요소는 거의 드물다”고 강조했다.(기사 2회로 이어짐)

▲ 산악인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이상배 북한산 사무소장.

▲ 산악인들의 날선 반박과 항의에 얼굴을 감싸고 곤혹스러워하는 이상배 북한산 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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