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지 말아요. 울릉도 바다가 있어요
멀리 가지 말아요. 울릉도 바다가 있어요
  • 글 사진 최성순 기자
  • 승인 2014.12.2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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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 다이빙 | 울릉도 다이빙

울릉도는 마치 해외 다이빙을 연상케 했다. 시야가 나쁘다고 해도 10m 이상이고, 좋을 때는 30m나 나온다. 여름철 수온은 평균 20℃를 웃도는 정도이니 5mm 원피스로도 다이빙이 가능하다. 잭피시 스쿨링 같은 수많은 개체의 방어 떼도 볼 수 있으니 다이빙 환경은 가히 국내 최고다.

▲ 솔밭 앞의 다이버들.

죽도 다이빙

저동항에서 10분이면 도착하는 죽도는 울릉도를 대표하는 다이빙 포인트다. 죽도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 선착장 앞이 1번, 섬을 왼쪽에 두고 한 바퀴를 돌면 2, 3, 4번 포인트를 차례로 볼 수 있다. 그 중에 다이버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은 1번 포인트다.

얕은 수심의 암반이 절벽을 이루어 수심 25m 정도까지 내려간다. 여기서부터 작은 바위가 있는 경사지가 수심 60m까지 연결된다. 수심 30m까지 부채뿔산호가 군락을 이루고, 30m 수심대에서 오렌지색 말미잘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수심 40~50m 사이에는 해송이 군락을 이룬다.

▲ 죽도 포인트.

울릉도 해송은 가지가 버드나무처럼 휘어지는 특성이 있어 사진으로 볼 때 다른 곳보다 더 멋있다. 해송 군락 위로는 자리돔, 불볼락, 인상어 등이 무리 지어 몰려다니며 멋진 풍경을 만든다. 그러나 수심이 깊기 때문에 감압에 걸릴 수 있고, 조류라도 있으면 공기 소모가 심해 위험하다. 자신의 다이빙 수준에 맞는 수심에서 안전하게 다이빙하는 게 중요하다. 경사면을 따라 상승하면서 구경하거나 사진을 촬영하면 상승 속도를 안전하게 유지하면서 다이빙을 마칠 수 있다.

죽도의 다른 포인트에서는 절벽과 수심 20~30m의 큰 바위가 솟아 있어 굴곡을 즐길 수 있다. 방어 떼를 만날 수도 있고, 참돔, 혹돔 등 대물 어류를 만날 기회도 많다. 죽도만 해도 하루 이틀은 다이빙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크고, 볼거리가 다양하다.

▲ 북저바위 근처에서.

▲ 북저바위는 저동항 바로 앞에 세모꼴 모자 모양을 하고 있다.
북저바위

죽도 다이빙을 3회 정도 한 후라 새로운 포인트를 경험할 생각으로 북저바위를 찾았다. 북저바위는 저동항 바로 앞에 세모꼴 모자 모양을 하고 있다. 그곳에 혹돔굴이 있다고 해 찾아갔다. 동쪽은 바위 바로 옆이 수심 39m의 모래지역이고, 북쪽으로 암반이 이어지면서 수심 20m 정도에서 길쭉하게 찢어진 혹돔굴이 있다. 하지만 굴을 지키는 덩치 큰 수컷은 보이지 않았고, 주변에서 작은 암컷과 어린 혹돔만 보였다.

바위 중간 중간에 오버행이 있어서 그 아래 다양한 부착생물이 산다. 그 중에는 멸종 위기종 2급으로 지정된 유착나무돌산호 군락도 있다. 유착나무돌산호는 남해안 다이빙에서 가끔 보았지만 이렇게 여러 그루가 모여 있는 군체는 북저바위에서 처음 만났다. 잘 보존되어 다른 다이버도 북저바위에서 이들을 구경할 수 있기를 바란다.

쌍정초
저동항에서 죽도까지의 거리만큼 죽도에서 북동쪽으로 진행하면 수중에서부터 솟아 있는 등표 구조물을 볼 수 있다. 멀리서도 쌍정초를 찾을 수 있도록 쌍정초 수심 5m의 얕은 암반 위에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쌍정초는 수중에 있는 2개의 봉우리로 동쪽에 큰 봉우리와 서쪽의 작은 봉우리가 수심 30m의 계곡을 사이에 두고 발달했다.

섬유세닐말미잘과 부채뿔산호 등이 군락을 이루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백화의 영향인지 예전처럼 그렇게 번성하지는 않았다. 여름철에 방어 무리를 볼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함께 다이빙한 일행 몇몇은 수백 마리의 방어가 벽을 만드는 장관을 보았다고 한다. 얕은 수심대에는 어린 돌돔이 항상 무리 지어 다이버를 쫓아다닌다.

▲ 솔밭.
관음도 솔밭 포인트
갑자기 몰아치는 바람으로 인해 쌍정초의 파도가 3m 정도로 높아지면서 서둘러 다이빙을 마쳤다. 곧바로 관음도의 솔밭 포인트로 이동했다. 관음도가 보이는 본섬 쪽에서 입수해 관음도와 본섬 사이에서 진행하는 다이빙이었다.

울릉도에서는 본섬에서 입수해도 수심이 보통 20~30m 이상 깊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도 역시 절벽을 타고 내려가다 보니 바닥에 닿지도 않았는데 수심이 벌써 30m에 가까워졌다. 바로 하강을 멈추고 절벽을 따라 옆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가지가 휘어진 울릉도 해송 한그루를 만나서 촬영을 했다. 이곳 관음도 방향의 얕은 수심대에서는 감태와 대황숲이 무성했고, 전갱이, 자리돔, 흰오징어 등을 구경할 수 있었다.

통구미 거북바위
풍랑주의보가 내렸던 날 내수전 쪽에는 파도가 많이 쳤지만 반대편의 사동 통구미 쪽은 바다가 잔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으로 다이빙을 갔다. 통구미 쪽에 파도가 있을 때는 오히려 그쪽에서 내수전으로 다이빙을 위해 넘어온다고 한다. 그나마 울릉도는 풍랑주의보가 내려도 섬이 막아주는 곳에서는 비치다이빙으로 다이버들이 갈증을 풀 수가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아침에 오징어 배를 가르는 작업으로 인해 거북바위 서쪽으로는 시야가 흐려서 동쪽으로 다이빙을 진행했다. 수심 2m 정도의 얕은 수심에 해조류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그 아래로는 갯녹음이 심해 별로 흥미를 끄는 것이 없었다. 테트라포드 쪽으로는 전갱이가 무리지어 다녔고, 어린 벵에돔과 파랑돔 등이 피사체가 돼주었다. 얕은 수심의 건강한 해조류 숲과 물고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했는데 비치였지만 2회나 다이빙하며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 북저바위.

▲ 테트라포드 쪽으로는 전갱이가 무리지어 다닌다.

▲ 솔밭. 절벽을 타고 내려가다 보니 바닥에 닿지도 않았는데 수심이 벌써 30m에 가까워졌다.

▲ 울릉도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한다.

울릉도 다이빙
울릉도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출발할 경우 강릉, 묵호, 동해에서 여객선이 출발한다. 남부지방에서는 포항에서 여객선을 타면 된다. 이동시간이 3~4시간 정도 소요돼 거의 비행기 타고 필리핀 가는 시간과 맞먹는다. 물가는 필리핀에 비해 훨씬 비싸다. 한 끼에 적어도 1만5000원 정도는 내야 먹을 만하다.

울릉아쿠아캠프
경상북도 울릉군 저동리 31
전화 054-791-7770
010-4520-3840(정영필)
010-9999-4008(조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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