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토크 | 세기 P&C 이봉훈 대표
우리나라는 뭔가 유행했다 하면 전 세대에 들불같이 번진다. 카메라까지 이리 많은 사람의 손에 들리게 될 줄은 몰랐다. 이제 카메라는 여행이나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 필수품처럼 따라붙는다. 작고 간편한 ‘똑딱이’ 카메라에서부터 좋은 화질을 보장하는 미러리스 카메라 · DSLR, 다이내믹하고 거친 아웃도어를 생생하게 담아내는 액션카메라까지. 카메라의 진화가 놀랍도록 빠르다. 그 시장의 중심에 세기 P&C가 있다. 세기 P&C 이봉훈 대표는 국내에 카메라 시장이 본격적으로 태동하던 때부터 몸담아온 산증인이다.
종로의 좁은 골목에서 작은 점포를 차려놓고 카메라와 장비를 취급했던 이봉훈 대표. 당시 그와 함께 카메라를 다루던 업체는 50여 개였다. 하지만 카메라 시장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변하면서 그 많던 업체들이 모두 사라졌다. 지금은 세기 P&C만 남아 연 매출 500억을 달성하는 대형 기업이 됐다.
1977년 세기양행을 출범하면서 청년 사업가의 길로 들어선 이 대표. 어려운 환경에서 남들처럼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죽어도 가게에서 죽자는 생각으로 살았죠. 수차례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어릴 적부터 고생했던 게 오히려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습니다.”
위기의 순간을 현명하게 넘긴 세기 P&C에서 현재 취급하는 브랜드는 일본 사진업체 시그마, 맨프로토 삼각대, 내셔널 지오그래픽, 카타, 펜탁스 등 약 20여 개다. 세기 P&C에는 카메라와 렌즈는 물론 조명, 배낭과 삼각대와 같은 액세서리 장비부터 배낭까지 그야말로 사진에 관해서는 없는 게 없다. 최근에는 영상 전문 장비인 바라본을 전개하며 미래를 준비 중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대비를 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디지털 다음 세대도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영상 기자재가 그 뒤를 이을 거라고 봅니다. 지금도 시장이 달라지고 있어요. 사진 관련 매출이 30%가량 올랐다면, 영상 쪽은 100% 정도 올랐습니다.”
자나 깨나 늘 카메라 생각뿐 이지만 그의 눈이 항상 시장에만 있는 건 아니다. 카메라가 필요한 사회 구석구석에도 닿아 있다. 신구대학, 여주대학, 중앙대학 학생들에게 장비를 지원하고, 안양소년원, 안산소년원, 부산소년원 등에서 사진 강의를 진행한다.
“소년원 내 사진학과가 폐지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어요. 우연히 서울 소년원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전문 교육과 인성 교육을 시행했습니다. 이 아이들이 평소에 대화할 때는 잘하는데 깊이 들어가면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세상과 어른에게 상처받았기 때문일 겁니다. 사진은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신비한 능력이 있습니다. 마음의 문을 열어야지만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거고요. 실제로 아이들이 사진을 배우고 많이 밝아진 걸 느껴요. 이 아이들이 사회에 나와 작은 보탬이라도 된다면 좋겠습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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