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라고 하자 엄마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쿠바, 라고 하자 엄마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 정진하 수습기자
  • 승인 2014.11.21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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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기자의 쿠바 비아헤 ①

쿠바는 낯설다. 여행 3일 전, 가족에게 쿠바를 다녀오겠다고 통보한 그때부터 엄마는 낯선 이름을 껴안으며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수교도 안 되어 있는, 사실 수교보다 중요한 인터넷도 안 되는 사회주의국가에 꼭 가야겠냐고 사정했지만 가야했다. 굵은 시가를 입에 문 쿠바노, 헤밍웨이가 낚싯대를 드리웠던 바다, 흥겨운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음악 그리고 체게바라. 막연한 몇 가지의 단상들로 쿠바를 떠올리기엔 무언가 부족했다. 사실 ‘쿨’한 척 집을 나섰지만 어떤 방법으로 초면인 쿠바와 통성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 쿠바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자전거 택시.

한국에서는 직항이 없기 때문에 보통 멕시코를 거치거나 캐나다 항공 이용시 벤쿠버, 토론토를 경유해야 한다. 인천을 출발한 지 꼬박 이틀 만에야 쿠바 호세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섬나라 특유의 후텁지근함이 느껴졌다. 짐을 찾고 입국심사대에 서면 비행기에서 작성한 여행자 카드를 꼭 지참해야 한다. 모두 검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문 여행자 보험 증서도 필수다. 짧은 영어 실력 때문인지 한참이나 보험 증서 때문에 실랑이를 했다. 하지만 ‘medicine’이란 단어로 상황 종료. 심사대원이 무언가를 요구할 땐 일단, 보험 증서를 내밀어 보는 것이 좋다.

▲ 아바나의 대표 명소 말레콘. 석양이 드리우면 연인, 가족들이 모여든다.

▲ 산프란시스코 광장에서 즐겁게 노는 아이들.
겨울, 계절을 넘어 여름의 쿠바에 다다랐다. 밤이었고 반팔만 입기엔 조금은 쌀쌀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멋스러운 올드카를 보며 감탄을 하기엔 아직 할 일이 많았다. 우선 시내로 나갈 택시비와 하루치의 숙박비 그리고 약간의 식비 정도만 공항에서 환전하기로 했다. 캐나다를 경유했기 때문에 캐나다 달러로 경비를 모두 바꿨다. 이 돈을 쿠바 화폐(CUC)로 환전할 차례였다.

꼭 기억해야 할 사항은 환전시 돈의 단위를 20CUC이하로 바꾸어 달라고 말해야 한다. 나는 쿠바의 현금 사정을 몰랐기에 휴대가 쉽도록 큰 단위의 돈으로 바꾼 실수를 저질렀다. 거스름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 결국 은행에서 수수료를 내고 작은 단위로 바꿔야 했다.

환전을 마치니 시간은 밤 10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여행책에 소개된 숙소를 택시기사에게 보여줬다. 기분 좋게 ‘오케이’를 외치며 30CUC를 달라고 했다. 25CUC면 시내로 나갈 수 있다고 알고 있었기에 소심하게 흥정을 시도했지만 밤이 늦었다는 말에 나도 ‘오케이’라고 말했다. 쿠바에도 호텔이 있지만 여행자들이 많이 묵는 숙소는 ‘카사’이다. 카사는 스페인 말로 집이라는 뜻이며 허가 받은 가정집에 손님을 들이는 형태이다. 애써 찾아간 카사에서 주인 아저씨는 이미 만실이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사 주인들끼리 네트워크가 잘 형성되어 있어 바로 전화를 걸어 다른 카사를 소개시켜 주었다.

▲ 그림을 그리는 청년 옆에 그가 그린 체게바라가 놓여있다.

▲ 프라도에서 흥겹게 춤을 추는 쿠바노.

아주 사적인 조언

▲ 영화 '시간의 춤' 포스터.
하나,
90여년 전 카리브해를 바라보며 떠나온 조국을 그리워했을 쿠바 이민자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시간의 춤’(감독 송일곤)을 추천한다.

이 영화가 쿠바 여행의 낭만을 더욱 배가시켜 줄 것이다.











▲ 주요 도시를 표시한 쿠바 지도.

둘,
1514년 스페인에게 정복당한 쿠바는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사용한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라면 구글 번역기 앱을 활용하면 좋다.

와이파이 사용이 거의 불가한 쿠바이지만 오프라인 언어지원으로 다운 받으면 데이터 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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