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업 | “느림과 불편함을 기꺼이 즐겨보세요”
기술수업 | “느림과 불편함을 기꺼이 즐겨보세요”
  • 글 사진 김진섭 네이처 캠핑
  • 승인 2014.10.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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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더욱 멋스럽게 만나는 방법-클래식 캠핑(상)

좀 더 내추럴하고 고전적인 캠핑을 하고 싶다면, 때론 캠핑의 원류에 다가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 역시 현대화되고 편리함만을 좇는 요즘의 캠핑보다는, 불편하지만 좀 더 자연과 가깝고 고즈넉하며 클래식한 캠핑을 점점 추구하게 됩니다. 클래식 캠핑 중에서도 생존(survival)을 위한 부시크래프트(bushcraft)나 익스트림한 모드의 캠핑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왠지 궁상맞아 보인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이나 미국 캠퍼들이 선보이는 부시크래프트는 사실 꽤 세련되고 운치 있으며, 클래식한 멋스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클래식 캠핑을 위한 아이템
베이커 텐트(Baker Tent)

클래식 캠핑의 선봉으로 부시크래프트 대가인 영국의 레이 미어스(Ray Mears)를 꼽는 데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BBC 방송을 통해 부시크래프트를 선보여온 그는 익스트림한 서바이벌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드 카누를 타고 베이커 텐트(Baker Tent)를 피칭한 후 노련하게 잡은 물고기를 능숙하게 나이프로 다듬고 요리하는 등 자연에서 멋스럽고 세련된 클래식 캠핑의 진수를 보여 주었습니다.

레이 미어스가 카누 트립에서 주로 사용하는 베이커 텐트는 일명 캠프파이어 텐트(Campfire Tent)라고도 불리는 캔버스 텐트로, 모닥불을 지필 수 있도록 앞면이 타프처럼 개방된 고전적인 형태의 텐트입니다. ‘패들의 노래(Song of Paddle)’라는 책으로 유명한 전설적인 캐나다의 카누이스트 빌 메이슨(bill Mason) 역시 이 베이커 텐트를 애용했으며, 아웃도어 전문가인 스웨덴의 노장 라스 폴트(Lars Falt) 역시 레이 미어스와 함께 카누 트립으로 오랜 인연을 맺어오기도 했습니다.

▲ 클래식 캠핑의 효시인 카누이스트 빌 메이슨과 라스 폴트, 그리고 레이 미어스.

베이커 텐트는 원래는 캔버스 패브릭에 나뭇가지를 폴 삼아 고정했는데, 요사이는 이런 클래식한 느낌을 주기 위해 좀 더 현대적인 형태의 베이커 텐트를 선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요사이 편리하고 가벼운 텐트들에 비하면 아무래도 여러모로 불편할 수밖에 없지만, 그만큼 분위기와 운치만큼은 따라올 텐트가 없을 듯합니다. 텐트 대신 베드롤(Bed Roll)을 쓰는 것도 충분히 멋진 방법이긴 하지만, 되도록 안전하게 거주하기에는 텐트가 적당할 것 같습니다.

▲ 클래식 캠핑의 상징인 베이커 텐트(구글 발췌).

블랭킷(Blanket)

블랭킷은 클래식 캠핑과 참 잘 어울리는 아이템입니다. 특히 울 소재의 블랭킷은 바닥의 냉기를 차단해주고 물에 잘 젖지 않으며, 기능적인 면뿐만 아니라 캠핑의 감성을 전해주기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수년 전 유럽 어느 중고품 상점에서 만난 70년대 빈티지 울 블랭킷은 울 마니아인 제게 마치 보물단지를 발견한 듯한 기쁨을 선사해주었습니다. 또한 그동안 벼르고 별러 드디어 장만한 순록 스킨(Reindeer Skin) 역시 매트리스 대용으로 캠핑 시 클래식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천연 소재입니다.

▲ 빈티지 울 블랭킷.

럭색(Ruck Sack)

백팩이 배낭을 이르는 미국식 표현이라면 럭색은 유럽식 표현으로서 백팩보다는 좀 더 오래되고 클래식한 스타일의 배낭을 일컫습니다. 요사이 테크니컬한 구조와 편리한 수납 시스템 같은 것은 없지만,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수납 방식은 럭색의 매력입니다. 비슷한 구조의 카누팩(Canoe Pack) 역시 캔버스 천을 재단하고, 가죽 스트랩을 리벳으로 박아 수작업으로 만들어서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카누팩은 예전부터 호수가 많은 미네소타 둘루스를 중심으로 발달되어 왔는데, 현재는 프로스트 리버(Frost River)나 둘루스팩(Duluth Pack) 정도의 회사가 장인 정신을 갖고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빈티지한 스타일의 럭색과 카누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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