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제품을 하나의 매장에서 구입한다”
“모든 제품을 하나의 매장에서 구입한다”
  • 글·김경선 특파원ㅣ사진·이소원 특파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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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Part 5 중국의 아웃도어 유통

중국의 아웃도어 유통은 크게 백화점과 멀티숍, 쇼핑몰, 로드숍으로 나뉜다. 이 중 가장 일반적인 유통 형태가 백화점과 멀티숍, 쇼핑몰이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선전하고 있는 멀티숍은 산푸아웃도어(三夫戶外)와 데카트론(DECATHLON). 전 세계 유명 브랜드들이 입점한 산푸아웃도어와 저렴하면서도 고품질의 자체 상품을 취급하는 데카트론을 직접 찾아가봤다.

산푸아웃도어(Sanfo Outdoors, 三夫戶外)
중국 최대의 아웃도어 멀티숍…전국에 15개 매장 보유

중국 아웃도어 시장의 대표적인 유통 통로는 산푸아웃도어(三夫戶外)다.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저장성 등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산푸아웃도어는 전 세계 최고의 브랜드들이 입점한 중국 최대의 아웃도어 멀티숍이다.

현재 산푸아웃도어의 전국 매장은 15개. 이 중에서 수도 베이징에 10여 개, 상하이에 4개, 저장성에 1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취재진이 찾은 산푸 매장은 베이징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산푸 G&A 스토어다. 약 3300㎡ 공간에 3개의 독립 매장을 구성한 산푸 G&A 스토어는 다양한 제품을 카테고리와 브랜드별로 분리해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매장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형마트 1개 층이 3개의 공간으로 분리됐다고 이해하면 된다.

“일반 소비자들 외에도 적극적으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마니아층이 저희 매장을 많이 찾습니다. 아무래도 백화점에는 전문 장비보다 일반적인 의류가 많기 때문이죠. 단골손님들의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요.”

산푸 G&A 스토어의 매니저는 “제품의 전문화가 산푸 매장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배낭과 등산화, 암·빙벽 장비가 진열된 첫 번째 매장은 아웃도어 마니아층이 특히 많이 찾는다. 베이징의 아웃도어 소비자들이 주로 캐주얼 제품을 선호해 백화점 등에서 전문 장비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매장에 진열된 제품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 배낭의 경우 <오스프리> <그레고리> <아크테릭스> <도이터> <바우데> <블랙다이아몬드>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 브랜드 제품이 대다수다. 등산화는 <마인들> <바스큐> <로바> <한바그> 등 전문 슈즈 브랜드 제품이 많았다. 백화점 매장에 주로 경등산화가 많다면, 산푸 매장에는 중등산화 및 전문 등산화도 진열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콜맨>의 캠핑용 버너와 코펠, 식기류 등을 비롯해 전문 암·빙벽 장비들도 소규모로 판매되고 있었다.

가운데 매장에는 한국의 브랜드들과 중국 로컬 브랜드 및 수입 브랜드가 자리하고 있었다. 로컬 브랜드로는 <오자크(OZARK)> <카일라스(Kailas)>를 비롯해 한국의 <블랙야크> <트렉스타>, 오스트리아의 <노스랜드> 등 중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숍앤숍 형식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지막 매장은 <노스페이스> <컬럼비아> <파타고니아> 등의 수입 브랜드숍이다. 백화점처럼 일정한 공간에 단독 숍을 꾸민 수입 브랜드들은 성별과 컬러, 라인별로 제품을 분류해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매장 중앙에는 단독 브랜드 공간 외에 캠핑용 의자와 각종 소품 등 아웃도어 생활에 필요한 소품들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산푸아웃도어는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매장답게 캐주얼한 의류부터 전문 등반용 제품까지 다양한 라인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전 세계 브랜드 제품이 한 자리에 몰려있어 한국과 일본의 멀티숍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다. 아직까지 전문 아웃도어 제품을 찾는 소비층이 많지 않지만 베이징 내에서 가장 탄탄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산푸아웃도어의 미래는 밝아 보였다.


데카트론(Decathlon)
아웃도어계의 ‘대형마트’…베이징 5개 등 전국에 23개 매장 보유

산푸아웃도어가 전 세계 아웃도어 브랜드의 집합소라면 데카트론(DECATHLON)은 아웃도어계의 대형마트다. 쉽게 말하자면 산푸아웃도어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세계 각국의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고, 데카트론에는 자체 개발한 브랜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데카트론은 전 세계에 아웃도어 체인망을 갖추고 있는 거대 유통기업이다. 중국에는 베이징을 비롯해 다롄·광동·장쑤성·산둥·상하이·쓰촨성·텐진·저장성 등 전국에 걸쳐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장수만 해도 23개에 달한다.

베이징에는 5개의 데카트론 매장이 있다. 이 중 취재진이 찾은 매장은 코리아타운이 위치한 왕징(望京)의 데카트론 매장이다.

한국 대형마트의 3배 정도 되는 건물의 지하 1층이 전부 아웃도어 제품들로 꾸며져 있다. 매장은 아웃도어 활동에 따라 카테고리를 분류해 제품을 진열해 놓았다. 데카트론이 분류한 카테고리는 총 17개. 사이클·롤러&아이스 스케이팅·헬스 디스커버리·하이킹&노르딕 스키&클라이밍·러닝·워킹·팀스포츠·라켓 스포츠·골프·보팅&다이빙&서핑·수영·피트니스·낚시·사냥·스키&스노보드·승마·궁도다. 분류를 살펴보면 거의 전 분야의 아웃도어 활동이 포함돼 있어 매장에서 모든 아웃도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데카트론에서 생산하고 있는 자체 브랜드는 총 16개로 성인과 유아용 의류를 비롯해 배낭·슈즈·카약과 자전거 등 다양한 제품들이 브랜드별로 전시돼 있었다. 무엇보다 데카트론의 장점은 가격이다. 일반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에 비해 데카트론에서 자체 생산한 제품들은 1/3도 안 되는 가격으로 출시돼 경쟁력을 높였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고가의 아웃도어 제품들에 비하면 디테일과 디자인·소재의 선택이 다소 미흡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 대비 품질력이 뛰어나 굳이 고가의 아웃도어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일반인들은 데카트론의 제품을 선택한다.

데카트론이 중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아웃도어뿐만 아니라 스포츠 및 패션 용품들도 판매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국인들은 데카트론을 아웃도어 매장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포츠·캐주얼 의류 및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대형마트를 부담 없이 가듯 데카트론 매장을 찾는 것이다.

데카트론의 또 다른 인기 비결은 많은 제품을 매장 내에서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취재진이 매장을 방문한 토요일 오후에는 매장을 찾은 가족들이 자전거를 타고 매장을 돌거나 농구공 등을 만져보며 자유롭게 쇼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제품을 구입해야만 사용해볼 수 있는 한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자체 공장에서 대량으로 제품을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데카트론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중국 내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아웃도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중국. 거대한 대륙에 차근차근 유통망을 확대해가고 있는 데카트론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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