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을 부르는 황반변성, 야외활동에는 선글라스로 눈 보호해야
실명을 부르는 황반변성, 야외활동에는 선글라스로 눈 보호해야
  • 글 이성진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교수
  • 승인 2014.09.2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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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 양방

산행이나 야외활동 중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모자와 쿨토시를 착용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눈은 신체 기관 중 매우 중요한 기관임에도 말이다. 피부에 치명적인 자외선은 눈 건강에도 좋지 않다. 야외 활동 중 눈 관리를 자칫 소홀히 했다가는 실명까지 불러오는 황반변성을 초래할 수 있다.
 
황반변성은 대부분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청장년층에서도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에서 실명을 불러오는 1위 질환이며,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이 실명하는 1위 질환이기도 하다. 최근 KBS 2TV를 통해 국민 쌍둥이 아빠로 자리 잡은 이휘재 역시, 황반변성으로 꾸준히 진료 받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황반변성은 말 그대로 사물의 초점이 맺히는 부위, 즉 황반부에 변성이 생기는 질환이다. 황반은, 눈 속에 벽지처럼 발라져 있는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다. 노화, 자외선, 흡연, 고콜레스테롤증, 비타민 부족으로 망막의 바닥에 찌꺼기가 생기고, 이 찌꺼기들이 망막 뒤쪽에 있는 혈관(맥락막)에서 망막으로 영양이나 산소를 공급하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

결국 망막에 산소가 부족하면 신생 혈관이 자라서 맥락막에서 망막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 혈관은 매우 약한 임시 혈관이라서 쉽게 터진다. 혈관이 터지면 망막에 피가 얼룩지거나 망막 뒤에 피가 고이면서 망막의 기능이 사라진다.

황반변성의 초기 증상은 시야가 흐려지고 글자나 직선이 휘어져 보인다. 가까이 있는 물체를 볼 때 비틀려 보일 수 있다. 시력이 많이 저하되고 단어를 읽을 때 글자의 공백이 보이거나 그림을 볼 때 어느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황반변성의 가장 큰 문제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다. 신생 혈관을 제거하기 위해 레이저 광응고술, 광역학 요법이 사용됐으며, 최근에는 신생 혈관의 생성을 돕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항체를 눈 속에 주사하는 치료법이 사용됐다. 하지만 약효가 사라지면 신생 혈관은 다시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근본적인 완치는 없는 셈이다.

아직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고 해도 꾸준히 치료를 병행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게 중요하다. 또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진단하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산행이나 여행, 운전을 할 때는 눈을 보호하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을 차단하자. 또한 항산화제와 미네랄이 풍부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자주 섭취하고 금연하는 게 중요하다. 평소에 꾸준히 운동하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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