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 위해 가리왕산 나무 12만 그루 베어진다”
“3일 경기 위해 가리왕산 나무 12만 그루 베어진다”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4.09.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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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55개 단체 기자회견 열어…국제스키연맹 규정에 맞는 용평스키장 제안

정선 가리왕산 벌목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기자회견 및 점심문화제가 25일 오후 1시 30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서울사무소 앞에서 열렸다. 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녹색당 등 시민사회·정당 55개 단체들은 “단 3일의 평창동계올림픽 스키경기를 위해 500년 원시림을 파괴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고 경제적인가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난 채 대대적인 벌목이 가리왕산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가리왕산 벌목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 정선 가리왕산 벌목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기자회견 및 점심문화제가 25일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서울사무소 앞에서 열렸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가리왕산 중봉 알파인 경기장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스키장 건설을 위해 잘라야 하는 나무가 58,516 그루에 달하고, 사업대상지 내에서 잘려져야 하는 나무는 12만 그루로 확인되었다”면서 “강원도가 복원계획을 수립하면서 이식하겠다고 한 나무는 고작 181 그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식대상 181 그루도 대부분 어린 나무들로, 아름드리 노거수는 이식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 제외되었다”고 밝히며 “강원도의 복원계획은 진정성도 현실성도 없다”고 성토했다.

▲ 일주일 전에 벌목 공사가 시작된 가리왕산.

녹색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래전부터 가리왕산 스키장 건설 대안으로, 국제스키연맹 규정에 개최국의 지형에 따라 표고차 800m의 경기장이 불가능할 경우 2Run, 표고차 750m로도 경기 가능하다는 대체 규정을 들며 “용평스키장에 구조물 건립을 통해 경기를 치를 수 있으며, 이런 전례는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이 있다”고 주장했다. 2Run 규정은 표고차 350~450m 슬로프에서 두 번 경기를 하고, 그 결과를 합산해서 순위를 매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날 단체들은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게 "2Run 규정과 표고차 750m를 고려하면 대안은 충분히 있다"고 강조하며 “1천억원을 들여 500년 원시림을 파괴하는 것이 과연 경제적이고 친환경올림픽인가. 가리왕산 벌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녹색연합 활동가 한 명이 두 팔로 잘린 나무의 밑동을 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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