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길을 떠난 조선시대 선비들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길을 떠난 조선시대 선비들
  • 이주희 기자
  • 승인 2014.09.2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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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사대부, 산수 유람을 떠나다’ 화제…유람기, 여행준비·과정·숙식·교통수단 등 폭넓게 다뤄

여행은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장소와 시간을 만나는 일이다. 사람들은 혼자 떨어져 나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 종종 여행을 떠나곤 한다. 복잡한 현실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산을 찾아드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을 터. 이쯤에서 문득 궁금해진다. 지금이야 교통수단이 발달해 마음만 먹으면 어디로든 여행을 갈 수 있지만, 교통도 불편하고 여행 정보도 찾기 힘들었던 그 옛날, 사람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여행을 즐겼을까?

▲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영 교수가 펴낸 ‘사대부, 산수 유람을 떠나다’. 사진 양계탁 기자

▲ 정치영 지음/2만5천원/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사대부, 산수 유람을 떠나다>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남긴 수많은 여행 기록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그들의 산수 유람길을 찬찬히 되짚어 본다. 사대부들은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를 여행하라’는 옛말에 따라 온 산천을 누비며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공부 수단으로 삼았다.

선비의 유람기에는 단순한 감상만이 아니라 여행자의 삶과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 책은 북한산·금강산·속리산·청량산·가야산·지리산·백두산 등 7개 산을 대상으로 한 유람기를 분석, 오랜 숙원으로 여겼던 유람길에 오른 사대부들의 이야기를 면밀하게 들여다본다. 여행자들의 특성과 여행 목적부터 준비 과정, 교통수단과 길의 모습, 여정과 방문지, 숙박과 식사, 여행 중 활동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룬 덕분에, 조선 사대부들의 여행 풍경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옛 사람들의 유람이 오늘날의 여행과 닮은 듯 다른 점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관광을 목적으로 떠나는 지금의 여행과 달리, 선비에게 유람은 치열한 자기 수양의 방편이자 문화유산과 선인들의 발자취를 되새기는 일이었다. <사대부, 산수 유람을 떠나다>는 옛 선비들의 유람에 비추어 여행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깊은 울림을 전해줄 것이다.

▲ 이 책은 여행자들의 특성과 여행 목적부터 준비 과정, 교통수단과 길의 모습, 여정과 방문지, 숙박과 식사, 여행 중 활동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룬 덕분에, 조선 사대부들의 여행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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