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정상에 오르겠습니다!”
“이번엔 정상에 오르겠습니다!”
  • 이두용 차장
  • 승인 2014.09.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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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 4기로 로체 남벽에 도전하는 산악인 홍성택 대장

쉽고 편안한 일상이 당연시 되면서 도전이 사라진 시대다. 요즘은 어지간한 삶의 난관에도 포기하거나 넘어지는 사람이 많다. 지레 겁부터 먹고 손사래를 치는 일도 흔하다. 쉽게 살아도 되는 데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로체 남벽을 향한 세 번의 실패, 포기를 모르는 네 번째 도전’. 이런 사실만 가지고도 홍성택 대장의 이번 원정은 많은 이에게 귀감이 된다. “로체 남벽은 이미 한국 원정대가 여러 차례 도전했다가 실패한 봉우리예요.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한 히말라야 최고난도 거벽이기도 하지요. 저 역시 1999년과 2007년, 2013년에 세 번에 걸쳐 도전했지만 실패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여러 번의 실패에도 홍 대장이 로체 남벽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실 이곳은 산악인이라면 전 세계의 누구라도 오르고 싶어하는 동경의 대상이다. 산악계의 역사이기도 한 이탈리아 산악인 라인홀드 메스너도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뒤 ‘로체 남벽은 14좌 완등보다 등반 가치가 더 있다’고 말해 이곳의 가치를 증명했다.

“등반에는 여러 가지가 맞아 떨어져야 합니다. 산악인의 숙련도에서 오를 코스에 대한 완벽한 정보수집, 코스에 맞는 장비, 기상 조건 등 작은 것 하나도 결과에 크게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인간은 자연 앞에서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겸손하고 신중한 마음으로 등반에 임해야 합니다. 이번 원정은 이런 부분을 조금 더 꼼꼼하게 점검해서 도전할 계획입니다.” 인간에게 정상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로체 남벽. 어떤 산을 오를 때도 항상 그랬겠지만 홍 대장의 말 속에서 로체 남벽에 대한 굳은 포부와 신중함이 느껴졌다.

홍 대장은 이번 원정에도 지난해 도전을 함께 했던 6명의 대원들과 동행한다. 등반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모든 대원이 건강하게 좋은 소식을 전하는 것이 목표다. “원정을 출발할 때 인원과 돌아올 때 인원이 같아야 성공한 것입니다. 대장의 의무와 책임은 등반의 성공보다 대원의 생명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산은 늘 그곳에 있기 때문에 다시 찾을 수 있습니다. 안전을 포기하면서까지 도전하는 것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홍 대장은 이번 원정에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캠프1에서 캠프4 구간을 기존 능선이 아닌 계곡으로 오른다. 그리고 이제까지 없던 캠프5를 새로이 개척할 계획이다. 이에 여러 지인과 업체, 단체가 홍 대장을 후원했다. 여기엔 홍콩의 세계적인 영화배우 유덕화도 포함돼 있다. 더욱이 유덕화는 홍 대장과 대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베이스캠프까지 헬기를 타고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올해 10월 초, 저와 대원들은 로체 남벽 정상에 태극기를 꼽겠습니다. 그리고 모두 건강하게 돌아오겠습니다. 이 말이 모두 사실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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