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용은 도약 준비 완료했다!”
“붉은 용은 도약 준비 완료했다!”
  • 글·김경선 특파원ㅣ사진·이두용 특파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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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Part 1 중국 아웃도어의 현주소

▲ 중국의 상징인 웅장한 만리장성.

‘21세기 새롭게 부상한 붉은 용’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2000년 이후 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가 몰려들면서 새로운 개척지로 각광 받고 있는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 이제 세계 유명 브랜드는 물론, 한국의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를 비롯해 중국의 로컬 브랜드까지 합세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아웃도어의 현주소를 <월간 아웃도어>가 중국 현지 취재를 통해 철저히 분석해봤다.


21세기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나라, 바로 중국이다. 13억 인구와 거대한 자원의 파워로 무장한 중국이 기지개를 켜자 세계의 자본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전 세계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중국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5000만 인구 중 1000만이 넘는 사람들이 등산을 즐기는 한국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천국이다. 다만 급격한 성장률을 보이는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한정된 인구로 인해 성장의 폭도 제한될 수밖에 없지만 중국은 다르다. 아직 중국 아웃도어 시장의 규모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해야한다. 한국 사람들에게 아웃도어란 등산이 중심이 되는 야외활동이지만, 중국 사람들의 아웃도어는 훨씬 폭이 넓다. 등산을 비롯해 야외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아웃도어인 것이다. 여행·스노스포츠·수상스포츠 심지어 피크닉까지, 아웃도어의 카테고리가 넓다보니 시장 규모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이 파악하는 중국의 시장 규모는 차이가 있지만 북경블랙야크유한공사의 추이창시에(崔昌燮) 총경리(한국의 ‘사장’ 개념)는 현재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 규모를 약 50억 위안(한화 약 8000억 원)으로 봤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브랜드는 <리닝(Lining)>입니다. 나이키보다 인기가 많죠. <리닝>의 연매출이 약 82억 위안(환화 약 1조3400억 원)인데 현재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 규모가 50억 위안이면 아직도 걸음마 단계죠.”

‘My Car’ 붐으로 아웃도어 인구 증가

▲ 중국의 명동 왕푸징 거리.
사실 아웃도어는 경제적인 여유가 뒷받침 되어야 즐길 수 있는 활동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경제가 발전하면서 여가에 대한 관심이 증대했고, 자연스럽게 아웃도어 시장이 발전할 수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의 경제 성장은 고무적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경제력을 기반으로 중국인들이 여가생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로컬 브랜드 <킹캠프(King Camp)>의 슈구오킹(徐國慶) 총경리는 “현재 중국이 ‘My Car’ 열풍에 빠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도 베이징에서는 하루에 판매되는 차가 1000대를 육박한다고 한다. 자가용이 생기면 활동 범위가 넓어지니 자연스럽게 아웃도어 활동이 늘어난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중국인들 사이에 차량 소유가 로망처럼 번지고 있어요. 차가 생기면 여행이나 피크닉을 즐기는 횟수가 늘어나 아웃도어 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죠.”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이 더욱 고무적인 것은 수요층이 젊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아웃도어 주 수요층이 30~50대라면, 중국의 수요층은 20~30대부터다. 실제로 본지 취재진이 베이징의 쇼핑 중심지 왕푸징(王府井)의 백화점을 다니며 매장 점장들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주 고객층이 20~30대라고 대답한 경우가 대다수다. 이에 반해 고급 백화점의 대명사인 베이징의 엔샤(燕莎) 백화점에서는 주 고객층이 40~50대라는 대답이 많았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다양한 연령대가 아웃도어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이 ‘아웃도어 의류는 산에 갈 때만 입는 제품’이라는 생각을 가진 데 반해 중국 사람들은 아웃도어를 라이프스타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젊은 고객층이 다수인만큼 중국의 아웃도어 스타일은 캐주얼이 대세다. 때문에 한국과는 디자인과 컬러에서의 차이가 확실하다. 중국 <트렉스타>의 진저(金哲) 총경리는 한국과 중국의 스타일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은 집업 스타일의 티셔츠를 좋아합니다. 중국은 폴로 스타일을 선호하죠. 팬츠도 기능성 원단보다 면 소재의 캐주얼한 스타일이 인기가 많습니다. 컬러의 경우 한국 사람들이 파스텔톤을 좋아하는 반면 중국 사람들은 원색이나 짙은 컬러를 더 선호하죠.”

현재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는 단연 <노스페이스>와 <컬럼비아>다.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브랜드답게 중국에서도 연령을 불문하고 인기가 높다. 하지만 두 브랜드들의 중국 내 포지셔닝은 글로벌과 차이가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노스페이스>와 <컬럼비아>가 중고가의 포지셔닝을 갖는다면, 중국에서는 대중적인 브랜드로 중간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일부 고가 라인을 제외한 중가의 제품들이 주류다.

로컬 브랜드의 강세도 만만치 않다. 중국 최고의 로컬 브랜드 <오자크(OZARK)>의 경우 <노스페이스>와 <컬럼비아>에 인지도나 인기가 전혀 뒤지지 않는다. 고어차이나의 김성렬 이사는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에서 <노스페이스>와 <컬럼비아>가 선두 그룹을 달리고 있고, 그 뒤를 <오자크> <블랙야크> <토레드(探路者)>가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노스랜드>와 <밀레> 등 해외 브랜드들이 바짝 뒤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전국에 유통망을 늘려 캠핑 및 의류 용품을 공급하는 <킹캠프>와 젊은 브랜드 <카일라스(Kailas)>가 로컬 브랜드의 이점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는 중이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도 선전

▲ 왕푸징 백화점에 입점한 아웃도어 브랜드들
대한민국의 약 96배에 달하는 거대한 나라가 중국이다. 이 넓은 땅덩어리 중 아웃도어의 중심이 되는 지역은 동북 지역이다. 베이징을 비롯해 지린성과 하얼빈, 네이멍구 지역은 혹한이 많아 아웃도어 제품의 수요가 많은 반면, 상하이를 비롯한 남부 지역은 소득 수준에 비해 아웃도어 시장에서의 소비가 약하다. 고어차이나의 김성렬 이사는 “중국 시장을 하나로 보면 안 된다”며 “언어도 종족도 다른 중국인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권역을 나눠 시장에 진입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들은 현재 동북 지역을 거점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가장 먼저 중국 시장에 진출한 <블랙야크>를 비롯해 <밀레> <트렉스타> <코오롱스포츠>가 베이징에 지사를 설립하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블랙야크>는 중국 진출 13년차로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유러피안 스타일로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밀레> 역시 1급 백화점에 매장을 오픈하며 선전중이다. 최근 ‘네스핏’으로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트렉스타>는 대다수의 제품을 중국에서 디자인하는 등 현지화 작업에 돌입했고, <코오롱스포츠>는 세련된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력을 앞세워 중국 내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중이다.

중국의 아웃도어 유통 시장은 크게 백화점과 멀티숍, 로드숍으로 나뉜다. <노스페이스> <컬럼비아> <잭울프스킨> <노스랜드> <밀레> <오자크> <토레드>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등 상위권 브랜드들이 백화점에 입점해 있으며, 수입상을 통해 들여오는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들은 멀티숍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중국의 아웃도어 유통이 한국과 다른 점은 로드숍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의 아웃도어 매장이 로드숍 중심인데 반해 중국은 백화점과 쇼핑몰, 멀티숍 중심이다.


무한한 잠재력의 중국 아웃도어 시장 꿈틀
한국과 같은 듯하지만 다른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문화도 국민성도 취향도 라이프스타일도 다르다. 때문에 한국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 어려움이 많았다. 브랜드 히스토리를 중시하는 중국인들에게 역사가 깊지 않은 한국의 브랜드는 유럽이나 미국의 브랜드보다 매력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블랙야크> 이후 많은 한국 브랜드들이 중국에 꾸준히 진출하면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중국인들의 생각도 달라졌다. 뛰어난 기술력과 제품력으로 무장한 한국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객관적으로 평가해도 한국의 브랜드들이 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에 절대 뒤지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완성도가 높은 한국의 제품들이 아직까지는 투박한 중국 로컬 브랜드 제품보다 앞서있는 것이 사실이죠.”

고어차이나의 김성렬 이사는 중국의 아웃도어 관계자들이 한국의 제품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수많은 브랜드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기술력과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인적자원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성공의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중국 아웃도어 시장의 특징

1. 젊은층을 중심으로 아웃도어 소비층 형성
2. 라이프스타일 접목한 캐주얼 라인 유행
3. 동북 지역 중심으로 아웃도어 발달
4. 해외 브랜드는 중고가, 로컬 브랜드는 중저가 시장 형성
5. 소비층이 아직 기능성·소재 등에 대한 전문 지식 부족
6. 베이징 올림픽 이후 아웃도어 시장 성장 활발
7. 로드숍 취약, 백화점과 멀티숍·쇼핑몰 유통 중심
베이징 올림픽 이후 더욱 가속을 내고 있는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약속의 땅’임에 분명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를 거듭하며 세계의 자본을 끌어 모으고 있는 중국. 무한의 잠재력을 품고 있는 이 땅에 아웃도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빨을 숨기고 있는 중국 아웃도어의 행보에 전 세계 브랜드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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