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움직임에 지역상권 휘청
유통공룡 움직임에 지역상권 휘청
  • 김정화 기자 | 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6.02.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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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아웃렛 몸집 불리기 나서…인근 아웃렛과 중복 매장 오픈 논란

수도권 곳곳에 대형 복합 쇼핑몰이 잇따라 개점 및 확장하면서 지역상권이 위협받고 있다. 동네슈퍼와 전통시장에 이어 아웃렛까지 대기업이 장악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 여주375st 아울렛은 국내외 아웃도어·캠핑 매장이 대거 입점해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유통기업인 신세계사이먼과 롯데쇼핑이 여주와 이천에 초대형 프리미엄 아웃렛 매장을 열고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신세계사이먼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신규 출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경기도 시흥과 의정부에 수도권 3, 4호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7년 6월 개점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총면적 26만4400㎡인 기존 아웃렛을 46만3413㎡로 1.8배 늘려 250여개 브랜드를 갖춘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 이와 관련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 신세계사이먼의 대규모 확장 계획에 여주지역 상인들의 상권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여주375st 아울렛 상인회는 신세계사이먼 확장에 항의하면서 최근 여주시 중재로 상생발전 간담회를 가졌다. 여주상인회는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증설공사가 마무리되고 국내 브랜드가 입점할 경우 지역 상인들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375st 입점 매장과의 중복 입점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인근 이천에 롯데 아울렛까지 문을 열면서 여주 전통시장 상인들은 더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여 종업원 감원, 공실점포 증가, 경매 진행 등 부도 직전에 놓여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신세계사이먼 측은 “증설공사가 완료되면 고객이 연간 500만 명에서 800만 명으로 늘어나 375st 등 전통시장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장을 고수했다. 이를 규탄하고자 여주상인회는 8월 23일 대규모 항의집회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조적인 분위기의 여주375st와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서광일 상인회장은 “이미 일부 브랜드는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번 집회에서 상인은 물론 직원들까지 동참해 우리의 입장을 강력하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양사가 상생할 수 있는 좋은 타협점을 찾고 포용과 수용의 넓은 마음을 갖고 다양한 각도로 협의할 수 있도록 자주 만나기를 당부한다”며, “시에서도 더욱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과 여주375st 아울렛은 영동고속도로 여주 톨게이트와 가까워 여행객들이 오가며 들르는 명소로 유명세를 떨었다. 또한 프리미엄 아울렛은 해외 명품 브랜드, 여주375st 아울렛은 해외 라이선스 및 국내 브랜드가 입점해 서로 다른 콘셉트로 소비자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 같은 시너지 효과로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 상인의 ‘상생 모델’로 주목 받기도 했다. 두 아웃렛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만큼 인접해있다.

▲ 신세계사이먼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아웃렛을 표방하며 공사 중에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 현재 프리미엄 아울렛 내에는 아웃도어 브랜드로 콜맨과 컬럼비아, 마운틴하드웨어만 입점해 있는 것과 달리 375st 아울렛에는 라푸마, 블랙야크, 노스페이스, 코베아, 네파 등 유명 아웃도어·캠핑 브랜드 매장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하지만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증설공사가 끝나고 어떤 브랜드의 매장이 들어설지는 아직까지 확인할 바가 없다. 신세계사이먼 측은 “입점업체는 준공 1~2개월 이전에 발표되는 것으로 지금은 협의 중에 있고 여주 신세계사이먼에서는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혀 지역 상인들의 불안함을 해소시켜줄만한 답변은 내놓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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