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돈씨,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
고상돈씨,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4.09.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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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전인 1977년 9월 15일 오후 12시 50분(현지 시각), 산악인 고상돈씨가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50m) 정상에 올랐다. 15일 동이 트기 전인 새벽 4시쯤 셰르파 펨바 노르부와 함께 캠프5(8500m)를 출발한 고씨는 8시간 50분 만에 에베레스트 정상에 태극기를 꽂았다.

이로써 세계 8번째 나라이자 아시아에서는 일본·중국·인도에 이어 4번째 나라가 되었다. 원정대로는 세계 14번째 기록이었다. 1962년 8월 15일 경희대산악부의 다울라기리2봉 정찰 등반에서 출발한 한국의 에베레스트 도전은 숱한 산악인들의 희생을 밑거름 삼아 15년 만에 세계 최고봉 등정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원정대장은 김영도, 등반대장은 장문삼씨였다.

당시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77 에베레스트 원정대는 몇 가지 기록을 세웠다. 베이스캠프에서 정상 등정까지 걸린 시간이 에베레스트 등반 역사상 가장 짧은 36일과 가장 적은 캠프(5개) 설치였다. 이밖에 폭설과 혹한이 몰아쳐 등반 조건이 어려운 포스트 몬순 기간(가을시즌)에 정상 등정에 성공한 세계 4번째 국가가 되었다. 고씨가 정상에 무려 1시간동안 머무른 시간도 화제가 되었다.

원정대는 개선장군처럼 귀국 퍼레이드를 하며 전 국민의 영웅이 되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원정대를 청와대로 초청해 18명 대원 모두에게 체육훈장을 수여했다. 대한산악연맹은 9월 15일을 ‘산악인의 날’로 정하고 매년 대한민국 산악대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한편, 고상돈씨는 2년 뒤인 1979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 원정에 나섰다. 그는 5월 29일 오후 7시 15분(현지 시각) 매킨리 정상에 오른 뒤 하산 도중 빙벽을 내려오다가 추락해 31살이라는 짧은 생을 산에서 마쳤다. 고상돈씨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산악인들에게 ‘젊은 영웅’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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