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는 쭉 뻗고, 발가락 끝은 홀드 위에
다리는 쭉 뻗고, 발가락 끝은 홀드 위에
  • 김정화 기자 | 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4.08.2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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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 | 아웃사이드 스텝만 익히면 기초 교육은 끝

이번 시간은 아웃사이드 스텝을 배울 순서다. 유석재 씨의 설명에 따르면 이 스텝만 익숙해지면 기초교육은 끝이란다. 간신히 인사이드 스텝을 익혔더니 또 다른 관문이 나타났다. 이번 달도 쉽지 않았다. 홀드 앞에 서는 감정이 점점 복잡 미묘해지기 시작했다. -편집자 주

▲ 스포츠 클라이밍 두 번째 시간. 아웃사이드 스텝을 배웠다.

발가락을 정확히 홀드 위에 올려라

강습에 앞서 기자와 윤민희 씨는 각자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아이구야’ 소리가 절로 났던 지난 시간과 달리 설레는 마음으로 몸을 풀었다. 그리고 홀드를 오르락내리락 했다. 곧 유석재 씨가 등장했다. “몸은 다 풀었죠? 오늘은 아웃사이드 스텝을 배울 겁니다. 이 스텝만 익숙해지면 기초 과정은 끝이라 봐도 됩니다.” 새로운 스텝을 배운다니. 기대 반, 걱정 반 긴장 되는 순간이다.

아웃사이드 스텝은 인사이드 스텝과 달리 발 바깥쪽도 활용한다. 직벽이나 오버행과 같은 경사도가 심한 곳에서 팔 다리를 교차하며 움직이기 위해 이 동작을 사용한다. 인사이드 스텝이 벽을 마주보고 있는 자세라면 아웃사이드 스텝은 옆으로 기대어 서있는 모습이다. 경사가 심한 곳에서는 측면으로 서있는 자세가 훨씬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 측면으로 서서 무게중심을 옮겨가며 이동하는 것이 포인트다.
▲ 시범을 보이는 유석재 씨와 따라해 보는 윤민희 씨.

‘무게 중심’을 옮겨가며 몸을 돌리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 회전하기 위해서는 진행방향으로 먼저 내딛는 발이 중요하다. 홀드 위에 발볼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발가락을 올려야 정확하게 회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발가락으로 딛고 발 전체를 세운 뒤 몸을 돌려야만 다양한 각도와 자세를 취할 수 있다.

“먼저 홀드 위에 올라섭니다. 그 다음은 진행 방향으로 손이 먼저 나가고 발이 나갑니다. 오른쪽으로 가볼게요. 오른손으로 먼저 홀드를 잡고 왼발이 나갑니다. 그 다음은 왼손과 오른발이 나가죠.” 유석재 씨의 설명이 이어졌다. 왼쪽으로 진행할 때는 왼손과 오른발, 오른팔과 왼발이 움직이는 셈. 가볍게 이동하는 유석재 씨를 보면 쉽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막상 벽 앞에만 서면 마음처럼 쉽게 움직여지지 않는다.

▲ 순서가 꼬이면 떨어지게 된다. 집중력이 절로 향상될 수밖에 없다.

자꾸만 꼬이는 스텝
아웃사이드 스텝은 ‘교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동작으로 연결할 때, 상체는 펴고, 뒷발은 무릎을 굽히고 엉덩이는 축 늘어트려야 한다. 몸은 최대한 벽에 붙인다. 이 때 포인트는 먼저 나가있는 앞 다리는 쭉 펴고 발가락으로 홀드를 딛은 상태에서 벽을 밀어내는 느낌으로 몸을 돌리는 것이다. 팔심으로 몸을 옮기는 게 아니라 뒷발로 몸을 밀어내면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 발과 팔이 수직으로 일직선상에 있어야 수월하다.

그렇다면 몇 개 앞에 있는 홀드를 디뎌야할까. “2, 3개가 좋아요. 자세가 익숙해진 상태도 아니고 너무 멀리 있는 것을 디디면 균형 잡기도 힘들죠. 계속 해봐야 알아요. 꼬여봐야 무엇이 안 되는지 몸으로 알게 되거든요.” 유석재 씨는 어서 홀드 위로 올라가라고 손짓했다.

역시나 어려운 자세는 엉덩이를 내려트리고 뒷발 무릎을 굽히는 것. 무게중심을 옮기려고 할 때마다 벽에서 떨어졌다. 부드럽게 동작이 이어지지 않자 또 팔심에 의존하게 된다. 곧 펌핑이 온다.

▲ 홀드는 발볼이나 측면으로 딛는 것이 아니라 발가락이 닿아야 한다.

윤민희 씨도 꽤 힘든 기색을 보였다.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기분이에요. 익숙하지 않으니까 오른손이 먼저인지 왼손이 먼저인지 헷갈리네요. 동작 하나하나가 신경 쓰이고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않네요.” 땀을 좀 닦더니 다시 홀드 위에 올라선다.

클라이밍 센터의 홀드는 난이도에 따라 벽의 기울기가 다르다. 아직 직벽에 머무르는 수준인데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조금 걱정됐다. 유석재 씨의 독려가 이어졌다.“운동신경이 좋은 사람들은 2, 3개월만 강습 받고도 쭉쭉 나가요. 무엇보다도 꾸준히 연습하는 게 중요하죠. 그래도 초보자 기준에서는 잘하고 있어요.”
다음 수업에는 무엇을 하는지 물었다. “일단 기본 동작부터 익숙해지면 얘기해 줄게요. 앞으로 갈길 많이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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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웃사이드 스텝은 팔과 다리를 교차하는 동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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