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같은 매력을 가진 원시 열대바다
블랙홀 같은 매력을 가진 원시 열대바다
  • 아웃도어뉴스
  • 승인 2014.08.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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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 다이빙 | 파푸아뉴기니 킴베 베이 다이빙

파푸아뉴기니(PNG) 관광청의 초대로 경험하게 된 킴베 베이 다이빙은 파푸아뉴기니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열대우림과 함께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열대 산호초 생태계를 보며 아직도 건강하게 살아있는 원시의 열대 바다가 어떤 곳인지를 생생하게 느꼈다. 파푸아뉴기니에는 말 그대로 아직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untouched), 숨겨진(hidden) 자연을 가진 건강하고(healthy), 다양한(diverse) 해양생태계가 있었다. 한반도의 2배나 되는 넓은 영토 곳곳의 아름다운 바다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한두 번의 방문으로 부족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도 다이빙의 새로운 블랙홀에 빠지게 될 것 같은 느낌이다.

▲ 갑오징어와 다이버.

산호초 최후 보루가 될 킴베 베이

파푸아뉴기니는 넓고 다양한 지역이기에 어느 한 곳이 파푸아뉴기니를 대표하지 못한다. 킴베 베이는 뉴기니 섬의 동쪽에 있는 뉴브리테인(New Britain) 섬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서쪽으로는 비스마르크 해(Bismarck Sea)를 바라보는 길쭉한 윌아우메즈(Willaumez) 반도와 동쪽으로는 토코로(Tokoro) 갑으로 막혀있다.

연안을 따라 200m의 대륙붕이 평행으로 달리고 있지만 5km도 가기 전에 수심 500m에서 1000m까지 급격하게 깊어지며, 만의 북쪽은 수심 2000m가 넘는다. 이런 깊은 해저 지형에 솟아있는 드라마틱한 해산과 산호초는 킴베 베이에 서식하는 해양 생물에게 다른 곳과는 다른 독립된 생태계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비스마르크 해의 풍부한 영양염이 킴베 베이의 다양한 해양 생물의 생육에 영향을 미치며, 범고래와 돌고래 같은 포유류와 외해성 어류가 방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 산호 속에서 먹이를 찾는 바다거북

▲ 머리 위로 지나가는 그레이리프상어

킴베 베이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발견되는 산호 종류의 60% 이상과 860종의 산호초 어류가 서식하고 있다. 오염과 인류의 활동, 지구 온난화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산호의 대량 고사가 진행되는 시기이기에 킴베 베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해양학자들은 킴베 베이가 산호초 생존의 최후 보루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와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에서도 킴베 베이의 이런 가치를 알고 파푸아뉴기니의 환경보호단체들과 협력하여 꾸준한 조사와 취재를 하고 있다. 킴베 베이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연결하는 코랄 트라이앵글(Coral Triangle)의 남동쪽 축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투어에서 MV 페브리나를 이용하기는 했지만 킴베 베이 내에서만 다이빙을 했다. 그래서 시스템 상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다이빙 자체에서는 왈린디 리조트를 이용하는 것과 차별성이 없었다. MV 페브리나를 이용한 다이빙을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10박 일정의 위투 섬 여정을 가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킴베 베이 다이빙 포인트 위주로 소개한다.

▲ 불가사리를 먹이로 하는 할리퀸 쉬림프 한쌍

DIVING POINT.


Vanessa’s Reef 바네사스 리프

MV 페브리나에서 체크 다이빙으로 입수했던 곳으로 수심 20m 무어링 포인트 북쪽의 20~30m 능선을 따라 다이빙을 진행했다. 바람과 파도로 인해 시야가 좋지 않아 지형 전체를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오렌지색 해면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흔한 연산호 그리고 회초리 산호 군락, 큰부채산호 등이 있었다. 시야만 좀 좋았다면 멋진 광각사진들을 만들 수 있을만한 곳이었다.

Josie’s Reef 조지스 리프

MV 페브리나의 다이빙 매너저인 조지가 발견하여 이름을 붙인 곳이라고 했는데 우리와 함께 한 다이버는 이번이 두 번째라고 한다. 수심 3.5m와 10m의 봉우리가 수심 24m의 모래 계곡을 끼고 연결되어 있다. 계곡에는 매우 다양한 종류의 산호들이 서식하고 있었는데 때 묻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열대 산호초를 보는 느낌이었다. 광각사진과 마크로사진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에 힘들 정도로 다양한 피사체로 가득했다. 파도가 있어서 시야는 좋지 않았지만 다이빙하면서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Inglis Shoal 잉글리스 숄

수중의 봉우리 수심이 12m이고, 길쭉하게 앞뒤로 수심 25~30m까지 슬로프가 형성되다가 양쪽은 깊은 월로 떨어진다. 리버보드에서 수심 12m의 무어링 라인에 하강 줄을 연결하면 다이빙을 시작한다. 작은 생선박스를 이용해서 상어 피딩을 하는데 그레이 리프 샤크(Gray Reef Shark), 화이트팁 샤크(Whitetip Shark) 등이 다이버를 신경 쓰지 않고 맴돌고 있는 곳이었다. 상어들이 떼로 달려들지 않아서 오히려 부담 없이 구경하고 촬영할 수 있는 곳이다.

Joelle’s Reef 조엘스 리프

이번 트립 중 경험했던 킴베 베이의 가장 바깥쪽 포인트로 날씨가 좋지 않았음에도 시야는 매우 좋았다. 리프의 형태는 잉글리스 쇼올과 비슷했다. 수심 17m 봉우리에 무어링을 하고 양쪽으로 길쭉하게 수심 30m까지 슬로프가 뻗어있다. 그 외에는 깊은 월로 형성되어 있었다. 바라쿠다와 잭피쉬 그리고 다이버들에게 매우 익숙한 바다거북을 볼 수 있었다. 리프 곳곳에서 현란하게 채색을 변화시키는 갑오징어도 만났다.

Restorf Island 레스톨프 아일랜드

MV 페브리나의 숙영지로 무어링 포인트 근처로는 수심 5m의 모래지역이 형성돼 있어 야간 다이빙을 진행하기에 원활했다. 바깥으로 나가면 리프가 형성되어 오후 다이빙을 진행하기에도 좋았다. 이곳 리프에는 코끼리귀 해면(Elephant ear sponge), 항아리 해면과 다양한 종류의 고르고니언 산호, 연산호, 블랙 코랄 등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야간 다이빙에서 할리퀸 쉬림프(Harlequin shrimp) 한쌍을 만났고 모래지역에서는 노란고비와 장님새우(Yellow goby & blind shrimp)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마크로 촬영을 좋아하는 다이버가 야간 다이빙을 꼭 해야 할 곳이었다.

Susan’s Reef 수잔스 리프

거대한 얕은 리프 옆에 붙어 있는 작은 수중 암초가 수심 25m의 모래골 옆으로 이어져 있다. 수심 23m의 부채 산호에 피그미 해마가 있으며 회초리산호 숲을 이루고 군데군데 대형 부채산호들이 있었다. 외해 쪽이라 시야는 매우 맑았고 수심 2~5m의 얕은 수심에는 멋진 경산호들이 정원을 이루고 있다. 수심 10m 내외의 봉우리에 암초들이 일렬로 이어져 있어서 여러 번의 다이빙을 진행하기에도 지루하지 않은 곳이다.

Kirtsy Jayne’s Reef 커시 제인스 리프

수심 10m 내외의 암초들 사이에서 외해로 연결되는 수심 25m의 좁은 계곡이 있는 곳이다. 수심이 깊은 계곡에는 부채산호가 있고, 능선을 따라서는 붉은 회초리 산호들이 가로수처럼 2열로 줄지어 자라고 있다. 얕은 수심대에는 건강한 경산호가 군락을 이룬 것을 볼 수 있고 군데군데 화려한 색상의 연산호와 아네모네피시도 볼 수 있다.

Joy’s Reef 조이스 리프

수면 근처의 경산호 리프가 북서쪽으로 수심 25m까지 모래 슬로프로 흘러내리며 채널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다. 모래지역에서 고비 등 마크로 촬영감을 찾기에 좋고 곳곳에 부채산호와 항아리해면 등이 붙어 있는 산호 패치가 있어서 광각촬영에도 좋다. 채널 양쪽으로는 수직의 절벽이다. 갯민숭달팽이를 비롯해 작은 생물들을 찾는 다이버들에게는 매우 좋은 곳이다.

Christine’s Reef 크리스틴스 리프

큰 리프와 2개의 작은 리프가 말잔등처럼 형성되어 있다. 얕은 수심으로는 사슴뿔산호들이 군락을 이루고 말잔등 아래쪽으로는 대형 부채산호, 붉은색 회초리산호, 항아리해면 등이 군락을 이룬 곳에 바다나리가 이들을 장식하고 있다. 광각사진을 촬영하기에 좋은 곳으로 바닥에서 크로커다일 피시를 만나기도 했다.

South Ema Reef 사우스 에마 리프

에마 리프의 남쪽 끝으로 수심 25m의 수중 능선을 통해 꼭대기 수심이 10m 정도 되는 보미(Bommie, 주변 리프보다 높은 봉우리)와 연결된다. 보미와 수중 능선이 만나는 곳 수심 34m 정도에 작은 동굴(Swim through)이 있으며 그곳 바닥의 굵은 산호모래에 고비가 살고 있다. 보미 봉우리 쪽으로는 바라쿠다와 잭피시가 있으며 그레이리프 상어들도 배회한다. 조류가 강할 때 액티브한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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