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자연을 추구하는 한 아웃도어는 성장한다
인간이 자연을 추구하는 한 아웃도어는 성장한다
  • 글 사진 서승범 기자
  • 승인 2014.08.0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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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독일 아웃도어 트레이드 쇼 ⑦스케치

7월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 동안 독일 남부의 작은 도시 프리드리히샤펜에서 아웃도어 쇼가 열렸다. 2015년 아웃도어의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쇼에는 세계 39개국에서 925개 업체, 1,000개가 넘는 브랜드가 참가했다. 아웃도어 패션의 색상은 여전히 화려했고, 기술은 더욱 새로워졌으며 아웃도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7월도 변함없이 프리드리히샤펜은 아웃도어 쇼로 들썩거렸다. 1,000개가 넘는 아웃도어 브랜드가 커다란 전시관 7곳을 채우고도 모자라 야외 전시관까지 가득 채웠다. 2만 명이 넘는 인원이 아웃도어 쇼를 보고 갔다. 아웃도어 쇼의 정식 이름은 ‘유러피언 아웃도어 트레이드 페어’다. 아웃도어 아이템들을 거래하기 위한 전시회, 말하자면 각 브랜드 관계자들과 세계 여러 나라들의 브랜드 디스트리뷰터들이 모여 아웃도어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내년에 나올 아이템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장이다.

알피니즘이 탄생한 곳이자 지금도 아웃도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유럽의 트렌드는 세계 아웃도어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력을 단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건 아웃도어 패션쇼와 인더스트리 어워드를 통해서다. 패션쇼는 패션의 트렌드를, 어워드는 기술적 영향력을 알 수 있다.

일상에 자리 잡은 아웃도어룩

지난해 아웃도어 쇼를 취재하고 기사를 쓰면서 ‘일상으로 들어온 아웃도어’라고 표현했다. 아웃도어 의류는 이제 극지탐험가나 고산등반가의 장비일뿐 아니라 근교의 산이나 캠핑장 심지어 도심에서도 입을 수 있고 입고 싶은 패션으로 자리바꿈했다고 보았다. ‘저 먼 곳’의 아웃도어가 ‘지금 여기’의 아웃도어로 달라졌다고 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아웃도어 의류의 무게와 색상은 여전히 가볍고 화려했으며 디자인은 지난해보다 더욱 캐주얼해졌다.

▲ Ⓒ FRIEDRICHSHAFEN

의류뿐 아니다. 등산화는 전통적으로 장비에 속하지만 패션 아이템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유러피언 아웃도어 그룹(EOG)에서 내놓은 통계를 보면 아웃도어 시장에서 가장 성장세가 높은 건 신발이었다. 성장 평균치는 2.8%인데 반해 신발류는 4.6% 성장했다. 라스포르티바와 스카르파, 잠발란 등 유명 등산화 브랜드들은 더 이상 고산 등반용 등산화와 빙벽화만 만들지 않는다. 일반 중등산화와 경등산화는 물론 트레일 러닝화, 스피드 하이킹화 등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일상에 견고하게 자리잡은 아웃도어룩. 이는 단순히 예쁘고 편안하기 때문에 일상복으로 활용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아웃도어를 즐기고 좋아한다는 뜻이다. 유러피언 아웃도어 그룹 롤프 슈미드(Rolf Schmid) 의장은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은 아웃도어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님을 뜻한다”면서 “이는 자연을 좋아하고 즐기면서 활동적이고 건강한 삶의 방식을 찾고자 하는 욕구가 만들어낸 메가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 Ⓒ FRIEDRICHSHAFEN

끝을 모르는 장비의 진화

장비의 진화는 곧 경량화다. ‘높이 오르려면 가볍게 꾸려라’는 오랜 격언처럼 대다수의 장비 브랜드들은 기능을 유지하면서 무게를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웃도어 인더스트리 어워드를 받은 장비들을 둘러보면서 눈으로 보았을 때 짐작한 무게와 실제로 들었을 때 느껴지는 무게와는 제법 차이가 있었다.

도이터의 에어 컨택트 라이트 시리즈는 무게가 1,450g(35ℓ)부터 시작해 50ℓ 배낭 역시 1,580g 정도다. 침낭과 매트리스 역시 마찬가지. 엑스패드의 신매트 하이퍼라이트는 180cm 길이에 무게가 겨우 330g이다. 하그로프스의 침낭은 -13℃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데 압축하면 어떤 배낭에도 들어갈 정도로 부피가 줄어든다.

새로 등장한 장비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내년에는 어떤 제품이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다. 현재 장비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더 발전된 장비가 가능할까’ 의심하고 매년 눈으로 더욱 진화된 장비들을 봐온 경험에서 비롯된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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