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길 가보지 않고 어찌 늙었다 할 수 있나”
“여길 가보지 않고 어찌 늙었다 할 수 있나”
  • 박성용 기자
  • 승인 2014.07.29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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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이 여기 있소, 중국 호남성 장가계②|천자산 원가계

중국 호남성의 성도 장사에서 서북 방향으로 308km 떨어진 장가계(張家界).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가 있는 천문산과 영화 <아바타> 촬영 장소인 원가계(元家界)로 유명한 지역이다. 기암괴석 등 자연경관이 수려한 장가계는 1982년 중국 최초의 국가삼림공원으로 지정된 뒤 1992년 주변의 삭계욕, 무릉원, 천자산 풍경구와 함께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중국에서는 장가계를 무릉원으로 부른다. 중국인들도 여러 번 와서 둘러볼 만큼 넓고 볼 것들이 많다. 1994년에는 시로 승격되었다. 1992년부터 관광지로 개발해 2002년 일반인에게 개방한 장가계에는 한국관광객만 일년에 약 30만명이 다녀간다. 장가계 현지 취재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주

▲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천자산 원가계의 봉우리들. 사진 박성용 기자

영화 <아바타>의 무대, 원가계 봉우리들

천문산이 웅장하다면 천자산은 수려하다. 천문산 명물이 케이블카라면 천자산은 백룡엘리베이터이다. 수직 절벽에 높이 335m로 설치된 이 엘리베이터는 지하에서 출발해 순식간에 지상으로 올라와 천자산 풍경을 시야 가득 채워준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원주형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비경이 시작된다. 산비탈을 깎아 만든 이 길이 원가계 트레킹 코스다.

▲ 원가계 전망대에 몰려든 관광객들.

▲ 영화 <아바타>에 가장 많이 등장한 봉우리.
까마득한 협곡에서 500m 이상 솟은 석봉들을 보면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붉은 돌기둥마다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거대한 분재처럼 보인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푸른 숲에 가려 끝이 보이지 않아 어질어질하지만 환상 같은 풍경에 눈길은 자꾸 아래로 향한다. 이 일대가 영화 <아바타>에 나오면서 더 유명해졌다.

좁은 길에는 관광객들이 몰려 줄을 서서 가야 할 정도다. 중간 중간에 전망대와 휴게소가 나오면 장사꾼들의 호객 소리와 관광객들이 떠드는 소리가 뒤섞여 혼잡을 이룬다. 가끔 인파를 헤치며 손님을 태운 가마까지 다녀 혼을 빼놓기도 한다. 특히 촬영 포인트에선 오가는 관광객들이 뒤엉켜 20분씩 줄을 서기도 한다.

장가계는 예전엔 못 사는 작은 산골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인구 158만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70%의 주민들이 관광업에 종사한다. 가이드 권해성씨는 “장가계는 산이 높고 험해서 산적들이 많았으며 해방도 중국에서 가장 늦은 1953년에야 됐다”며 “마지막 산적이 60년대에 잡혔다”고 한다.

원가계 트레킹을 마치면 케이블카를 타고 천자산을 내려간다. 길이 2km에 달하는 천자산 케이블카는 천문산 케이블카 못지않게 스릴이 넘친다. 케이블카를 타자마자 수직 하강하듯 계곡으로 뚝 떨어지는 고도감이 상당하다. 두 봉우리 사이로 지나가는 케이블카는 천자산의 기암괴석들과 봉우리들을 공중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내려가는 중간에 케이블카가 작동을 멈춰 가장 높은 지점에서 10여 분 정도 오가도 못하는 공포 체험을 하기도 했다.

▲ 두 봉우리 사이로 지나가는 천자산 케이블카.

▲ 10리길 동안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진다는 ‘십리화랑’ 입구의 풍경.

▲ 170억원짜리 보험에 가입된 가장 긴 종유석.
170억원 보험에 가입된 황룡동굴의 종유석

삭계욕 풍경구에 있는 황룡동굴은 장가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총 길이 15km에 이르는 이 동굴은 1983년 군사훈련 도중 우연히 발견된 석회암 동굴이다. 동굴이 있는 황룡동의 산들은 내부가 속이 빈 동굴이라고 한다.

권해성씨는 “이 동굴을 처음 답사할 때 허리에 끈을 달고 들어갔는데 이틀 만에 밖으로 나왔다”며 “처음 발견한 사람은 지금 동굴관리 책임자로 있다”고 한다.

일반인에게 개방된 동굴 길이는 3km로 기묘한 형상의 종유석들이 많다. 동굴 안에는 보트가 다닐 수 있는 큰 호수가 형성되어 있다. 선착장에는 수십 대의 보트들이 관광객들을 태우기 위해 도열해 있다.

동굴 안의 규모는 광장이 여럿 있을 만큼 크다. 메인 광장 주변의 종유석만 1,700개에 달하고, 이중 가장 긴 종유석은 19.6m이다. 이 높이로 자라는데 20만년이 걸렸다고 한다. 귀한 몸이다 보니 40년 기간의 170억원짜리 보험에도 가입됐다고 한다.

▲ 황룡동굴 안의 보트 선착장.

▲ 황룡동굴 메인 광장 주변의 종유석만 1,700개에 달한다.

▲ 산 중턱에 있는 보봉호수.

▲ 장사 시내 한복판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장사활동구지. 당시 주석이었던 김구 선생이 1937~38년 동안 머물렀던 곳이다. 개발로 사라질 뻔했던 이 주택은 장사인민정부가 2007년 7월 문물보호건물로 공포해 형태를 보존하게 되었다. 중국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건물이 여러 개 있는데 상해임시정부청사만 한국정부의 지원금을 받는다.

중국 장가계 여행 팁
1982년에 중국 최초의 국가삼림공원(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장가계는 1992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한국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특히 영화 <아바타> 무대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장가계, 원가계 지명은 장씨와 원씨 집성촌을 말한다. 장가계 면적은 우리나라의 경상북도와 비슷하다. 주민은 토가족이 주류를 이룬다. 고산분지 지형인 장가계는 일년 중 200일 이상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이 많다. 여름은 우리보다 덥고 습도도 높아 10~11월이 여행의 최적기다.

올 연말이나 내년쯤 장가계 공항 확장 공사가 끝나면 국제선 취항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 돈은 인기가 많아 상점이나 식당, 노점 등에도 원화를 받는다. 아웃도어투어(www.outdoortour.co.kr) 등 여행사마다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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