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에서|캠핑을 좋아하세요?
캠핑장에서|캠핑을 좋아하세요?
  • 서승범 기자
  • 승인 2014.07.25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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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글

저희 책에 실린 내용 대부분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의 특성상 댓글이 달리기 마련입니다. 댓글로만 캠핑을 배웠는지 수준 이하의 댓글도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일리 있는 지적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댓글은 ‘난 이제 캠핑 안 간다. 그게 캠핑장이냐? 난민촌이지’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다닥다닥 붙은 캠핑 사이트, 밤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고성방가, 형편없는 시설에 비싼 이용료. 휴식이며 힐링은 대체 어디 가야 있는 겁니까.

곧 독일 프리드리히샤펜에서 아웃도어 쇼가 열립니다. 지난해 처음 갔을 때 좀 놀랐습니다. 새로운 제품들이 많았거든요. 돌아와서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보이더군요. 그 브랜드가 들어왔나 싶어 보면 모양만 같습니다. 언젠가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외국의 연구개발팀들은 우리나라의 카피품에 대해 혀를 내두릅니다. 진품을 따라잡는 품질에 놀라는 게 아니라 영혼 없는 카피질에 질리는 표정을 짓습니다. 얼마 전에는 방송에서도 자주 보이는 브랜드에서 외국의 텐트를 카피했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유명한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그 제품이 노출이 되었고, 많은 이들은 ‘더 저렴하게 명품과 비슷한 제품을 살 수 있겠네’라며 제품을 삽니다. 물건을 만들어 파는 일과 문화를 만드는 일, 전자가 훨씬 쉽겠지요. 물건을 파는 건 간단명료한 일이기 때문에 결과도 정확합니다. 결과에 대한 반응과 앞으로의 대책도 따라서 나오기 마련이지요.

문화를 만드는 일은 기간도 오래 걸리고 수익을 내는 일도 아닌 데다, 이익이 난다고 해도 나뿐 아니라 업계 전체가 이익을 보기 때문에 굳이 나서서 하려는 업체가 아주 드뭅니다. 욕 좀 먹더라도 좋은 텐트 베껴서 100동 파는 게 낫지, 오랜 시간 연구 개발해서 텐트를 만들어도 경쟁 제품보다 좋다는 보장도 없고, 더 많이 팔린다는 확신도 없습니다. 이번에는 거꾸로 생각해볼까요? 물건을 사는 사람들 역시 연구와 개발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의 제품들은 잘 사지 않습니다. 비싸거든요. 연구와 개발에 들어간 비용을 회수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카피품은 값이 쌉니다. 개발비보다 복사비가 싸니까요.

지갑 속 돈을 꺼내야 하는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살까요? 마찬가지입니다. 물건을 사는 건 명확한 거래고 돈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오리지널의 가치를 인정하는 건 비슷한 가치에 더 많은 비용을 들이는 것 같아 아깝다고 생각하지요. 쓸데없이 비싸기만 하다고 욕하기도 합니다. 가격은 아니더라도 가치는 인정하는 것이 맞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정답은 아닐수도 있지만, 저는 캠핑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고 즐기는 캠퍼라면 자연의 아름다움과 캠핑의 즐거움을 위해 제품을 만들고 그런 제품을 알아보고 인정하겠지요. 캠핑 시장이 커졌다 하여 수익을 남기기 위해 시장에 뛰어든 경영인이라면 돈이 될 만한 아이템을 재빠르게 만들어 팔아치우는 게 맞습니다. 주부들이 욕하면서도 막장드라마를 자꾸만 보게 되는 이유와 같습니다. 길게 보면 캠핑장이 난민촌으로 전락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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