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은 사계절 스포츠입니다”
“서핑은 사계절 스포츠입니다”
  • 임효진 기자 | 사진제공 김울프
  • 승인 2014.07.2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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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EME EXPERT | 여성서퍼 김나은

최근에는 짧은 시간 안에 최대의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익스트림 스포츠가 트렌드다. 스트레스가 저절로 해소되면서 운동까지 되니 다이어트와 피곤한 일상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몸소 찾을 수밖에. 그 중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서핑이 최근엔 여성에게 더 사랑 받고 있다.

서핑은 서프보드의 부력을 이용해 밀려오는 파도를 잡아타고 그 위를 오르내리는 운동을 말한다. 흔들리는 파도 위에서 균형을 잡아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민첩성과 균형 감각을 요구한다. 하체가 중심이 되는 운동이라고 다리 근육만 길러진다고 생각하면 오해! 다리뿐만 아니라 어깨를 이용해 중심을 잡다보니 상체에도 자연스럽게 잔 근육이 길러진다. 또한 일어나기 전에 팔로 보드를 붙잡고 파도의 힘과 씨름하다보니 팔 근육이 강화되는 것은 당연지사. 매끈한 바디라인을 만들고 싶은가? 잔 근육으로 건강미를 갖춘 사람을 부러워만 했다면 이 여름 바다로 가보자. 파도가 나를 부른다.

서핑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남자친구가 서핑을 좋아했어요. 데이트 약속이 있는데도 자주 잊어버리고 서핑을 하러 갔죠. 저는 주로 남자친구 잡으러(!) 바다에 갔어요. 처음에는 서핑이 뭐기에 우리를 갈라놓는지 원망스러웠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서핑과의 인연이 시작됐죠.

한국에서 어떻게 서핑을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작은 파도에서 미끄러지는 재미는 타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죠. 환상을 깨고 일단 시도해 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서핑의 매력이 뭐기에?
스노보드는 리프트권만 있으면 언제든지 타러갈 수 있어요. 하지만 서핑은 파도가 와야지만 탈 수 있죠. 제가 타고 싶다고 언제든지 탈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렇다보니 더 열망이 강해지고 파도가 있는 날은 더욱 열정적으로 타는 거 같아요. 우리나라는 파도가 자주 들어오는 지형이 아니다보니 저를 비롯해 국내 서퍼들은 파도에 목말라 있어요. 그래서 한번 파도가 들어오면 미친 듯이 타죠. 새벽에 바다에 들어가서 해질녘에 나오곤 합니다.

서핑은 여름에만 주로 하나요?
4계절 내내 합니다. 온몸이 얼어붙는 12월이나 1월 한겨울에도 바다에 들어가요. 서핑은 계절 스포츠가 아니라 파도가 있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스포츠에요. 여름에는 주로 제주도와 부산에서 하고 겨울에는 부산 송정 해수욕장과 강원도 포항, 양양에서 많이 해요.

서핑하면서 언제가 가장 행복해요?
바다에 떠있는 거 자체가 좋아요. 파도를 기다리는 시간은 명상의 시간이기도 하고요. 현실 도피까지는 아니지만 현실에서 골치 아팠던 문제가 파도 위에서는 말끔히 사라져요. 해가 질 때는 특히 장관이에요. 수평선을 따라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나는 물속에 있고 머리 위로는 갈매기가 날아다녀요. 세상이 가장 아름답게 빛날 때죠. 그럴 때는 어쩐지 모든 것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초보를 위해 한마디 해준다면?
서핑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 중에 물을 무서워해 도전조차 하지 않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서퍼 중에서도 수영을 못하시는 분이 많답니다. 그래도 상관없어요. 보드에 매달려 있는 리쉬가 발목을 잡아주니 보드에 손을 짚고 올라오면 돼요. 그리고 영화로만 서핑을 보고 큰 파도를 탄다고 생각하시는데 초보자가 한국에서 타는 파도는 그런 무시무시한 파도가 아니기 때문에 어렵지 않아요. 그리고 또 하나, 리프 포인트라고 수면 밑이 바위로 돼 있는 구간이 있어요. 해운대 해수욕장에 많죠. 이런 곳은 파도가 아름답게 깨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선호하는 곳이에요. 하지만 초보가 타기에는 위험할 수 있으니 초보는 모래 바닥인 부산 송정해수욕장을 이용하는 게 좋아요.

서핑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주의할 점이 있나요?
서핑은 ‘로컬리즘’이 강해요. 내부적으로 지역을 관할하는 서퍼들이 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서핑을 하러 다른 지역을 가는 것을 관하로 들어간다고 표현해요. 물론 어느 바다에서나 서핑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관할하고 있는 서퍼 분께 미리 말씀드리고 인사하고 바다에 들어가야 해요. 우리나라는 심한 편은 아닌데 외국에 나가면 매우 엄격합니다. 무턱대고 들어갔다가는 ‘겟 아웃(나가)’이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죠.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에 초보 서버를 위해 부산 송정해수욕장에 샵을 열었어요. ‘서프홀릭’이라는 서핑 전문샵인데 서핑 강습도 진행하고, 보드와 슈트를 렌탈하고 있어요. 장비가 없으신 초보들은 온몸에 선크림 잘 바르고 수영복과 샌들만 챙겨서 오셔도 됩니다. 오셔서 서핑에 대해 궁금한 점도 묻고 커피 한잔 하고 가세요.

‘오늘은 나를 바다로 데려가줘’
김나은의 서핑 수업
보드의 겉은 단단한 강화유리로 돼 있고 속은 부력을 위해 나무나 폴리우레탄 폼으로 채워져 있다. 겉면이 손상되면 안으로 물이 스며들어 물 위에서 뜨고 움직이는데 지장을 받는다.

따라서 평상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서핑 산업이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최근 들어 일부 업체가 보드를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보드의 길이는 피트(1피트는 약 30cm)로 표시된다. 9피트 이상의 길이를 가진 보드를 롱보드, 그보다 짧은 것은 숏보드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숏보드와 롱보드의 장점을 결합한 펀보드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펀보드의 길이는 숏보드와 비슷한데, 롱보드처럼 부력도 좋고 테이크오프의 용이함과 라이딩 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짧은 만큼 숏보드의 민첩성까지 갖췄다.

로커

길이가 짧은 보드는 전체 형태가 평평하지 않고 휘어져 있다. 서퍼의 취향과 실력에 따라 휘어진 정도가 다르다.

이런 모양은 보드의 움직임을 민첩하게 도와준다. 휨이 없는 보드는 대체로 기술보다는 속도를 내는 데 적합하다.

노즈

보드의 앞부분. 일반적으로 숏보드는 날카롭고 롱보드는 둥그스름한 형태다. 이런 차이 때문에 숏보드는 빠르고 기술적인 서핑에 적합하고 롱보드는 테이크오프 때 수월하다.



레일

보드의 사이드라인. 서퍼의 실력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두께를 선택할 수 있다. 두꺼울수록 큰 부력을 받을 수 있고 스피드를 내기 쉬워서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테일
보드의 뒷부분. 끝을 마무리한 모양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테일의 면적이 넓을수록 파도의 도움을 받아 더 빠른 스피드를 즐길 수 있고 좁으면 서퍼의 움직임에 보드가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조종이 편하다.

리시

보드 본체와 서퍼의 발목을 연결하는 일종의 생명줄


보드 뒷부분에 부착하는 지느러미 모양의 조종장치. 편리한 라이딩을 추구하느냐 퍼포먼스를 추구하느냐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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