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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와 새가 숨 쉬는 나라
코끼리와 새가 숨 쉬는 나라
  • 글 사진·최광호 사진가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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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최광호의 KOMSTA 동행기 | ⑥ 캄보디아

▲ 캄보디아 소년과 창틀 사이에서 눈이 마주쳤다.

캄보디아. 나에게 있어서 캄보디아는 고향 같은 향수를 느끼게 하는 나라다. 처음 캄보디아를 찾은 이유가 학생들과 수학 여행길이었기에 더욱더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태국에서 국경을 지나 버스로 가는 길을 선택한 덕분에 기나긴 신작로를 덜컹대며 먼지를 맡으며 하루 종일 달렸다. 시골 고향집으로 향할 때 만나던 그리운 풍경에 그런 인상이 박혔나보다. 캄보디아도 세계 현대사에서 이념의 문제로 기나긴 시간 동안 민족분쟁을 경험한 나라로 ‘킬링필드’로 모진 마음고생을 했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앙코르와트라는 거대한 세계역사유산을 품은 나라이기도 하다. 현재는 불교가 왕성하다.  


▲ 길거리 위를 걷는 코끼리를 만나니 무척 반갑다.
이번 콤스타의 캄보디아 진료는 여한의사회에서 주체가 되었다. 시내 외곽에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교회와 병원이 함께 있는 곳에 도착해 진료장소로 이동한다. 언제나처럼 그러나 다른 설렘으로 아침을 기다린다.

캄보디아의 아침은 빠르다. 사람들이 일을 하기 전에 절에 가서 예불을 드리고 하루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늘 그렇듯이 새벽에 일어나 호텔을 나와 걷는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들의 체취를 따라 직감적으로 걸음을 옮기니 기나긴 메콩강 줄기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아침을 즐기고 있다.

신기하고 신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큰 스피커 소리에 맞추어 에어로빅을 춘다는 것이다. 강사의 움직임에 일사분란하게 율동을 맞추는걸 보면 매일 있는 일인 듯하다. 그것을 꼬마도 따라 하는데 그 어리광이 귀엽다. 큰 광장을 걷는 사람들도 대단히 많다. 가난하다고 해 힘들어 하는 줄만 알았는데, 사는 것은 어디나 똑같은 것 같다. 광장 국기 게양대에는 캄보디아와 수교한 나라들의 국기가 걸려있는데, 태극기 옆에 북한 국기가 나란히 나부끼고 있다. 괜히 짠하다.

▲ 아이들을 진료하면 의사도 순수해 지는가보다. 웃는 모습이 맑다.

섬세한 여의사들 체력은 국가대표
첫날 진료가, 시작이다. 준비하기도 전에 병원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오늘도 힘들겠구나, 생각이 든다. 해도 해도 끝없이 모여드는 사람들. 개회식 공식 행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진료를 시작한다. 첫 번째 환자들을 등록하는 곳이 바쁘다. 진료가 시작되어 돌아가는 움직임도 남자 한의사들과 다를 바 없다. 해도 해도 밀려드는 환자들을 진료하는 모습에 내 걱정은 기우였을 뿐임을 깨닫고 안도한다.
캄보디아에는 민간인들이 조직적으로 도와주는 단체들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극성스러움이 통하는 곳이기도 하다. 선교 활동을 하는 분들도 많아 서로 도와가며 활동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동남아 지역을 갈 때마다 왜 우리보다 잘 사는 일본 민간인 봉사단체는 없을까, 궁금증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크게 도와주고 티를 내면서 나라와 나라 간의 이익을 챙긴다고 했다. 병원을 지어 주거나 도로를 깔아주거나 또는 학교를 지어주거나 하면서 또 그곳에 들어가는 장비 등을 팔아 이익도 남긴다고 했다. 도로를 만드니 차가 필요하게 되고, 일본차를 싸게 팔 테니 일본차를 사라는 식으로 말이다. 티내고 싶어서, 이득을 남기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못내 아쉽다.

▲ 엄마가 진료를 받는 동안 어린 동생을 보는 아이.

욕심없는 그들의 삶에서 인생을 되돌아 봐
▲ 침을 맞는 것이 두려워 아예 눈을 가려버리는 소녀.
둘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갔던 그 광장에 갔다. 웬일일까 어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절에서 예불하고 소원을 빌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새들을 방생한다. 우리나라에서 물고기를 방생 하듯 하나 새로 하니 더 인상적이다.

방생 후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나누어 준다. 달라는 사람들에게 누구에게나 이유 없이 나누어 준다. 참으로 아름다워 보이는 장면이다. 그런데 그 가난한 사람들이 동냥한 돈을 다시 받아가는 사람이 있다. 구도자라고 불리는 그들은 긴 머리에 잠옷 느낌이 나는 옷을 입고 향수를 뿌리는데 누구든 그들에게 돈을 준다. 마치 세례 요한이 안수하듯이 노상에서 서로 그 사람에게 향수 세례를 받고 싶어 한다. 세상이 참으로 재미있구나, 느낀다. 향수 뿌리고 돈 달라 손까지 내민다.

그뿐인가 방생한 새들을 다시 잡는 아이들, 돈과 함께 음식물을 물고기에게도 나누어 방생한다. 그것을 강에 던지면 꼬마들이 다이빙해 그것을 건진다. 그래도 아이들이 하니까 귀엽다. 나이든 이가 구도자란 이유로 갈취하는 것보다는 아름답지 않은가. 천진난만함에서 오는 싱싱한 세상은 그래서 재미있다.
다음날 아침, 산책에 동참하겠다는 사람들과 호텔을 나섰다. 그런데 왜일까. 그제 어제보다 사람들이 없다. 왜 사람들이 없나 알아보니 여기 풍습에 그곳에서 유명한 사람이 죽으면 그 명복을 빌어 주기 위해 그렇게 방생도 하고 서로 나누면서 산단다. 참으로 좋은 풍습이다.

사람들이 사는 것은 어디나 다 비슷하다. 그런데 가난하고 못산다고 해 건방을 떨며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서로가 힘들면서도 도우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환경과 상황이야 어쩔 수 없다 치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저마다 제각각이다. ‘순수한 삶’이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코끼리가 길 위를 걸어 다니는 캄보디아에서 깊은 생각에 빠진다.

▲ 밝아오는 메콩강의 아침. 메콩강과 사람들을 비추는 아침 햇살이 아름답다. 얼마나 많은 아침을 맞았을까.

캄보디아는 어떤 나라?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 반도의 남서부에 있는 나라로 정식 명칭은 캄보디아왕국(The Kingdom of Cambodia)이다. 인도차이나 반도 남동부 캄보디아 평원을 차지하는 평원 국가로, 북동쪽으로 라오스, 동쪽과 남동쪽으로 베트남, 북쪽과 서쪽으로 타이에 접하며, 남서쪽으로 시암만에 면한다.

국명은 프랑스어(語)인 ‘Cambodge’를 영어로 음역(音譯)한 것으로, 고대의 깜부자(Kambuja; 앙코르) 왕국에서 유래했다. 1975년에 폴포트(Pol Pot)가 이끈 크메르루즈(Khmer Rouge) 정권 시절에 ‘킬링필드’라고 불리는 잔인하고 무자비한 반대파 학살이 이루어져 15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사진가 최광호
| 1956년 강릉 출생. 고교시절 우연히 시작한 사진에 빠져 거의 모든 시간을 사진과 함께 해 온 사진가. “사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나는 사진이다”로 답하는 여전히 뜨거운, 청춘. 우연한 기회에 스리랑카, 몽골, 티베트, 우즈베키스탄 등 수십 차례에 걸친 <콤스타> 의료봉사에 동행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숨 쉬며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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