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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은 눈높이를 낮춰 대지와 대화를 나누는 일
캠핑은 눈높이를 낮춰 대지와 대화를 나누는 일
  • 이철규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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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눈이 아닌 자연의 눈으로 하나가 되는 것

4월 봄이 찾아오면서 너도나도 캠프장을 찾아 봄나들이를 나서고 있다. 예전 한적하고 평화롭던 캠프장이 이젠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주말이면 야외에는 크고 작은 캠프타운들이 생성되고 있다. 이런 캠핑의 붐과 더불어 해가 갈수록 장비들은 발전하고 편의사항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은 캠프장이 아니라는 인식까지 들기 시작했으며 캠프장은 당연히 따뜻한 물과 더불어 전기는 필수가 되어 버렸다.

또한 편리함만을 추구하다보니 점점 더 문명과 전기의 혜택에 치중하게 되었다. 이런 우리의 캠핑 문화는 자연 속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내 속으로 끌어들이는 또 다른 형태의 야외 문화가 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토캠핑을 아웃도어의 베이스캠프라고들 한다. 이는 오토캠핑이 다른 아웃도어를 즐기는 중심축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집을 자신의 가장 중요한 공간으로 생각하는 데는 휴식의 공간이며 가족과 사랑을 나누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캠핑지의 텐트 안은 야외에서 다른 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는 전초기지며 또한 가족과 추억을 만들어 갈 휴식공간이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캠핑은 전자와 전기의 기계문명 속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하나가 되는 아웃도어다. 우리의 캠핑 문화가 자연 속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 자연을 끌어들이게 된 데는 과장과 보여주기 식의 문화가 만연했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자랑하듯이 자신의 텐트를 자랑하고, 넓은 평수를 지닌 것이 부의 상징이 되다보니 너도나도 넓고 큰 텐트를 구입하는 데 몰입하게 됐으며 한편으론 이것이 캠핑의 전부인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캠프장에서 또 다른 아웃도어를 즐기기보다는 남의 부러운 시선을 즐기기는 데 치중한 점도 무시할 순 없다. 이젠 거실형 텐트가 없으면 캠핑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캠핑은 큰 텐트를 지녔다고 해서 더 즐거운 것도 아니고 더 좋은 장비와 차가 있다고 해서 좋은 추억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캠핑은 자신이 자연과 하나가 되지 않고는 진정한 즐거움을 찾을 수 없으며 문명과 기계에 의존해서는 늘 자연 속의 이방인일 뿐이다. 진정한 즐거움은 나무와 숲, 대지의 생명을 느끼고 그 속에서 대자연이 아들로 돌아가 쉬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높이를 낮춰 자신이 대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그 속이 일부임을 인정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며 인간의 눈이 아닌 자연 눈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가족의 추억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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