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본에 넘어가는 이탈리아 패션브랜드
해외자본에 넘어가는 이탈리아 패션브랜드
  • 박성용 기자
  • 승인 2014.07.1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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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LVMH·Kering, 구찌·불가리·로로피아나 M&A…중국도 합세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들이 해외자본에 잠식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부터 14년간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M&A 중 절반 가까운 45%가 패션·럭셔리산업 분야에서 발생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밀라노무역관은 최근 자료를 통해 “이탈리아의 투자회사 또는 동종 분야의 자국 기업에 의한 인수합병이 주를 이뤘지만 금액이 큰 거래의 유명 브랜드 M&A는 대부분이 해외 투자가로, 이중 상위 17개에서 무려 200억 유로 규모의 M&A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 매년 1월과 6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남성패션 전문전시회 피티워모(Pitti Uomo).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의 인수 합병에 가장 앞장서는 기업은 세계 럭셔리 패션산업을 이끌어가는 프랑스의 두 거대기업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와 케링(Kering)이다. 지난 2004년 케링은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상징 중 하나인 구찌(Gucci)의 지분 84% 소유에 무려 60억 유로를 지불했다. LVMH는 2011년 최고급 보석 브랜드 불가리(Bulgari)와 캐시미어 브랜드 로로피아나(Loro Piana)를 각각 43억 유로와 20억 유로에 100% 인수 합병했다.

▲ 프랑스 패션기업 케링이 인수 합병한 구찌의 2014~15 F/W 여성 컬렉션.
한편 중국도 이탈리아 브랜드 구매에 나서고 있다. 중국 기업에 의해 인수됐거나 지분이 넘어간 주요 이탈리아 브랜드에는 고급 남성복인 카루소(Caruso·35%), 럭셔리 요트기업 페레티 요트(Ferretti Yacht·75%)·크리치아(Krizia·100%)가 있다. 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럭셔리 기업 중 하나인 페라가모(Ferragamo·8%)도 중국 자본에 넘어갔다.

지난 3년간 극심한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패션산업 수출은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밀라노무역관은 “이런 추세는 섬유와 가죽제품 분야에서 두드러지며, 특히 피티워모(Pitti Uomo)라는 남성패션 전문전시회를 앞세워 남성복 분야에서 이탈리아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패션산업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로 2012년 기준으로 기업 약 5만개, 종사자 423만명, 생산액 355억 유로에 달하는 거대 규모 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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