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K2’ 기업문화의 겉과 속
화려한 ‘K2’ 기업문화의 겉과 속
  • 특별취재팀
  • 승인 2014.07.0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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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라체 북벽서 추락사한 김형일·장지명 유족 릴레이 인터뷰①

지난 2011년 11월 11일 히말라야 촐라체((6440m) 북벽 등반 도중 추락사한 K2익스트림팀 소속 김형일 대장(당시 44세)과 장지명 대원(당시 32세). 이중 장 대원의 부모가 원정 프로젝트를 기획·후원한 케이투코리아(대표 정영훈)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올해 4월 25일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졌다. 장 대원의 부모는 현재 대법원에 상고를 낸 상태다. 양측은 현재 법무법인을 내세워 마지막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 2011년 11월 19일 치러진 K2익스트림팀 김형일 대장과 장지명 대원의 영결식.

영결식을 치른 지 3년 가까이 흘렀지만 유족이 법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아버지 장인동씨를 만나 그 사정을 들어봤다. 또 김형일 대장의 유족 대리인이었던 사촌형 김형선씨도 따로 만나 소송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들었다.

먼저 장인동씨는 “승소 패소를 떠나 기록의 전말을 남겨 때가 되면 이를 세상에 알려서 산악인이든 기업이든 죽음을 담보로 한 무모한 도전은 하지 말라는 취지”라며 “유족들에게 약속은 지키지 않고 사람이 다쳐도 그만 죽어도 그만이라는 식의 태도를 보여 온 케이투코리아와 정영훈 대표의 모습에 상심이 컸다”고 말했다.

▲ 김형일 대장(왼쪽)과 장지명 대원.

또 김형선씨는 “케이투코리아 정직원이었던 형일이는 회사 동의하에 산재보험을 처리했는데, 산재 신청이 끝나자마자 케이투코리아가 앞으로 법적인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류를 보내와 이를 거절했다”며 “형일이네는 자식 셋을 먼저 보낸 늙은 부모만 남아 산재연금으로 생활비를 댈 수밖에 없는 형편에다가, 지명이네와 같이 소송하면 ‘너희는 산재라도 받았으면 됐지, 받을 것 받고 또 저래’라는 시선과 죽은 자식을 놓고 싸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은 형일이네 부모 때문에 소송을 포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유족 대표는 사고 수습 처리 과정에서 약간의 입장 차이를 보였지만,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유족들을 한 번도 찾지 않은 정영훈 대표의 몰인정한 자세와 먼저 자리를 잡겠다고 해놓고 번번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회사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대해선 똑같이 깊은 상처를 받았다. 또 지금이라도 케이투코리아가 진정성 있는 태도로 자리를 마련하면 나갈 의향이 있다고도 했다.

▲ 촐라체 베이스캠프 출발 사진. 고인들의 마지막 사진이다.

6월 25일 경기도 분당과 서울 화양동에서 두 유족 대표를 만나 진행한 인터뷰를 프롤로그 기사 포함 3회에 걸쳐 정리한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아웃도어 대기업의 그릇된 후원 관행이 고쳐지고 사고 처리 과정에서 숨지거나 다친 산악인들에 대한 합당한 처우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이 문제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법정 공방에서 이겼다고 해서 도의적인 측면까지 승소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본지는 케이투코리아에게 이번 취재 관련 공문을 보내 유족들의 이런 입장에 대한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특별취재팀 윤태석·박성용·양계탁 기자]

※본지는 케이투코리아의 화려한 이면에 숨은 비정하고 몰인정한 기업문화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향후 케이투코리아의 광고는 게재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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